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동네에 빵집과 커피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div><span style="font-size:9pt;">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빵집은 손님이 없어서 파리가 날리는 동네에 빵집이 하나도 아니고 3개가 들어왔다.</span></div> <div><br></div> <div>근대역사문화어쩌고 거리를 만든다고 하더니</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냥 빵집, 커피숍, 파스타집, 디저트까페, 일식요리집이 늘었다.</span></div> <div><br></div> <div>오늘도 어김없이 빵집앞, 디저트까페 입구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SNS에 올리기 여념없는 사람들을 본다.</div> <div><br></div> <div>"여기 엄청 유명한 맛집이야. 사진찍자."</div> <div><br></div> <div>속으로 생각한다. </div> <div><br></div> <div>'저 빵집 문연지 3달인데 엄청 유명한 맛집이 된지가 2달이네...' </div> <div>'저기 사진찍는 일식집도 오픈한지 2달인데 줄서서 기다리고, 인도도 없는 노란선 도로에 불법주정차까지 해가며 먹는구나.'</div> <div>'기껏 동네에 파스타집 하나 생겼다고 좋아한지 2년도 안됐는데 예약없이 못먹는 이상한 곳이 됐네...'</div> <div><br></div> <div>그리고 난 그 식당, 빵집들을 가봤다. (커피숍은 안갔지만)</div> <div><br></div> <div>음... 약간 맛있는 편인 곳도 있지만, 그저 그런 곳도 있다.</div> <div><br></div> <div>사실 여기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단골 손님이 아니라, 인터넷과 SNS의 예쁜 사진(최근에 들어온 곳들이라 조명이나 건물 외관 상태가 괜찮다.)을 보고 들른 관광객이다. 왜냐고? 몇년째 이 동네에 있는데 그걸 모르겠나.</div> <div><br></div> <div>뭐가 근대역사문화랑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국가의 돈은 몇백억이 쓰이고, 길바닥에 쓸데없는 벽화를 잔뜩 그려넣고 조형물을 마구잡이로 집어넣고, 오래된 장삿집의 간판을 바꿔 달아주는 그런 일이 대부분이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실 동네 싸고 맛있는 집으로 불리던 "짱구분식"은 개발이 시작되자마자 건물주한테 쫓겨났다.</span></div> <div><br></div> <div>우후 죽순으로 "oo식탁" "oo골밥상" "oo밥집" "oo빵집" "oo제과" 등 1년도 안되는 사이에 지역 이름을 넣은 "맛집"들이 "생겨났다".</div> <div><br></div> <div>손님의 대부분은 도시관광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서 보내는 젊은 커플과 </div> <div>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이 SNS의 사진에 낚여서 파닥거릴 뿐이다.</div> <div><br></div> <div>그들이 즐기는 건 예쁜 사진을 찍을 곳 뿐인데, 그</div> <div>게 이 동네에 가져다 주는 건 주차와 통행방해로 막히는 좁다란 차로를 위험천만하게 다녀야 하는 불편함 뿐이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거기다, 결국 1,2년차 만들어진 맛집들에 점령당하고, 여기 사는 사람들이 이웃처럼 여기던 손때뭍은 그 가게들은 하나 둘 줄어가고 있다. </span></div> <div><br></div> <div>오늘도 빵집앞에 차가 길을 막고 서있고,</div> <div><br></div> <div>여전히 줄이 길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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