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시기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최소한 윈도우 XP 전성기보다는 이전일 겁니다 아마...)
대항해시대2를 하다가 문득 NPC들의 대사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 항구를 돌아다니는 주민 NPC들 중 어떤 털보(?) 아저씨는 해당 항구를 점령 중인 국가의 언어로 인사말을 했는데
오스만제국만 한글로 '앗살라무 알레이꿈.'이라고 나오고 나머지는 전부 로마자를 쓰는 유럽언어로 나왔죠.
(가령 에르네스트 로페즈의 조국 네덜란드의 경우 인사말이 '독일어'로 되어 있었습니다. 읭?)
일본게임이라 그랬는지 한글이고 영문이고 전부 전각문자로 되어 있어서 쓸데없이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가독성도 떨어지고...
게다가 영어 인사말을 제외하면 '이게 뭔 소리야-_-' 싶기만 해서 이걸 적당한 한국어 문장으로 바꾸고 싶었죠.
하지만 요즘처럼 모딩이 활발한 시대의 작품이 아니다 보니 그냥은 바꾸기 힘들었고 헥스에디터(hex editor) 같은 게 필요했습니다.
문제는... 데이터파일을 열면 한글로 나오는 게 아니라 16진수 코드로 나왔다는 겁니다. 편집도 16진수 코드로 해야 했고요. (두둥!)
한글 각 글자에 해당하는 16진수 코드를 전부 외우거나(...) 정리표를 인쇄해서 옆에 끼고 해야 하는 작업이었던 거죠.
당시 형편상 프린터를 못 들여놓고 있었으니 만약 정리표를 실제로 만들었다면 일일이 손으로 써야 했겠죠(...)
게다가 게임데이터 특성상 각종 상황에 따른 변수 코드가 들어 있는데 이걸 잘못 건드리면 그대로 에러가 나서 게임실행 불가...
(가령 선박 이름을 변경했을 때 NPC의 반응을 수정하려면 선박 이름에 해당하는 변수 코드 부분을 피해서 작업해야 했습니다)
나중에 어찌저찌해서 데이터파일 내부의 게임대사 텍스트를 한글로 확인할 수 있는 유틸을 구하긴 했던 것 같은데...
아마 그 유틸상에서 직접 수정은 못 하고, 결국은 16진수와의 싸움을 해야 했던 걸로(...)
어쨌든 모든 시도가 실패하진 않아서 실제로 대사를 어느 정도 바꾸긴 했었는데 과정이 워낙 복잡하니 결국 근성없이 금방 포기(...)
아마 대사내용을 그냥 마구잡이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각 대사별 분량의 한계를 지켜야 해서 더 어려웠을 겁니다.
당시에 스샷 캡처하는 법을 몰라서 남아 있는 자료는 없습니다만;; 밑에 대항해시대 글을 보다가 문득 생각나네요. (아련...)
음... 어떻게 끝내지...
대항해시대2 브금 좋아요! 유튜브에서 들어보세요!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