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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317146
    작성자 : 가면광대
    추천 : 20
    조회수 : 2651
    IP : 211.228.***.161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0/05 20:25:50
    원글작성시간 : 2016/10/03 22:34:46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17146 모바일
    [단편] 감어
    옵션
    • 창작글
    남자는 한달 전 부터 계속되는 환청에 미칠것만 같았다. <div><br></div> <div>그동안 몸에 그 어떠한 이상도 없이 건강했던 그가 이 말도안되는 환청을 듣게 된 것은</div> <div>지난 달 잠을 잘 때, 지나치게 섬뜩하면서도 선명한 꿈을 꾼 이후부터였다.</div> <div><br></div> <div>남자는 그 꿈이 어떤 꿈이었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 꿈이 상당한 공포감을</div> <div>자신에게 안겨줬다는 느낌만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남자는 평소에도 굉장히 깔끔한 성격이어서, 하루에 꼭 한번 이상은 샤워실에서 20분이상씩</div> <div>몸을 씻어야만 제대로 된 하루를 시작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div> <div><br></div> <div>그런 그에게 이 환청은 정말 고역 그 자체였다.</div> <div><br></div> <div>평소에는 아무 이상도 없지만, 이상하게 화장실만 들어가면 그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여성으로 여겨지는 목소리로 계속 들리는 이 알 수 없는 두 글자, </div> <div>남자는 욕실에서 몸을 씻을 때 마다 일분에도 몇 번씩 들려오는 이 <span style="font-size:9pt;">괴상한 소리때문에 미칠것만 같았다.</span></div> <div><br></div> <div>병원을 가보고 청력테스트도 했지만, 그 어떤 이상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div> <div>병원에선 단순 피로에 의한 신체의 과민반응이니,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 했지만,</div> <div>그 괴상한 소리는 그 후로도 두 달이 넘도록 그를 괴롭혔다.</div> <div><br></div> <div>혹시 집에 귀신이 들린게 아닐까 해서, 용한 퇴마사를 불러 집을 살펴보게 했지만,</div> <div>퇴마사 역시 무언가를 잡아내진 못했다.</div> <div><br></div> <div>남자는 '감어'라는 단어에 의미를 두었다.</div> <div>감어가 대체 무슨 의미일까, 사전을 찾아봐도 그런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그렇다면 이 뜻은 하나뿐이다.</div> <div>'감다'라는 단어를 나에게 명령조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div> <div>남자는 스스로도 그럴싸하다고 느꼈다.</div> <div><br></div> <div>감다에는 머리를 감거나 눈을 감는것등 여러가지 뜻이 있는데, 그 목소리가 화장실에서만</div> <div>들리는 것을 보니, 필시 이 행동을 하면 그 목소리가 사라질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div> <div><br></div> <div>그는 샤워를 할 때 항상 눈을 감고 샤워를 했고, 머리도 유난히 신경써서 감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이상한 소리는 전혀 사그라들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남자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이사를 하기에 이른다.</div> <div>그는 인근에 있는 저렴한 원룸을 계약해 급히 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새 집에 모습이 어느정도 완성됐을 때, 남자는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샤워실로 들어갔다.</div> <div><br></div> <div>그리고</div> <div><br></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또 다시 그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으아아아아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거야!! 원하는게 뭐냐고!!!!"</div> <div><br></div> <div><br></div> <div>남자는 그 이후로 급속도로 피폐해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다니던 일자리를 무단으로 결석하고, 매번 술을 마시며 집안에서 하루종일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div> <div>허공을 응시하거나 벌벌벌 떨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는 그렇게 반 즈음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도 씻는것만은 포기 할 수 없었다.</div> <div><br></div> <div>'사우나, 사우나를 가자'</div> <div><br></div> <div>남자는 사우나라면 이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div> <div>하지만 사우나를 가도 예외는 아니었다.</div> <div><br></div> <div>아니, 오히려 그 동굴같은 사우나의 환경에서 그 목소리는 더욱 더 증폭돼 그의 귀를 찢어발길듯이 울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아아아악!!!!!!!!!!!!!!!!"</div> <div><br></div> <div>샤워를 하다 말고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그를 보며, 사람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남자는 사우나를 나와 집으로 가는길에 실과 바늘을 사고 집으로 들어갔다.</div> <div>그리고는 곧장 집안의 화장실로 그것들을 들고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어김없이 들려오는 그 소리.</div> <div><br></div> <div><br></div> <div>"대...대체 나한테 원하는게 뭐야..."</div> <div><br></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br></div> <div>"이 썅년아!!!!!!!!!비겁하게 숨어서 지껄이지만 말고 나와!!!!!!!!!!!!!!!"</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무엇도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감어'</div> <div><br></div> <div>남자는 크게 소리를 지르더니, 이내 가만히 서서 차분히 바늘구멍에 실을 집어넣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그래 내가 잠시라도 화장실에서 눈을 뜨는 것 조차 싫은거야...그치? 그렇지???"</div> <div><br></div> <div>그는 미친사람처럼 <span style="font-size:9pt;">눈을 크게뜨고 흰 이빨을 드러낸 모습으로 </span><span style="font-size:9pt;">거울을 쳐다보고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스스로에게 대답이라도 하듯 미친듯이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끄덕 거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그리고는 스스로 실을 꿴 바늘로 자신의 눈을 조금씩 꿰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굴곡진 세면대로 붉은피가 뚝 뚝 떨어졌다.</div> <div><br></div> <div>"끄으으..끄으으아아아아악..!!"</div> <div><br></div> <div>남자가 한쪽 눈을 다 꿰매고 난 후, 반대쪽 눈을 꿰매려고 하는 그 순간,</div> <div>그간 목소리만이 들렸던 여인의 모습이 그 앞에 있는 거울속에 비추며 드러났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남은 한 쪽 눈으로 그 모습을 본 남자는 이제야 모든것을 알겠다는 듯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쾅!!!!!!!!!!!!!!!!!!!!!!!</div> <div><br></div> <div>문이 거친 발길질에 부서지는 굉음과 함께 무장을 한 여러명의 남성들이 집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강석현!!! 당신을 살인 혐의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사망한 윤영선이 어제 밤 강변로 도랑에서</div> <div>발견됐고, 부검과정에서 손톱안에 당신의 혈흔과 DNA가 발견됐어!!"</div> <div><br></div> <div>반장으로 보이는 형사가 빠르지만 명확하고 큰 목소리로 읊조렸지만, 집 내부는 조용했다.</div> <div><br></div> <div>"선배님, 이미 도망간 것 같은데요"</div> <div><br></div> <div>"젠장! 야!! 저 화장실 문 열여봐!!"</div> <div><br></div> <div>그들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자, 따뜻한 물로인해 뿌연 연기가 가득 차 있는 내부가 들어왔다.</div> <div><br></div> <div>"강석현!! 당신을 긴급 체포한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하지만 내부에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div> <div><br></div> <div>잠시 후, 밖에서 들어온 차가온 공기에 의해 뿌연 연기가 사라지자, 욕조에 한 남성이 축 늘어져있는 것이 그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의 왼쪽눈은 실로 꿰메져 있었고, 그의 목은 샤워기 줄에 감겨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한 형사가 그의 맥을 조심스레 짚어보더니, 이내 고개를 살짝 저었다.</div> <div><br></div> <div>"이미 죽었습니다."</div> <div><br></div> <div>"사인은?"</div> <div><br></div> <div>"아마도 이 줄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보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근데 이새끼 눈은 왜이래?"</div> <div><br></div> <div>다른 형사가 세면대에 있는 피묻은 실과 바늘을 보고는 대답했다.</div> <div><br></div> <div>"으 미X놈..아무래도 스스로 눈을 꿰맨거 같은데요?"</div> <div><br></div> <div>"뭐?"</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의 상태를 조심스럽게 살피던 형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나저나 참 기묘하네요. 전 애인을 욕실에서 샤워기줄로 목졸라 살해한 사람이,</div> <div>자신도 똑같은 방법으로 자살을 하다니 말이에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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