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단지, 스타벅X에서 커피 한잔 사먹으며 커피 한잔 가격에 포함된 돈 중 얼마가 커피 농부에게로 들어갈지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쓰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게임, 심지어 최근엔 모바일게임까지도 통칭 '현질'이라고 하며 돈을 씁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내돈 내는 같은 돈지랄 이라는 뜻이지만, 알고보면 큰 차이가 있는 두 '현질'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한가지는 이른바 중개싸이트, 아이템 매X아와 아이템 베X 등이 있겠습니다. - 이하 중개싸이트라 칭합니다.

또 다른 한가지는 게임회사가 직접 판매하는 캐시템, 정액제 등이 있겠습니다. - 이하 캐시라 칭합니다.

[유저의 입장]

돈 1만원이 있음.

이걸 게임에 쓰고 싶음.

A라는 방법을 이용하니 돈 1만원을 게임머니 15만골드로 바꿀 수 있음.

B라는 방법을 이용하니 돈 1만원을 게임머니 10만골드로 바꿀 수 있음.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A방법으로 하는게 이득임.

[A]

중개싸이트를 이용하는 방법.

유저는 단순히 돈 1만원을 가지고 어느 판매자로부터 게임머니 15만골드를 사면 끝임.

[B]

캐시템을 사서, 다시 게임머니로 파는 방법임.

캐시를 충전한 후, 캐시템을 사서, 다시 게임내 시장을 이용하여 처분해야 게임머니로 바꿀 수 있음.

단계가 더 많을 뿐더러 돈도 더 적음.

-> 이게 바로 커피 가격에 원두농장의 비율이 얼마가 되는지 신경 안쓰는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합리적인 소비'패턴임.

--> 신경쓰지 않는 이유는, 그럴 필요도 없고- 의무도 없고-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보는 '합리적인 소비'이기 때문임.

[게임 회사]

자, 이제 게임 회사임.

믿거나 말거나 일단 이 게임회사가 만드는 게임은 매우 재밌음. 많이 재밌음. (= 그렇다고 칩시다)

쉽게 mmorpg 라고 하고, 흔히 생각하는 마을의 평화를 위해 몬스터 때려잡고, 장비 강화하고, 용잡고, 공성하는 뭐 그런 게임을 만들었음.

게임을 디자인 하기 시작함.

1. 평범한 유저가 100시간을 투자하면 대략 10만골드 정도를 모을 수 있게끔 만들었음.

-> 이러한 골드 가치를 고려하여 npc가 판매하는 물약 등의 가격을 책정하는 등 경제 시스템을 어림짐작하여 셋팅함.

2. 평범한 유저가 한달 정도 게임을 하면 레벨 50정도를 찍을 수 있게끔 난이도를 조정함

-> 고로 제 2차 대규모 업데이트까지 약 한달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생김

캐시템으로는 물약을 팔고, 사냥하는데 도움이 되는 버프 효과가 있는 캐시템을 팔기로 했음.

예상 판매량대로 판매만 된다면 투자비 + 이윤을 충분히 남길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됨.

서비스 시작.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 '평범한 유저'를 대상으로 맞춘 밸런스는 '헤비 유저'에게는 쉬운 난이도임.

비교적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노력, 더 많은 연구를 하는 '헤비' 유저들은 평범한 유저들에 비해 당연히 더 빠르게 레벨업하고, 장비를 모으고, 돈을 모으고, 시장을 주무를 수 있음. 즉, 격차가 생기기 시작함.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일반유저 입장에서 벌어지는 격차를 줄이고자, 혹은 조금 더 손쉽게 게임을 하고자 돈을 쓰려는 생각이 듦.

그리고 선택을 하게 됨.

1. 똑같은 돈 만원을 내고 15만골드를 얻을 것이냐, 10만골드를 얻을 것이냐는 멍청한 질문에선 당연히 15만 골드를 선택함.

2. 한달을 들여 50렙을 찍느니 그냥 돈주고 다른 사람 아이디를 구입함.

여전히 유저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소비' 임.

[한편 게임 회사는]

모든 유저가 자신들이 만든 캐시템을 이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과금정책을 만들었지만,

상당수 유저들이 [B, 캐시템]보다는 [A, 중개싸이트] 방법을 택하여 결제해서 게임을 함.

생각보다 수익률이 좋지 않음.

그뿐인가?

100시간 정도는 투자해야 벌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10만골드는 10시간도 하지 않은 사람들도 들고 있음.

한달 정도 걸릴거라 생각했던 50레벨이 이미 여럿 돌아다님.

즉, 컨텐츠의 소모가 예상보다 빠른데 수익률은 낮은 아주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렸음.

원인을 찾기 시작함.

당연히 중개싸이트에 의한 비정상적인 거래 덕분에 컨텐츠 소모 속도가 빨라진걸 알 수 있음. + 수익 감소

제재하기 시작함. 극히 일부를 제외한 절대 다수의 온라인 게임이 중개싸이트 거래를 금지하고 차단하고 영구블럭 시키는 이유임.

하지만 경찰 100명이 있어도 도둑 1명을 못잡는다고, 절대로 모든 거래를 다 막을 수가 없음.

또 최근엔 온라인상에서 내가 키운 케릭터의 '재산'이라는 개념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법적 소송까지 진행되는 등 아주 골치아픈 문제가 되어버림.

심지어 중개싸이트의 거래규모, 시장규모는 국내 최대 게임회사라는 넥슨 뺨칠 정도의 규모임.

[결국]

난이도를 극하드로 바꿔버림.

중개싸이트를 이용하든 말든 절대 쉽게 못깨게끔 난이도와 밸런스를 극악으로 올려버림.

-> 10만골드 모으는데 200시간, 레벨 50 찍는데 서너달 걸리게끔

또, 캐시 아이템으로 밖에 살 수 없는 기능들을 만들고 이런 기능들 없이는 게임하기 매우 불편하게 만듦.

-> 순간이동, 마을로 귀환, 공격+방어력 버프, 이동속도 향상 등등등 각종 편의 기능

컨텐츠 소모가 너무 빠르다보니 노가다 위주의 컨텐츠가 되거나 아예 반복하게끔 만들어버림

-> 만렙찍고 환생해서 만렙찍으면 보너스 스탯 줌.

그래야 회사가 망하지 않고 애초에 목표했던, 최소한 벌어야할 돈을 벌 수 있으므로..

[그러자]

게임이 재미 없어짐.

사람들이 욕하기 시작함.

난이도가 너무 올라가서 도저히 하드 유저들을 따라갈 방법이 없음.

캐시템 없이는 너무 불편해서 게임하기가 귀찮아질 정도임.

-> 접음.

[결론]

게임 회사는 빠른 컨텐츠 소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함

유저들은 돈만 잔뜩 투자했다가 급 재미 없어지는 캐시 정책에 질려하다가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접함.

게임 회사 개객기

위 과정이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 악순환 악순환.....

....그리고 중개싸이트만 중간 수수료로 떼돈을 벌어 아주 잘먹고 잘삼.

[숨겨진 이야기]

1. 돈세탁

한때 뉴스로 올라오기도 했었는데, 돈세탁 하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함.

게임내 거래와 중개싸이트의 거래는 엄연히 별개임.

실제 거래야 사기를 못치게끔 2중 3중으로 확인하게끔 되어 있지만, 애초에 의도적으로 왜곡하려고 했다면??? 목적이 돈세탁이었다면??

익명 -> 익명에게 '게임머니 거래 했음' 이라는 이유로 현금이 왔다갔다 함.

만약 실제 게임머니 거래 없이 현금만 왔다갔다 한 경우와, 게임머니 거래를 하며 왔다갔다 한걸 구분해낼 수 있을지?

돈세탁하기 매우많이 쉬움.

2. 온갖 불법의 향연

온라인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mmorpg를 했던 사람이라면 게임하면서 공공의 적들이 있을 거임.

오토, 봇, 작업장.... + 짱깨

이 모든 벌레들이 먹고 사는 방법은 중개싸이트임.

서해 불법 조업하는 짱깨어선만큼이나, 작업장등으로 돈벌어가는 짱깨들의 규모를 알면 억소리나옴.

[마지막]

요즘들어 예전 CD게임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다운로드해서 게임 했던 것 + 복사해서 했던 것...

잘못했고 미안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짐. 글쓴이도 마찬가지로 '잘 모르고' 디스켓 떨렁떨렁 들고 다니며 게임 복사해서 했었음

특히 요즘엔 '복돌이'가 게임성이 어떻고, 재미가 어떻고하면 욕을 바가지로 먹음. 아주 좋은 현상임.

하지만 그 복돌이들을 피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게임들이, 이제는 중개싸이트에 의한 비정상적인 거래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봄.

개인적으로, 모든 현질을 중개싸이트에 하면서 '게임이 컨텐츠도 없고 재미도 없고 뭐야 이게'라며 불평불만하며 '다시 처분'하는 사람들은 게임에 대해 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함. 위의 복돌이랑 다를게 없다고 생각함.

물론, 개인이 노력해서 키운 케릭터나 아이템의 소유권, 재산권에 대한 문제는 매우 할말이 많아지는 문제이고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은 소유권에 대한게 아니니 그로인해 삼천포로 빠지고 싶지는 않음.

단지 중개싸이트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고 그로 인해 하루아침에 밸런스 붕괴되는 게임, 망하는 게임회사, 더 악독해지는 캐시정책등에 대해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게 글의 요지임.

내가 쓰는 돈은 어차피 같은 돈임.

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옳바른 소비'인지, '돈지랄'인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봄.

최소한 만든이가 수익을 챙겨가는게 '옳바른 소비'라고 생각하며 그저 기생충처럼 옆에서 수수료 뜯어먹는건 옳지 않다고 봄

지금까지 유저 입장에서 굳이 생각해볼 필요도, 의무도 없던 것이긴 하지만

스타벅스에서 사는 커피 값에 원두 농부가 얼마만큼의 수익을 가져가는지,

음원 무한 스트리밍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며 가수가 얼마를 가져가는지,

생각해보듯이...

이젠 한번쯤, 내가 결제하는 '현질'이 누구 호주머니로 들어가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봄.

[조금 다른 이야기]

넥슨이 코묻은돈 뺏어가고, 욕먹을 많은 과금 정책을 펼치며 욕을 바가지로 먹는게 현실임.

하지만 이 치열한 게임회사들 사이에서, 만년 2위일 것 같았던 넥슨이 1위인 nc를 뛰어넘어 지금까지 성장한걸 보면 대단한 회사이긴함.

(알고보면 이젠 '넥슨'이라는 사소한 회사가 아니라 '그룹'임;;;;; 글로벌 그룹;;;)

단지 넥슨을 깔때 일본에 넘어간 친일파라고 까는데... 제대로 알고 깟으면 하는 마음에 몇줄 더 적음.

넥슨 '그룹'의 지분 구조 =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659087

두줄 요약 : NXC(김정주+부인 지분 70%)가 넥슨재팬을 소유, 넥슨재팬은 넥슨으로 사명 변경, 넥슨은 넥슨코리아를 소유.

NXC(아버지) -> 넥슨(일본 상장, 아들) -> 넥슨코리아(손자)의 구조.

왜 일본에 상장했나? : http://www.gamemeca.com/news/view.php?gid=103505

-> 셧다운제, 게임회사 규제, 제재가 많은 한국보다 시장도 더 크고 규제가 적은 일본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Q. 국내 최대 중개싸이트 두곳이 합병하기로 했음. 근데 소유하는 회사가 미국 기업임. 거기서 거래하는 사람들은 국부를 유출하는 친미파들이란 말인가!?

http://www.dailygame.co.kr/news/read.php?id=60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