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버지가 울었다
하지만 나는 울지 못했다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지 않았다
바라보면 경멸해버릴것 같아서
옛날부터 난 죽고 싶었다
5살,그때의 가정불화는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뇌리에 박혀 사라지니 않는다
초등생때부터 이미 나는 죽고 싶어했다
그런데 남에게는 그런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그래서 언제나 가면을 쓰고 다녔다
언제나 웃고 모든 대회를 섭렵하고 친구를 이끌었다
그러던 도중 가정불화가 사라져 집에서도 행복했다
중학교 1학년, 죽고 싶어졌다
공부는 아니었고 교우관계도 아니였다
가정 불화가 다시 찾아왔다
어머니는 쫒겨났고 창밖으로 눈시울을 붉힌 어머니가 웃으시면서
괜찮아 학교 다녀와 하는것을
나는 지켜보기만 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아버지가 미웠지만 마음속에서 지울수 없었다
술만 없애면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에 홀려 있었다
그런 아버지를 원했다
그래서 나는 그 이후로 술취한 아버지를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집안에서는 맘을 놓을수 없었다
눈물 많던 나는 눈물이 말라버렸다
5살때 부터 울고 울다보니 매일을 울다보니 눈물이 말라버렸다
그래도 나 같은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나마 남은 한방울이 고이긴 했을까
그러던 날들에,거짓말에 인생이 망가진 나는 그제 아버지와 대화를 했다
맞장구 없이 내 마음을 털어 놓으려 했다
아버지는 내 성적을 보고 낙담하셨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의 다음 말들은 사실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모든 말들이 옛날엔 옛날엔 옛날엔 옛날엔
그리고 너는 머리는 좋은데 왜그러니 이런 소리였다
나의 노력은 머리가 좋아서로 못함은 노력을 않해서로 얘기 하셨다
그리고 내 머리가 나빴더라면 나를 버렸을 것이라는 말에
나는 오랜만에 눈물을 삼켰다
그래도 나는 이사람을 아버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사람은 나를 장신구나 사교용 도구로 보고 있다.
이 사실이 이미 찢어질 대로 찢어진 마음을 갈아버렸다
어제 아버지는 술이 없다고 집에서 나가셨다
그리고 술을 진창 드신채 오늘 들어오셨다
아버지는 당신이 나간 이유를 우리들에게 넘겼다
아버지는 나에게 너는 내가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것을 아냐고 소리치셨다
내 나이때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아냐고 소리치셨다
항상 귀가하고나서 누워있는게 게으른게 아니라 살기 싫어서 그랬다고 하셨다
나를 바라보며 시발새끼,그래 내가 나간다
그러셨다
울면서 그러셨다
나는,나는 언제나 죽고싶었다
가면을 쓰는 나를 혐오했고
남을 속이는 나를 혐오했고
내 말에 내가 진실인지 의심하는 나를 혐오했고
더이상 삶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나를 동정했다
그런 나에게 그렇게 소리친 아버지를
그래도 경멸할순 없었다.
당신의 술과 담배를 우리 가족보다 귀중히 여기는 아버지를 경멸할수 없었다
그저 동정했다
나와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신 아버지는 울었다
그런 아버지를 동정할수 밖에 없는 내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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