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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부장인 장 부장은 평소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회계원리를 꼽았다. 그는 TV에 나오는 인문학자는 모두 사기꾼이라고 생각했으며 문학은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시간 때우기, 철학은 지독히 재미없는 말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장 부장은 회사에서 칭찬 받는 일을 좋아했고, 질책 당하는 일을 싫어했다. 그는 칭찬을 들은 날이면 같은 부서 후배 직원들을 불러내 소주를 마시며 과거 무용담을 늘어 놓았고, 질책을 들은 날엔 역시 같은 사람들을 불러내 한탄을 하곤 했다.
한편 이십년 전 장 부장과 혼인을 해 장 부장과 함께 살고 있는 김지애 씨는 평소 문학을 가까이해온 인물이었다. 김지애 씨는 주5일 술을 마시고 들어오는 남편의 건강(정신건강을 포함하여)을 걱정해 책을 선물하기로 했다. 그녀가 사가지고 온 책은 카프카의 <변신>이었다.
장 부장은 아내가 사 준 책을 침대 머리 맡에 두었다. 그리고 주말 저녁, 그는 책을 열어보는 시늉은 했다. 그러나 몇 줄 읽고나서 그는 “에잇, 사람이 어떻게 벌레가 돼”라며 책을 던져 두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고 월요일 아침, 장 부장은 주간 경영회의에 참석했다. 경영진의 지시는 더욱 공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라는 것이었다. 장 부장은 회의가 끝나자 부서 사람들을 모아다 놓고 “진행 중인 거래 건들이 어떻게 되느냐”고 한 사람씩에게 물었다. 그러자 한 담당자가, 지금 거의 이야기가 끝난 건이 하나 있는데, 거래 상대방인 A사의 신용도가 낮아서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장 부장은 자신이 책임을 질테니 무조건 그 거래를 성사 시키라고 말했고, 그의 지시에 따라 거래는 그날 오후 성사가 되었다. 그날 저녁, 장 부장은 그 담당자를 비롯한 부서원들을 불러다가 잠깐 담당자를 칭찬한 뒤,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무용담은 2차까지 계속 되었다.
얼마 뒤, 그들은 별로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했다. A사가 부도를 낸 것이었다. 담당자는 곧바로 장 부장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렸고, 장 부장은 왜 A사의 재무건전성을 미리 확인하지 않았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그날 오후, 장 부장은 담당자를 데리고 임원실로 들어갔다. 그리곤 담당자의 부주의로 신용확인이 미리 되지 않았었다며 슬쩍 발을 뺐다. 임원은 일을 왜 이 모양으로 하냐며 한숨을 쉬었다.
그 날 저녁, 장 부장은 담당임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저녁자리를 만들었다. 장 부장이 없는 틈을 직원들은 자기들끼리 가벼운 저녁자리를 가졌다. 동료들은 담당자를 위로하며, 장 부장이 영원히 우리의 상사는 아닐 테니 너무 낙담하지 말자고 했다. 그러자 담당자는 잔을 비우고는, 몹시 쓴 것을 삼켰다는 표정을 하면서, “에이, 벌레 같은 놈”이라고 내뱉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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