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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829799
    작성자 : 꿈꾸는나이
    추천 : 32
    조회수 : 640
    IP : 218.238.***.172
    댓글 : 104개
    등록시간 : 2015/05/12 20:56:45
    http://todayhumor.com/?freeboard_829799 모바일
    성적폭력의 피해자로써.. 여시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안녕하세요.
    어떤 말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처음 글을 남기는게 이런류의 글이 된다는 것이 몹시 속상하지만
    댓글 남기신 여성시대 회원님의 이야기가 혹시나 제 지인이었다면 혹은 저 피해자가 나였다면 하는 생각이 들자
    손이 떨리고 위가 조여와서 그 분이 보실지 안보실지도 모르는 글을 짧게 남깁니다. 

    여시님, 정말로 친구분이 성폭력을 당하신게 맞나요?
    정말 단 0.1%의 친구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성의 힘 혹은 약물 등 눈은 뜨고있지만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손 하나 까딱 할 수 없는 공포 속에서 벌어지는 성적인 폭력을 당하신게 맞나요? 

    맞다면 정말로 댓글 다신 여시님, 그렇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아무리 피해자 친구분께서 동의하셨다고 하더라도 노상처 라는 등의 단어를 쓰시면 안됩니다. 
    진지병이라고 욕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피해자분이 성폭력을 당하신게 맞다면
    다른 어디에 가셔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는거에요.. 

    자랑거리도 아니고 당당할거리도 아니지만, 저는 성추행 피해자입니다. 
    정확히는, 성적 행위의 바로 전 단계에서 가해자가 저를 놓아주었고 덜덜 떨리는 몸으로 집에 들어가 
    아버지를 부여잡고 통곡했습니다. 그 이후의 과정은 생략하지만, 결국 가해자는 잡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저는 바로 그 놈의 얼굴을 보고 있었으면서도 수십분의 시간동안 그놈을 똑바로 보고 있었으면서도 
    그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그게 말이되냐며 합의하에 진행된것이 아닌지를 묻더군요.)
    말이 안되지만, 하지만 성폭력이라는 것은 정말 그렇습니다. 고통과 두려움, 생명의 위협까지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눈은 뜨고있지만 아무것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저는 또한 저와 비슷한 혹은 폭력이 더해졌던 피해자분들에 대해 익명커뮤니티에서 종종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그 분들 중의 일부는 아직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세요. 
    지금은 저희 가족들 사이에서 이 일이 물 속에 잠긴것처럼 묻혀졌지만, 아주 가끔씩 아버지가 그 이야기를 하시며 
    끓어오르는 분을 못참으실때도 있습니다. 아닌척 괜찮은척 살아가지만 사실은 그 트라우마가 내 안에서 나를 갉아먹어요. 

    물론 저는 지금 괜찮습니다. 많이 나아졌고, 또 잊기위해 발버둥쳤고 잘 이겨냈어요.
    하지만, 여시님의 댓글을 보면서 이가 갈리고 화가납니다. 고소 못하실수 있어요. 너무 힘들고 어려우며 성폭력에 대해 
    우리네의 인식은 아직까지 고소의 모든 과정에서 피해자를 안전하게 지켜줄수 있는 (법적 처벌과는 다르게) 상황이 안된다고 보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친구분이 설사 동의하셨다고 하더라도 .. 내 친구가 성폭력을 당했대 근데 노상처, 혹은 고소해봐 ㅋㅋ 등의 
    조롱어린 말투는 쓰지 않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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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2 20:57:06  211.209.***.31  LokTar  9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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