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변명을 좀 해 보자면, 이 [겁스]라는 녀석의 글을 별로 쓰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도저히 빼 먹을 수 있는 녀석이 아니라서
괜시리 데굴거리면서 시간 끌다가 이제야 쓰게 되는군요.
네, 도저히 빼먹을 수 없는 TRPG 규칙, 겁스입니다.
겁스에 대해 이야기 하면, 누구나 하는 말이 있죠. [최고의 범용룰] 이라고.
범용룰이 뭔가 하니, 어떤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표현 가능한 규칙 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전에 언급한 D&D가 던전 판타지에 특화된 규칙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겁스는 그런 장르를 타지 않는다는 이야기죠.
대체 어떤 규칙이기에 그런 말이 나오느냐! 라고 물어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약간만 과장을 덧 붙여서, 현존하는 모든 상황을 전부 규칙화 시킬 수 있습니다. 리얼이건 판타지건
그 어떤 원작도, 어떤 세계관도, 어떤 캐릭터도 전부 규칙화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판타지? OK !
SF? OK !
역사물? OK !
추리물? OK !
호러물? OK !
슈퍼히어로물? OK !
연애 시뮬레이션? OK ! (= 리얼입니다.)
심지어 벗을수록 방어력이 강해지는 상황 조차 룰로 구현해 낼 수 있다고도 하죠.
게다가 이 겁스 규칙은 불과 3년 전 정도만 해도 유일하게 한글 규칙이 계속 발매되고 있던 규칙입니다.
... 이 때문에 도저히 그냥 뛰어 넘을 수 없는 규칙이 되어버린거죠.
도서출판 초여명에서, 한국 TRPG 계가 정말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꾸준히 책을 내준게 바로 이 겁스입니다.
물론 그 분량은 좀 적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나왔죠. 정말
(= 야사지만, 초여명 사장님인 김성일 님께서 겁스 팬이라서 유독 겁스만 그렇게 출판 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쯤되면...
오, 그럼 겁스만 제대로 하면 뭐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겠네?
라는 생각이 드는 분도 있을 겁니다.
... 네, 가능합니다.
.... 정정해서,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겁스의 단점이라는 것이 튀어나오게 되는거죠.
뭐냐?
... 지나치게 어렵습니다.
정확히는, 지나치게 양이 방대합니다.
마스터가 갈려 나가는거죠.
뭐든 규칙화 할 수 있는 룰이다보니
마스터가 챙겨할 할 것이 너무 많아지는 겁니다.
역시 쪼금 과장을 덧붙이면
"파이어볼" 마법을 만들 때
- 날아가서 폭발하는 불덩이
가 아니라
- 반경 50cm 정도의 불타고 있는 60m 사정거리를 가지고 있는 구체를 던져서 착탄 지점에 직경 10m 수준의 폭발을 일으키는..
... 이런 느낌이 된다는 겁니다.
이러다보니 정말 접근하기 어려운 규칙이 되어버린거죠.
네, 겁스에 대해 이야기 하면 학을 떼는 분들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 저도 포함됩니다.)
= 아예 평행 세계까지 다룰 수 있을 정도지만... 그 난이도는..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합니다.
다들 너무 세세하게 욕심내서 캐릭터와 세계를 잡는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당연히 설정 부터 나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그래서 겁스가 어렵단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제로 국내 유명 겁스 마스터들을 보면
"이게 겁스 맞나?" 싶을 정도로 심플하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진행할 수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말에 따르면, '필요한 것만 챙기면 된다' 라고 하시더군요. 와우!
....
뭐, 오늘도 정처없이 주절주절 거리긴 했습니다만.
정리하자면
1. 최강의 범용룰, 뭐든 할 수 있는 겁스.
2. 그런데 그거 어려움. 하기 복잡함
3. 이었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음. 필요한 것만 쏙쏙 빼 와서 쓰면 됨. 게다가 한글이고, 할 수 있는 템플릿도 많음!
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겁니다.
... 물론 저 3번이 안되니까 어려운거지! (버럭)
그러니까, 정말 뛰어난 실력의 겁스 마스터를 만나고, 배울 것 아니라면
... 그냥 겁스는 자료집으로 쓰세요. 정말 자료집으로만 써도 책 사는 돈이 안 아까우니까 [...먼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