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하다' 라는 말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요.
얼마전 뜻하지 않게(?) 누군가를 상처 입힌 일이 있는데,
혼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다 저보다 어른인 분들의 말씀을 듣고자 써 봅니다^^;;;
정답은 이미 나와 있는거나 다름없지만...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꼭 좀 댓글 달아주세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는 여자 후배에게 상처를 준 것 같습니다.
얼굴과 목소리가 갑자기 이상해지더니... 집으로 그냥 휑 가버렸고, 뒤따라간 다른 여자 후배의 말에 의하면,
제 말이 너무 섭섭했기 때문이라더군요.
제가 했던 말은... 당시엔 아무 뜻도 없이 뱉은 말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어쩌구 저쩌구..."
이런 말이었죠. 내용도 별 시덥잖은 거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는 별로 친하다고 생각 안했고, 후배는 저와 친하다고 생각 했던 것이었죠.
그 말을 들은 후배는 섭섭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버린 것이구요.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고, 또 있는 그대로입니다.
무조건 제가 잘못했고, 사실 지금까지도 맘 한켠에 큰 납덩이를 얹은것 처럼 무겁습니다.
하지만 저와 그 후배, 둘의 실제 관계는 어떨까요?
미안하지만, 사실 아직도 걔랑 제가 친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네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친하다'의 정도는 어떠한가요?
제가 생각하는 '친하다' 라는 관계는,
가끔 심심할때나 뭐 기다릴때 전화도 하고
부담없이 밥도 먹고
상대의 취향이나 선호도 어느정도 알고....
최소한 '서로의 근황 정도는 직접 들어 알고 있는 관계' 라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서로간의 연락도 일체 없고,
대체 뭘 하고 사는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심지어 어떤 인간인지 조차 자세히 모르는 관계에요.
가끔 저런 식으로 만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영~원히 특별한 일 없으면 궁금하지 조차 않을 관계입니다.
그렇다고 그 후배가 나쁜년이라거나 한것은 절대 아닙니다.
싹싹하고 장난도 좋아하고... 썩 괜찮은 후배죠.
하지만 서로 친해질 계기도, 친해져야할 이유도 없었던.... 그런 관계입니다.
제 생각엔 여러분들이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딱 이정도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그 후배의 생각과 제 생각이 달랐기 때문에,
제가 했던 '친하지 않다' 라는 말이 후배에겐 상처로 남은 걸까요?
입장을 바꿔 보면,
제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선배가 제게 친하지 않다고 하면 전 너무 슬플 것 같네요....
예의상이라도 하지 말았어야 했던 말이었을까...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서로 연락도 한번 안하는 관계이면서 친하다고 하는건 생각만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고...
친하네 안친하네하는 이런 언급조차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 버렸으니.... 아아 답답하네요.
물론 사과도 하고, 왜 저런 말을 했는지 타이르듯 말도 해 줬지만 글쎄요....
오히려 상황을 무마시키려, 억지로 좋은말만을 하는 가식으로 들렸어도 모자람이 없어 보이네요.
아직도 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네, 네, 네, 네 하고 기계적으로 대답만 하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아...
ps :
혹시라도 오해하실까봐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제가 후배 앞에서 딱 대 놓고 "난 너와 전혀 친하지 않아!!!" 하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냥 자연스러운 말의 서두로, 아무 생각없이 버릇처럼 섞어 쓰는 정서표현 처럼
그저 운을떼는 것 처럼 지나가는 어투로..... 자연스럽게 나온말.... 어떤것인지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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