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뭐 고민 상담은 아니고 그냥 겪었던 이야기인데 어느 게시판에 써야할지 몰라서 여기다 씀.  <div>여친이고 나발이고 내 삶엔 꿈도 희망도 없으므로 음슴체. <div><br></div> <div>어쩌다보니 연고지인 대구를 떠나서 청도에서 직장을 잡게 됐음.</div> <div>기숙사에서 베트남 외노자들 100여명과 함께 기거함.</div> <div><br></div> <div><br></div> <div>1.</div> <div><br></div> <div> 지난 설 연휴의 일임. 설 당일에 뜬금없이 회사 기숙사에 내려와서 당직을 서라함. 경비서는 분도 계시고, </div> <div> 베트남 애들도 다 놀러나가고<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기숙사에 20명도 안 남아있는데 굳이 대구 집에 가 있는 사람을 내려와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있으라 함.</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아니 시발 이놈의 집구석은 제사도 안 지내나 ㅅㅂㅅㅂ</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집에서 회사까지 거리가 왕복 70km인데 당연히 유류비고 나발이고 없을테니 애초에 기대도 안 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럼 밥은 어떻게 해결합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하고 물었더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대구는 설 당일 날도 김밥집 문 안 여나. 김밥 한 줄 사와서 렌지에 데파가(데워서) 무라매'</div> <div><br></div> <div><br></div> <div> 으잌ㅋㅋㅋㅋㅋㅋㅋ </div> <div><br></div> <div> 내가 하도 기가 막혀서 전무이사 (사장 동생) 앞인 것도 개의치 않고 웃었음 ㅋㅋㅋㅋㅋ</div> <div> 그냥 버럭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서 그런거까지 내가 챙겨줘야 되냐 그랬으면 차라리 덜 빡쳤을텐데,</div> <div> 김밥 드립에 오히려 더 빡쳤음 ㅋㅋㅋ</div> <div><br></div> <div><br></div> <div>2. </div> <div><br></div> <div> 올해 1월 1일부터 법인으로 전환이 되서 그 전에는 안 떼가던 4대 보험도 납부를 하기 시작했는데, 세금으로</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공제되는 부분은 다른 방법으로 채워주겠다고 사장이 약속 했었음. 그리고 1월 급여명세서를 받아보니</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여러가지 항목들 중 끄트머리에 월할상여금인지 뭔지 하는 이름으로 돈이 얼마가 보태져있음. 나중에 설명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들어보니 설날이랑 추석때 아메바 ㅈ만큼 주는 상여금을 나누기 12해서 매달 급여에 더해준다함.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시발? 그럼 실질적으로 급여가 까인거 아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3.</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다른 회사에 있었을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지금 회사는 좀 희한한 것이. 분명히 입사할때는 인사 업무 중 외국인 근로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채용 및 관리 담당으로 입사를 했는데 한 3개월 지나니 내가 하던 일을 통째로 들어서 새로 들어온 사람 넘겨줘라 함.</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리고는 떠맡기는 일이 박스 적재하고 대형마트에 납품되는 상품 박스에 스티커 출력해서 붙이는 일. 그 외 기타 잡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내가 참 ㅈ병신에 개호구인게 이걸 또 꾹 참고 한 3개월 정도 더 함. 급여가 깎이거나 그러진 않으니까 그냥 참고 하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러다가 2를 당함. po통수wer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 다음에 결정타가.. 나 스스로는 아무리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다잡았어도, 남들 눈엔 일을 지지리도 못해서 3개월만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자기 일 다 뺏기고 박스 까대기나 치고 있는 뭐 대충 그런 오갈데없는 말단 사무실 직원으로 보인다는 걸 깨달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그래서 오늘 퇴사하겠다고 말함.</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돈도 돈이지만,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줄거움이자 월급쟁이의 긍지인 업무 성취도에 대한 자신감마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사장의 말 한 마디로 그냥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꼴까지 당해가면서는 더 붙어있기가 힘들었음.</span></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b>무엇보다</b> <b>애초에 회사 정문에 새마을 운동 깃발이 휘날리고 있는거랑, 사무실에 박정희 사진이 걸려있는걸 봤을때 여길 오지 </b></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 말았어야</b></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 했다 라고 후회 중임.</b></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36살, 대학 중퇴라는 그야말로 이 땅에서는 불가촉천민에 가까운 스펙으로 몇 년간 어찌어찌 사무직 및 관리직 일을 해온 것만으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남들이 누리기 힘든 행운을 맛 봤다고 자위하며 만족하고 이제 더 이상은 일반 회사에 기웃거리지 않으렵니다. 다행히 좋은 기술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일요일도 꼬박꼬박 쉬고, 토요일은 격주로 쉬고 뭐 이런 호사를 누리다보니 나태해빠질대로 빠진 제 비루한 몸뚱아리와 정신상태가</div> <div> 제일 걱정입니다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어금니 꽉 악물고 인생을 걸어보렵니다. 응원해주세요.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