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개화하는 봄에는
레포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교수님들의 레포트를 다 헤일 듯 합니다.

에버노트에 쌓여가는 숙제들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지랄맞은 PPT를 만드는 까닭이요,
내일 알바가 남은 까닭이요,
경영 개xx가 레포트를 10장이내로 쓰라 한 까닭입니다.

레포트 하나에 추억과
레포트 하나에 밤샘과
레포트 하나에 해피캠퍼스와
레포트 하나에 핫식스와

레토프 하나에 선배님, 선배님!

어머님, 나는 레포트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오티 때 진상을 같이했던 동기들의 이름과, 
스터디, 이러닝, OCU 이런 이국적인 단어들과,
가깝고도 멀기만 한 선배님과
사내연애, CC, 꼬장부리는 새끼들 이름과
기껏 열심히 만들어 놓은 PPT를 개떡 만들어놓은 XX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중간고사의 끝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목동에 계십니다.

나는 허리통증이 걱정되서
이 많은 바람 부는 송베리아에
아오씨발이라 소리질러 보고
바람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동기들은
곧 다가올 중간고사를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축제가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우리들 얼굴에는 
벚꽃처럼 홍조가 띄어 있으외다.

씨바 레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