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 제일 시간 오래 걸리고 까다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데요. 원가도 비싸고 만드는 법도 까다롭다보니(기본되는 베이스를 만들어 하룻동안 굳혀줘야함) 보통 15분에 네개씩만 나가고 있어요. 

만들어둔 베이스가 마감 세시간정도 앞두고 한 판밖에 안 남아서 쇼케이스에 있는 완제품 가지러 온 홀직원분한테 이거 얼마 안 남아서 천천히 조금씩 나가야한다고 네개씩만 내보내라고 거듭 말씀드렸는데 한판을 다 들고 나가시더라구요. 한번 당해봐서 불안한 감이 없잖아 있었으나 네개만 내놓고 다시 들고 오시겠지.. 하고서 계속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때 완제품은 홀직원이 들고간 한 판+쇼케이스 안에 반 판이 있었구요.

근데 이게 무슨?? 한 이십분쯤 지나 홀직원분이 와서 손님이 제가 만들고있는걸 찾으신다고 하는거예요. 저 그래서 쇼케이스에 있을텐데요? 하면서 쇼케이스 봤는데 정말 싹쓸이.. 텅 비어있음..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라구요. 설마 다 나갔냐고 하니까 다 나갔다고 ㅎ..ㅎㅎㅎㅎ.... 천천히 조금씩 네개씩만 나가야된다고 다섯번은 말한거같은데 알았다고 대답은 꼬박꼬박 하시더니.. 

뒤늦게 쇼케이스를 보신 대빵님의 이게 뭐야!! 라는 버럭과 함께 너 여태 쇼케이스 안채우고 뭐했냐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잔소리를 듣고 혹시 모를 불안감에 완성시켜둔걸 가져가라 했더니 이번에 또 완성시켜둔 여덟개를 다 가져가려고 하는겁니다.. 하 진짜.. 겨우 네개만 들려보내고선 이걸로 마감까지 버틸수 있을까 속으로 계산하면서 만드는데 멘붕와서 손 끝이 떨리더라구요. 족히 두시간은 버틸 양을 만들어놨는데 삼십분도 안 되어서 다 사라지고 억울하게 혼나고..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ㅜㅠ.... 새해 첫날부터 엄청난 멘붕을 안겨준 분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