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쪽팔림에 면목이 음슴으로 음슴체.</div> <div> </div> <div>어제 아침엔 분명 해가 쨍쨍했음. 날도 더웠음. 분명히 그랬음.</div> <div>하루만 일하면 연휴 시작이라고 눈누난나 출근함.</div> <div>어제의 접선장소는 동대문이었음..... 생각해보면 이게 화근임.</div> <div> </div> <div>충실하게 업무를 다 하고 집에 가려는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음.</div> <div>이때 지하철을 탔어야 했는데 왠지 버스를 타고 싶었음.</div> <div>그랬으면 그냥 버스나 탈 것이지 도매서점이 보이길래 구경도 함.</div> <div>이것도 화근임....... 여러분 날 궂은 날에는 바로바로 집에 기어들어 갑시다.</div> <div>아무튼. 서점 구경도 하고 나왔는데, 까똑까똑이 울림.</div> <div>아는 동생이 지하철 사고났는데 별일 없냐며 걱정하는 톡을 보냄.</div> <div>별일 없다고 답장하고 있는데, 어어어어?</div> <div>무언가 거대한 것이 나에게 돌진함.</div> <div>으어어어엉ㄱ! 하고 짐승소리를 울부짖으며 버텨보려 했는데 아뿔싸 빗길임.</div> <div>그대로 날아서 왼쪽 어깨로 슬라이딩 함.</div> <div>잠시 상황파악이 안됨......아프고 나발이고 쪽팔리고 뭐고 없음.</div> <div>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이해하는데 한참 걸림.</div> <div>고개를 들어보니 여성 두분이 어쩔줄 모르는 얼굴로 연신 사과하고 있음.</div> <div>가슴팍에 거대한 천? 옷? 뭔지는 몰라도 여튼 동대문에서 구입할법한 보따리를 안고 있음.</div> <div>나한테 돌진한 것의 정체는 저것이었음. 어쩐지 푹신하더라니.</div> <div> </div> <div>찻길가에서 덮쳐오는 물보라를 피하려다 나를 덮친거임.</div> <div>상황설명과 함께 연신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잊고있던 쪽팔림이 몰려옴.</div> <div>그 여성분들......내 덩치의 절반이었음. 그런 연약한 여성분의 어택에 액션영화를 찍은 내가 매우 민망함.</div> <div>하필 흰 바지였는데, 멋지게 시커먼 얼룩이 생김.</div> <div>여성 한분이 바지라도 사주겠다며 주위를 헤매는데, 옆에 도서총판 있고 화분 팔고....</div> <div>선인장을 입고 집에 갈 수는 없지 않겠음?</div> <div> </div> <div>매우 쿨한척, 아니 실제로 나는 쿨했음. 여성분들의 체구를 확인하고 보니 넘어진 내가 잘못한거임.</div> <div>화도 안남. 아픈데도 없었음. 되레 여성분들이 나를 들이받고 다친건 아닐까 걱정됨.</div> <div>당신들 다친곳 없고, 나 다친곳 없으니 만사 오케이. </div> <div>혹여 그쪽이 이런 일을 당하면, 나처럼 보내주라고 나는 괜찮다고 멋진 멘트 날리고 돌아섰음.</div> <div>그리고 아까 탔어야만 했던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데 정강이가 따끔거림.</div> <div>오 쉣. 내바지 반바지였음. 정강이 멋지게 쓸림. 나 피부묘기증 있음. 기괴하게 부풀어오름.</div> <div> </div> <div>자고 일어난 지금, 아픈데도 없는데 이상하게 쪽팔림이 배가됨.</div> <div>부풀어 올랐던 정강이도 다 가라앉았는데 쪽팔림은 가라앉지 않음.</div> <div>마무리를 어케 해야 할지도 모르겠.......</div> <div> </div> <div>여러분. 비오는 날엔 길에서 핸드폰 확인하지 맙시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