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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308909
    작성자 : 안개낀숲
    추천 : 24
    조회수 : 5057
    IP : 220.124.***.160
    댓글 : 1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9/16 18:04:04
    원글작성시간 : 2016/09/16 02:02:47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08909 모바일
    그녀의 식성
    옵션
    • 창작글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오늘도 흰쌀밥이다.</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녀와 결혼한지 벌써 6년이 됐지만, 우리는 단 한번도</span></div> <div>흰 쌀밥외에 다른 밥을 먹어 본 적이 없다.</div> <div><br></div> <div>흰 쌀밥만을 먹어서 그런지, 요즘은 몸도 예전과 다르게 비대해졌다.</div> <div>이제는 건강을 챙겨야 될 나이인데...</div> <div><br></div> <div>사실 난 어렸을때부터 잡곡밥을 즐겨먹었다.</div> <div>특히 흑미를 백미와 찹쌀과 적절히 섞어놓은 그 밥을 가장 좋아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녀는 지금껏 흰 쌀밥외에는 그 어떠한 밥도 먹지 않았다.</div> <div>덕분에 나도 결혼 후 6년째 잡곡밥을 거의 먹어보지 못했다.</div> <div><br></div> <div>심지어 그녀는 갓 지은 밥 외에는 손도대지 않아서, 항상 밥을 먹을때마다</div> <div>딱 먹을만큼만 밥을 짓는 버릇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자기야. 티비에서 봤는데 이렇게 매일 흰쌀밥만 먹으면 <div>건강에 안좋대. 도정안한 쌀에 영양성분이 다 있는데,</div> <div>흰 쌀은 그건 다 제거해버리고 탄수화물만 남은거라고 하더라구"</div></div> <div><br></div> <div>아내는 그런말을 하는 나를 넌지시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div> <div>설거지를 하기 시작한다.</div> <div><br></div> <div>'후...이런말이 통할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잡곡밥을 먹었겠지'</div> <div><br></div> <div>혼자 옛날 먹던 밥상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겨있는동안, 어느새 아내는</div> <div>설거지를 다 끝냈는지, 출근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두번째 서랍에 쌀있으니까 점심은 알아서 챙겨먹어요"</div> <div><br></div> <div>그녀는 계속되는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였는지 아침부터 많이 피곤한 듯한 표정으로 </div> <div>나에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힘없이 인삿말을 한 후 집을 나섰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오늘부터 휴가인 나는 괜시리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div> <div><br></div> <div>'5일동안 쉬는데 설거지는 내가 할걸 그랬나...그래 저녁은 내가 차려놔야겠다.'</div> <div><br></div> <div>아내가 떠나고 난 후, 나는 미안한 감정도 잊어버리고 어느새</div> <div>간만에 맞은 휴가를 만끽하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span></div> <div><br></div> <div>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새 해가지고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시간 참 빨리가네...가만있자, 밥부터 해야되는데 밥이 어딨다고 했더라?'</div> <div><br></div> <div>'아! 두번째 서랍!'</div> <div><br></div> <div>나는 가스렌지 아래에 있는 서랍중 두번째 서랍을 열었다.</div> <div>안에는 흰 쌀밥들이 투명한 플라스틱 통들에 잔뜩 담겨있었다.</div> <div><br></div> <div>'어차피 다 흰쌀이니 아무거나 꺼내서 지으면 되겠ㅈ....어???'</div> <div><br></div> <div>흰 쌀들이 담겨져 있는 통들 사이에, 조금은 독특한 쌀이 있었다.</div> <div><br></div> <div>'저거 설마....'</div> <div><br></div> <div>나는 망설임없이 그 통을 꺼내들었다. </div> <div><br></div> <div>쌀 안에는 검은 흑미와 동글동글하고 누르스름한 조그마한 조가 흰 쌀과 반반씩 섞여있는 잡곡쌀이 들어있었다.</div> <div><br></div> <div>"아니 이 여편네 잡곡밥은 죽어도 안먹으면서 언제 이런걸 다 만들어놨대?"</div> <div><br></div> <div>나는 간만에 맛있는 잡곡밥을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들떠있었다.</div> <div>옆에 있는 계량컵을 들어, 망설임없이 잡곡쌀을 퍼서 물을 붓고 취사버튼을 눌렀다.</div> <div><br></div> <div>밥이 다 익어가고 반찬들이 다 만들어졌을 때 즈음, 현관문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왔다.</div> <div><br></div> <div>'삑삑삑 삐빅- 공동현관문이 열립니다.'</div> <div><br></div> <div>"나 왔어요"</div> <div><br></div> <div>아침보다 두배는 더 피곤해보이는 아내가 반 시체처럼 집에 들어오더니, </div> <div>이내 집에서 나는 음식냄새를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맡고는 시체같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span></div> <div><br></div> <div>"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당신이 밥도 다 차려놓고?"</div> <div><br></div> <div>막 밥을 뜨고있던 나는 그런 말을 하는 그녀를 뒤돌아 쳐다보며 밥 주걱에 덕지덕지 붙은 남은 밥들을</div> <div>깨끗하게 먹어치우면서 되려 물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신이야말로 웬일이야? 흰 쌀밥만 먹더니 잡곡쌀을 다 만들어놓고? 엄청 맛있어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당신 오기전에 벌써 한그릇 먹었어. 당신오면 또 같이 먹으려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아내는 내 이야기를 듣고는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나에게 말했다.</div> <div><br></div> <div>"잡곡이라뇨? 무슨잡곡?"</div> <div><br></div> <div>"이거봐, 이거 당신이 만든거아냐? 조랑 흑미랑 쌀이랑 골고루 섞어논 잡곡밥이 있길래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잡곡밥 했지~"</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내가 내민 밥통을 그윽하게 쳐다보던 그녀가 이내 비명을 질렀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꺄아아아아아아아악!!!!!!!!!!!!!!!!!!!!!!!!!"</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나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비명에 놀라기보다는, 짜증과 화가 밀려왔다.</div> <div>그간 흰쌀밥만 먹어오며 쌓여왔던 설움이 한꺼번에 물밀듯이 터져나왔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아니 당신, 아무리 잡곡밥이 싫어도 그렇지 너무하는거 아니야? 무슨 벌레보듯이 비명을 질러??"</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나 그녀는 내가 큰소리로 화를 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는 이내 화장실로 달려가</div> <div>헛구역질까지 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정말 짜증나네 X발!!!!"</div> <div><br></div> <div><br></div> <div>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더 이상 참지못하고 잡곡밥이 든 쌀을 바닥에다가 내팽겨쳐 버렸다.</div> <div><br></div> <div>거실 복도에 잡곡쌀이 팍! 하고 퍼지며 사방에 흩뿌려졌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난 곧 그녀가 왜 그렇게 비명을 질렀는지 그 이유를 꺠닫게 됐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흰 쌀 곳곳에는 흰 쌀만큼 많이 섞여있는 검은 흑미, 아니 쌀벌레들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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