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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033132
    작성자 : 죠르노_죠바나
    추천 : 36
    조회수 : 4100
    IP : 121.183.***.124
    댓글 : 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5/03/19 01:45:32
    원글작성시간 : 2015/03/18 19:54:03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33132 모바일
    [짧은] 고백
    신이시여 
    어린 동생의 목을 졸랐습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모의 사랑이 질투가 났습니다.
    넥타이로 그 애의 목을 졸라 죽였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죽은 동생만이 있었습니다.
    한솥밥을 먹던 동생이 죽었습니다.
    제가 그 애를 질투에 눈이 멀어 죽였습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그 애를 흔들어 보았지만 이미 죽었습니다.
    부모님이 오시기 전에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적당히 목매달아 죽은 것처럼 하면 자살로 끝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날따라 부모님이 왜이리 일찍 들어오신 건지.
    두분을 계획보다 더 빨리 처리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자식인데 가시는 길은 곱게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머리를 쳐서 죽였습니다.
    그런 다음 욕실로 데려가 물을 틀어놓고, 친 부위를 욕조에 한번더 박았습니다.
    물론 옷은 벗겨 놓았습니다.
    아버지는 적당히 사고사로 끝날 것입니다.
    어머니는 운 좋게도 기절했기에 일이 더 수월했습니다.
    식칼로 제 얼굴을 그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의 뒷통수를 서랍 모서리에 박았습니다.
    그런 후에 칼은 어머니의 손에 쥐어 놓았습니다.
    피가 흐르는 얼굴이 욱신 거리긴 하지만 참을만 했습니다.
    그 이후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동생은 자살로, 아버지는 사고사로, 어머니 역시 사고로.
    저는 하룻밤 사이에 가족을 잃은 불운한 놈이 되었습니다.
    경찰은 처음 저를 의심했지만 다행히도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만약 제가 셋의 이름으로 보험을 들어놨다거나 하면 더 큰 의심을 샀고 들통났을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저는 돈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은 그들입니다.  
    사실 동생을 죽인 이유가 질투 때문이라는 것은 거짓입니다.
    동생은 어린시절부터 부모님의 편애에 미쳐 있었습니다.
    갓 대학 들어간 놈이 허영심 때문에 제 이름으로 사채를 썼습니다.
    그래도 동생이어서 밥도 굶어가며 간신히 그 돈을 갚았지만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또다시 제 이름으로 돈을 빌려놓고 웃으며 알아서 갚아 놓으라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죽였습니다.
    아버지는 폭력적이었습니다.
    단 한순간도 아버지에게 맞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제 머리에 눌린 자국이 있는 것은 아버지가 재떨이로 후려쳤기 때문입니다.
    폭력의 대상은 단 한순간도 변함없이 저였습니다.
    그러면서 밖에서는 상냥하니 쓰다듬어 주곤 하였습니다.
    아무도 아버지가 집안에서 저에게 어땠는지 모를 것입니다.
    그래서 죽였습니다.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의 방관자였습니다.
    단 한순간도 나를 보호해 준 적이 없고 오히려 더 부추기곤 하였습니다.
    언제나 동생과 저를 차별했습니다.
    제 1등은 관심조차 주지 않으면서 동생의 3등은 어찌나 기뻐했는지.
    먹을 것, 입을 것, 심지어 용돈조차  차이를 두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취직을 하자마자 어찌나 뜯어 가던지.
    그래서 어머니는 그냥 죽이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칼을 쥐어주고 자식 하나를 죽이려 했다는 누명을 씌웠습니다.
    소문은 제대로 났습니다.
    둘째가 자살하고 남편이 사고로 죽자 첫째에게 화살을 돌리고 죽이려 했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졌습니다.
    아버지와는 달리 어머니는 바깥에서도 저에게 차별을 뒀기에 아무도 그 소문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기뻐서 웃음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고 피해자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홀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저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일이 지금으로부터 벌써 10년 전입니다.

    신이시여
    이것이 제가 당신에게 고백하는 아무도 모르는 저의 죄입니다.
      
    이제 좀 후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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