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3일에 즈음하여 머리속에 내내 머물던 생각을 오늘 글로 씁니다. <div><br></div> <div>얼마전 회사 마지막 당직근무를 무사히 마치고... 퇴사하며...</div> <div><br></div> <div>그동안 잠이오지 않는 밤마다 오유에 접속해서 눈팅하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div> <div><br></div> <div>오늘은 제가 글을 좀 많이 쓰는 편인데... 그간 눈팅 위주로 활동하다가 </div> <div><br></div> <div>그래도 글 몇 자 남기는 것도 도리라 생각되어 적어 봅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몇년전부터 집 거실 어머니 장부를 쌓아 놓은 책상 한 켠에 당연하다는 듯이 붙어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사진입니다. 대통령님께서 서거하시고 다다음 해(?) 봉하마을을 방문하셨던 부모님께서</div> <div><br></div> <div>달력을 사오셨는데... 해가 지나 달력을 버리셔야 하자 차마 버리 못하시고 달력 아래를 접어 날자를 가린 뒤 걸어놓으셨었지요. </div> <div><br></div> <div>너무나도 당연해서.... 이제는 저희 집 풍경이 된 낡은 달력의 사진이 있습니다. </div> <div><br></div> <div>이마 가운데 한 일자 주름 아래로 너무나도 밝게 웃으시는... 봉하마을로 내려가신 뒤 웃으시던 사진 입니다. </div> <div><br></div> <div>지금 당장 찍어둔 인증 사진은 없습니다. 어느 순간 제 삶의 풍경이었고, 집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많은 시각의 단편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div> <div><br></div> <div>혹시라도 나중에 인증 사진을 올릴 수 있다면 올리겠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제 아버지는 중학교 중퇴입니다. </div> <div><br></div> <div>아버지가 환갑이 조금 넘으셨으니 아버지 또래 중에서도 유독 배움의 시간이짧았던 분이시지요. </div> <div><br></div> <div>제가 초등학교 일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div> <div><br></div> <div>이십여년이 지난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div> <div><br></div> <div>애국가 제창과 국기에 대한 맹세도 생소한 그 나이에.... 학교에서 배운 얘기를 아버지에게</div> <div><br></div> <div>여쭈었습니다. </div> <div><br></div> <div>"아빠?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공화국이레!"</div> <div><br></div> <div>무슨뜻 인지도 모를 그 말을... 어려운 말을... 학교에서 배워와 아버지에게 칭찬 받을 요량으로 힘차게 말했지요. </div> <div><br></div> <div>순간 아버지의 표정이 어두워 지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시더니...</div> <div><br></div> <div>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고... 전에 없던 진지한 표정으로 저를 앉히시곤 </div> <div><br></div> <div><b>"대한민국은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이 아니다."</b> 라고 단언 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div> <div><br></div> <div>학교가면 선생님 말씀 잘 따라라.... 잘 배워와라... 등등등 </div> <div><br></div> <div>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것은 무조건 따라라 라는 말을 들으며 국민학교에 입학했던 저에게는 뭔가 알지도 못하며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div> <div><br></div> <div>공포였습니다. 제가 해선 안될 말을 한 기분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서는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두환의 폭정, 언론통제에 대해 구구절절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div> <div><br></div> <div>사실...지금 기억나는 단어는 광주...전두환 등등 밖에 없습니다. </div> <div><br></div> <div>세세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엇인가 울분에 찬 듯한 모습으로 어린 저에게 구구절절 무언가를 </div> <div><br></div> <div>설명하시던 모습이... 사실 공포스럽 모습으로 기억납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께서 어디 선거유세장(?) 에서 받아오신 </div> <div><br></div> <div>하얀 바탕에 노란 달이 그려지고 노태우 후보의 이름 이 쓰인 보자기를 얻어오신 것이 기억납니다. </div> <div><br></div> <div>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통사람'의 정권이 생겼지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그리고 제 아버지는 그리고 제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제주도 분이십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굳이 제 아버지의 학력을 적어 놓은 이유도... 어떤 지역색이나, 계층적인 부분에서 시비에 자유로움을 말씀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div> <div><br></div> <div>집안환경으로 인해 배움이 짧으셨던 아버지는 낮에는 부두에서 아이스께끼를 팔고 오후에는 농고 도서관에 들어가</div> <div><br></div> <div>아무책이든 닥치는 대로 읽으셨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아버지는 배운게 없어 쌀집 배달원으로 시작해</div> <div><br></div> <div>큰 돌은 벌고 싶다는 욕심에 열다섯에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온갖 공사장 막일을 하시다. </div> <div><br></div> <div>"남광토건(?)"에 들어가 지하철 1호선 개통공사(제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습니다...)시절 인부로 일을 하셨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서울 생활을 하실 적에 "광주폭동" 사건을 언론으로 접하셨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진짜로 북괴군이 위장남침하여 소동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이 부분은 제 기억도 아버지의 기억에도 약간의 블러처리 된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기가 좀 햇갈립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서울 생활을 실패하시고 제주도로 오시면서 어머니를 만나 결혼하시고</div> <div><br></div> <div>제주도로 오셨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제주도로 오신 뒤 배우지 못한 아버지의 기준으로도.... 짧은 지식으로도....</div> <div><br></div> <div>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설명이 되지 않아... 세상에 관심을 두셨다고 말씀하신곤 합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제 누이... 부모님이 어렵게... 정말 반찬 살 돈이 없어 김에 고추장 찍어 먹으며</div> <div><br></div> <div>H대학 미술학과 졸업시켰습니다. 졸업시즌... 졸작을 눈여겨본 모 기업 인사의 추천으로 당시 업계 매출 2위의 모 대기업</div> <div><br></div> <div>취직을 앞두고 천청벽력같은 선언을 했습니다. </div> <div><br></div> <div>"시민운동가로 살겠다"</div> <div><br></div> <div><b>제가 누이를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b>저는 제주에 남아 부모님이 얼마나 고통을 인내하시며 누이를 위해</div> <div><br></div> <div>살아오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너무나도 배신같은 행위고 선언으로 느껴졌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러나 모두를 침묵하게 한 아버지 한 말씀... </div> <div><br></div> <div><b>"그래... 니 인생 네 것이니 멋지게 살아봐라... 꼭 약속해라 멋지게 살기로.."</b></div> <div><b><br></b></div> <div>이후 강정해군기지 문제로 유치장을 들락거릴 때에도 단 한번도 아버지는 제 누이를 그르다 말하지 않았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아버지와 술을 자주 마시는 편 입니다. 종종 시사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양보를 하지 않아 언성을 조금은 높아지기도 하지요. </div> <div><br></div> <div>얼마전 아버지와, 누이와, 어머니와 네 식구가 집에서 술을 마시는데...(아내는 잠시 고향인 서울에 올라간 상태)아버지가 울컥하시고 우셨습니다. </div> <div><br></div> <div>왜 그러신지 여쭈어 봤더니... 제 아내의 한 마디가 너무나도 고마워서 라더군요.</div> <div><br></div> <div><b>"아버님 멋지다. 진짜 그래야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어"</b> 라는 한 마디에요....</div> <div><br></div> <div><br></div> <div>말씀드리면....</div> <div><br></div> <div>두어 달 전 전 친척집 제사를 갔습니다. </div> <div><br></div> <div>어머니께서 지인분들과 유럽에 여행을 가셔서... 아버지와 저 그리고 제 아내가(어머니대신) 갔었습니니다. </div> <div><br></div> <div>뉴스에서 성완종 회장의 유언(?)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는 와중에...</div> <div><br></div> <div>거기있던 거의 대부분의 친인척이 박근혜를 싸고 돌고.... , 세월호 유가족이 물대포 맞는 그 영상에 대고</div> <div><br></div> <div>세월호 유가족이 불온 세력과 함께 문제를 일으킨다는 소리를 하시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솔직히... 결혼 삼년차인 '제 부인은 오빠네 집안 성향이 이랬어?' 라는 눈빛으로 놀라움을 애써 감추려했고...</div> <div><br></div> <div>저조차도 발암걸리것 같은 말들에 '그냥 조용히 있자' 라는 눈빛을 애처롭게 부인에게 날리고 있었습니다. </div> <div><br></div> <div>그 때 아버지 께서... </div> <div><br></div> <div>"<b>어디든 이슈를 이용하려는 어중이 떠중이는 끼이게 마련인데 그네들 조명하면서...</b></div> <div><b><br></b></div> <div><b>죽을 이유 없던 지자식 왜 죽었는지 밝히자고 애쓰는 저사람들 함부로 욕하지 마십시요. </b></div> <div><b><br></b></div> <div><b>누님, 형님 지새끼 죽어도 이딴소리 하시렵니까</b>?" 라고 말하시곤 아무 말도 없이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우셨습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제사가 끝난뒤, 음복이 심하셔 만취를 하시고</div> <div><br></div> <div>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리자... 제 손을 잡으시며 하신 말씀이....</div> <div><br></div> <div>"OO아... 천륜은 있다. 니가 이 세상을 누이처럼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길 바라진 않는다. </div> <div><br></div> <div>다만... 윤리는 지켜라. 그리고 멋지게 살아아오." 라고 말씀하시던 모습을 </div> <div><br></div> <div>제 아내가 보았고.. 그날 이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div> <div><br></div> <div>입이 싼 저는 그 말을 아버지에게 옮겼고... </div> <div><br></div> <div>아버지는 자신의 삶이 너희에게 조금이라도 본이 되었다면 자신의 삶이 너무 멋지다며... 그 날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도 종종 주말마다 아버지 어머니 댁에 방문해서...</div> <div><br></div> <div>고기도 구워먹고 같이 올드팝도 듣곤 합니다. 그러다 종종 거실에 붙어 있는 </div> <div><br></div> <div>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사진을 보곤 합니다. </div> <div><br></div> <div>임기 말 동내 북보다 더 흔들림이 많았지만... 시민 운동가였지만... 아니 여서... 그 분을 더 욕하고 미워했던 누이의 미안한 표정을 보며...</div> <div><br></div> <div>그 분의 사진을 보 안에 저는 제 아버지를 봅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포악했던...(오해마세요 제 아버지 이야기 입니다.), 학력도 짧았던...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가진것 쥐뿔 없었던...., 존심만 쌨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실정은 많았으되 그게 너무 순수해서 였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너무 인간적이었던...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그 사람... 인간 노무현을 제 아버지 얼굴에서 본다면....</div> <div><br></div> <div>우스운 이야기 일까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