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많은 리플인데라고 생각되서 비공을 누르면 분명 리플 추천수의 절반이상이 비공인데 겉으로는 0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네요. 비공수가 적으면 작성자의 심리보호(?)차원에서야 상관 없겠지만 적어도 추천의 3분의 1정도가 넘어간다면 표시되는게 옳지 않을까요? 아니면 아예 비공숫자를 없애거나요. 분명 누른 사람이 존재하는데 겉으로 계속 0으로 표시되는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비공도 다른사람의 의견인데 이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하다니요.
또한 이 문제는 초반에 몇명의 추천으로 게시물에 대한 여론형성이 가능하다는게 문젭니다. 오유 특성상 초반댓글이 게시물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는 힘이 크고 추천이 그 지표를 나타낸다는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초반에 한 5명정도만 추천을 눌러버리면 바로 푸르딩딩해지고 그 리플이 문제가 많던 적던 아무리 비공을 찍어도 추천만 남게 되고 비공은 아예 표시되지 않는것은 여론조작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겉으로 대놓고 문제가 나지 않는 리플은 비공이 추천보다 많아지기 왠만하면 힘듭니다.
요즘 게시물이나 리플을 보면 비공은 아예 찾아보기 힘듭니다. 분명 오유에서 말도 많고 문제가 많은 비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공하는 사람이 존재하는데 이를 없는 것처럼 감추어 버리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요즘 오유에서 보면 리플에서나 게시물에서나 거의 99.9%가 비공이 0이에요. 그렇지 않은 댓글들은 대놓고 어그로이거나 문제가 있는 댓글들밖에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의견이라해서 아예 비공이 표시되지 않는 커뮤니티는 머지않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로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펀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 직원에게는 못하고 동회 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20원 때문에 10원 때문에 1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냐 1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그날 / 이성복
그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 치는 노인과 변통의 다정함을
그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