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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gomin_1213768
    작성자 : 29695396
    추천 : 0
    조회수 : 550
    IP : 61.83.***.25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9/27 21:18:34
    http://todayhumor.com/?gomin_1213768 모바일
    집에 있는게 너무 힘들어요...

    전 휴학생입니다. 여자구요 미술쪽을 전공하고 있어요.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알바를 하고 있어요. 알바긴 하지만 입시때부터 오래 다녔고 선생님들과도 친하고 좋은곳이에요.

    하지만 애들 가르치는게 쉽진 않아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시키는것 도 안하고 딴짓 하면 짜증도 내고 화도 내죠..

    게다가 요즘 중학생들은 예고, 애니고 입시가 코앞이라 다들 민감하고 힘들어요. 전 처음에 그래서 제가 아픈줄 알았어요.


    요 몇일간 갑자기 온몸에 당기고 쑤시고 아팠어요. 속도 메스꺼워서 잘 먹지도 못했구요. 토요일이긴 하지만 중학생들 예고, 애니고 입시가 코앞이라

    오늘도 학원에서 일하고 왔어요. 그게 불만은 아니에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휴학 했는데 남는게 시간인걸요.

    근데 오늘 너무 아파서 피곤한 얼굴로 와서 누웠는데 엄마랑 아빠랑 싸우셨어요.


    처음엔 아빠가 애가 저렇게 아픈데 병원도 안보내고 뭐했냐며 엄마한테 화내다가 집안일을 신경쓰지 않는다, 자기밖에 모른다 그런 말을 하셨어요.

    그러다 엄마도 청소, 빨래 다 하고 저녁밥도 만들어놓고 나갔다 온건데 뭐가 문제냐며 싸우구요...

    너무 피곤하고 힘든데 엄마랑 아빠가 점점 언성이 높아지니까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안방 앞에 서서 왜 서로 서운한 말만 하냐고 그만 싸우라고 엄마도 아빠도 왜 서로에게 나쁜 말만 하냐고 말렸지만 계속 싸우셨어요. 그러다 수그러들긴 했지만 결국 울음이 터져나오드라구요.

    지금 친가, 외가에서 이모랑, 고모 부부가 서로 이혼한 상태에요. 전 어릴때 저희 집안은 친척끼리 굉장히 사이가 좋은 줄 알았어요. 근데 어느정도 나이를 먹고 그렇지 않다는걸 알았어요. 실제로 친가쪽이랑은 사이가 많이 좋지 않았어요. 그때 많이 심란하고 씁쓸했지만 최근 이모와 고모 부부가 이혼하신걸 보면서 그래도 엄마랑 아빠는 이혼할 상황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아니었네요.

    엄마도 아빠도 서로가 서로한테 서운하게 만들고 상처만 줘요. 한 지붕아래 살고 있지만 이혼한 이모랑 고모네와 별 다를게 없다고 느껴졌어요.


    사실 엄마가 크게 아프셨어요. 유바암 3기여서 한쪽 가슴을 잘라내셨고 다니던 직장도 못다니세요.

    한번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죽기전에 이것 저것 다 해보면서 살라고. 그래서 엄마도 아프고 난 다음 교회사람들이나 친구들이랑 등산도 가고 펜션도 다녀오시고 하세요. 전 그런거 하나도 서운하지 않아요. 엄마도 재밌게 살고 싶고 사람들이랑 만나고 싶은게 당연하니까요.

    특히 크게 아프셨고 엄마가 너무 힘들어 했던걸 기억해서 엄마가 이제라도 하고싶은거 하고 가고싶은 곳도 가면서 사시는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아빠는 엄마한테 그게 좀 서운하셨나봐요. 힘들게 일하고 왔는데 집안일은 뒷전이고 놀러만 다닌다고 ...

    물론 아빠 마음도 이해 못하는건 아니에요.. 저희집은 사정이 썩 좋은편은 아니라서 어렸을때 가족여행같은걸 간 기억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아빠에게 서운한 감정같은거 한번도 느껴본 적 없어요.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저희집은 형편이 썩 좋지 못해요. 아빠는 용접일 하시면서 화상도 입으시고 다치시면서 누구보다 힘들게 일하셨어요. 근데 어떻게 제가 서운 할 수 있겠어요.

    아빠도 엄마도 누구보다 열심히 사신거 옆에서 다 지켜 봐 왔는걸요.

    근데 오늘 두분께 너무 서운해요. 저희 집이 그닥 잘 살지 못하니까 부모님 짐 되기 싫어서 싫은 소리 같은거 잘 하지 않았어요.

    아파도 간단한 감기나 몸살은 그냥 참는 편이구요. 고등학교때 워낙 건강체라고 수혈도 두팩씩 하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남들 누리는거 다 못 해도 지금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그건 제 착각이었나봐요. 아빠는 저한테 엄마 흉보고 엄마는 또 저한테 아빠랑 친가 흉보고... 저는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쌓아 놓고만 있었는데 그게 이제 아픈걸로 터진것 같아요....

    저도 제 진로가 걱정되고 대학 졸업하고 바로 취직 못하면 엄마 아빠께 짐덩어리 될까봐 고민인데

    게다가 온 몸이 아프고 속이 울렁 거린 상태에서 힘들게 알바하고 와서 편하게 누워서 쉬고 싶은데

    서로 헐뜯고 이게 문제다 저게 문제다 싸우시고...

    그게 너무 무서워요... 저러다 둘이 갈라시지실까봐....

    인터넷에서 뉴스같은것만 봐도 우울한 소식 밖에 없고.... 엄마랑 아빠는 서로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전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요.... 웃으면서 지내고 싶은데 그게 안되요. 생각해 보니 최근엔 엄마를 봐도 아빠를 봐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노트북이나 키고 유머사이트나 찾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대학같은거 다 때려치고 돈벌어서 집나와 살고 싶어요.

    연도 다 끊고 혼자 살다 뒈졌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곳은 집인데 집에 있으면 되려 더 불편해져요... 아파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몸만 멀쩡하면 피씨방에 가서 밤 지세고싶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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