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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재,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김용택, 당신의 바람
오늘도
새벽 창문을 엽니다
이상한 바람이 건듯 불었습니다
그 품에 안기면 모든 시름이 녹아버릴 것 같은
따스한 바람이었어요
당신의 품이런 듯 눈을 감고
바람 속에 오래 서 있었습니다
윤동주, 못 자는 밤
하나, 둘, 셋, 넷
…………
밤은
많기도 하다
이정하, 당신에 휩싸이면 서러웠던 나는
내 안에 너무 깊숙이 들어 있어
나조차도 꺼내기 힘든 사람
당신에 휩싸이면 나는 서러웠다
갈 수도 가지 않을 수도 없는
길 한복판에서 나는 무얼 잡으려고
이리도 허우적거리는가
정희성,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로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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