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이 글 썼던 사람입니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freeboard&no=825015&s_no=1004321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31539
slr에서 넘어온 피난민이구요... 사실 뭐 피난민이라 할것도 없는게, 글 쓰는것보다 눈팅을 더 많이하던 사람이라...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후로 흥미롭게 slr과 오유를 왔다갔다 하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첫번째 글에서 썼던것처럼... 역시나 slr에서 넘어온 자게이들이 오유 문화에 바로 적응 못하고 충돌이 일어나는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역시 사람인지라, 하루아침에 몇년동안 slr에서 하던 성향을 바로 버릴 순 없었겠죠. 운영자분은 이에 공지까지 올리시며 텃세 금지를 요청하고 계시는데... 과연 다음주쯤에는 어느정도 분위기가 진전될 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slr이 과연 망하느냐 안망하느냐 논란이 많습니다. 망하고 안망하고의 기준이 무엇인가? 저는 첫번째가 글 조회 수, 두번째가 글 리젠률, 세번째가 글의 질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번째 기준은 정성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바로 숫자로 나타내기 어려운 반면, 첫번째랑 두번째는 게시판 목록만 훑어봐도 알 수 있는거죠.
그래서 slr 자게를 훑어보았습니다. 간단하게, 5월 9일 이전과 1주일이 지난 5월 16일의 게시판 글 수만 비교해보았죠. 제대로 몇페이지에 걸쳐서 데이터를 정리하진 않았지만, 얼핏 보아도 글 리젠률이 약 40~50% 가량 줄어들었다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건, 글 리젠률이 줄어든 것에 비해, 글 조회수는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글 리젠률만 줄어들었을 뿐, 방문자수는 비슷한가? 하고 고민을 했지만, 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이내 알았습니다. 만약에 방문자수가 동일했다면, 글 리젠률이 줄어들었을 때 글 조회수가 상대적으로 늘어났어야 하겠죠. 하지만 글 리젠률이 떨어졌는데 글 조회수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건, 이는 곧 방문자수가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정말로 "유저가 떠났다"는게 가시화되었다는거죠.
게시판을 보던 중에, 저보다 더 자세한 분석을 한 글 세개를 발견했습니다.
1. 24시간 동안에 게시글이 몇개나 올라오는지, 5월 2일과, 5월 17일을 비교한 글 . 1만개 vs 4천개
2. 자게와 포럼의 컨텐츠 질적 하락에 관한 분석 글
3. slr / 딴지 / 오유 / xlr(신생사이트) 의 일주일 간 글 리젠 분석 글. (지속 업데이트중)
세번째 글에서 한 분석이 매우 인상적인데요, 오유가 초반에는 slr의 자게인들을 대거 수용하는 듯 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원상태로 복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딴지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상황 분석은 이정도로 마치고, 이제 슬슬 저의 예상 관전 포인트를 적어볼까 하는데요
1. slr 운영진이 여시카페에 메일을 보내서 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였습니다. 말이 가능성일 뿐이지, 상황을 봤을 때 실제 고소를 할 정황이 100%라고 보는데요, 사법 절차가 이뤄지고 법원에서 판결이 나면 이제 다시 또 인터넷 상에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여론이 생길거라 생각이 듭니다.
여시벙커가 세상에 공개된 이후, 자게이들은 slr에 배신감을 느낀 반면에, slr 운영진 측은 그러한 게시판 운영에 대해 충분한 인지를 하지 못했다고 공지글에서 자기변호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상당후의 유저는 이런 변명을 믿지 않았고, 또한 과거에 있었던 지나치게 가혹한 제제 절차에 대해서 쌓인것도 있었기 때문에, 사과글을 되려 변명글로 받아들이고 등을 더 확실하게 돌렸습니다.
하지만 과연 공식적인 법원 판결이 나오면 어떨까요? 법원 판결로 인해서 slr 운영진 측의 비 고의성이 확실하게 입증될 경우, 그때의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그런데 법원 판결이 나오기 위해선 최소한 몇달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고착화 된 유저들의 민심을 되돌리기엔 너무 늦지 않을까요? 이부분이 일단 첫번째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2. 위에서 인용한 3번 링크를 보았을 때, 상당한 자게이 인구가 딴지 게시판으로 유입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트의 성격을 보았을 때, 딴지일보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언론 사이트라서, 자유게시판을 빼면 나머지 컨텐츠의 상당수가 정치, 사회, 시사와 관련되어 있는데요, 과연 사진 취미생활(직업도 상당수)의 연장선상에서 slr와 자게를 즐기던 유저들이, 딴지일보의 사이트 성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3. 현재 추세를 보면, 자게이들은 오유와 딴지로 양분되어 유입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제 생각에 두가지 사이트는 다음과 같은 차이를 보입니다.
- 오유 : 기존 유저들이 만들어놓은 분위기가 뚜렷함. 여시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 전쟁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싸움글을 많이 접하게 됨. 매우 개념찬 운영자가 있음. 다양한 게시판이 있기 때문에, 단일 게시판이던 자게와 달리, 각자 취미별로 선호하는 게시판에서 놀 수 있음. 여자가 많음. 사진 업로드가 편리. 사진 관련 컨텐츠를 즐기기에 '특화'되어 있지 는 않음. (그러나 공지에서 운영자가 사이트 개편에 대한 언급 함)
- 딴지 : 자게이들을 위해 자유게시판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존의 자게 문화가 고스란히 넘어옴. 심지어 UI마저 비슷함. 2번에서 언급한 정치, 사회적 이슈에 피곤할 수도 있을 수 있지만, 반면에 적응하면 더 재밌게 즐길 가능성도 있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의 slr 자게이 중, 기존의 자게 문화를 계속하여 즐기고 싶은 유저는 딴지로 가고, 오유 문화에 금세 적응하고, 오유 내의 다른 컨텐츠에 맘이 든 자게이들은 오유에 남게 되는 2분할이 이루어질 것 같은데, 아직까지 뭐라 확정지을 순 없고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