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련이니 다게에 쓰는게 맞나 싶기도 하였지만 자유게시판에 금연관련한 글들이 많아 여기에 올려 보겠습니다.
1. 금연계기
별 다른 이유가 있기 보다는 처음 담배를 시작한 시절 (19살 무렵...?) 언제 끊을까 하고 생각했을 때 서른이 되면 끊어야지 라고 생각했고
정신 차려보니 병신년 서른이 되어버렸습니다. 1월 1일부터 끊어야지는 너무 식상해서 작년 12월 말쯤에 시작했습니다.
2. 경과
-1일차 : 약국에서 금연패치를 사서 붙였습니다. 생각보다는 효과도 있었고 이대로만 가준다면 뭐 이거 쉽겠다 싶었습니다.
-2일차 : 담배를 끊고 나니 뭔가 비어버린 시간에 할게 없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럼 담배피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노래를 들어라 폰을만져라
커피나 다른 차를 마셔 보아라.. 라고 하는데, 흡연가들은 보통 담배를 입에 물고 오른손으로 폰을 만지면서 왼손엔 커피를 귀에는 이어폰을 하고 담배
를 피는데...... 그럴 수록 담배가 더 생각이 나서 그냥 멍하게 있었습니다.
특이사항 : 더 이상 목에 가래가 끼지 않음. + 입술이 심하게 건조해지고 갈라짐, 민감함으로 자다가도 일어나서 보습을해줘야 했음.
눈깔사탕을 너무 빨아대서 사탕에 혀가 베여 피가 많이 나서 아팠음.
-4~6일차: 패치를 붙이니 침이 고이거나 머리가 멍해지고 하는 금단현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6시가 넘어가면 짜증, 분노, 우울감, 예민함 뭐 등등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7일차 : 금연 클리닉 방문
시중 약국에서 패치가 13,000~ 15000원 정도 조금 부담이 되어 보건소에 가서 간단한 설문조사 후 금연보조제품을 받아왔습니다.
<구성품>
패치7장 (1주일분), 민트 두 통, 금연스틱( 입에 물고 있으면 박하향이 납니다. ) , 손 지압도구( 이게 은근히 도움됩니다)
-8~13일차 : 의식적으로는 담배생각이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만 해만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냥 짜증이 납니다....
특이사항 : 8~13일차에 술자리가 연이어 며칠동안 있었는데 그 중 하루는 만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에게 들어보니 금연스틱을 새로 꺼내서 코에 집어 넣고 숨을 들이쉬었다고 합니다.
그냥 미쳤었나 봐요.... 뭐 박하향이 머리를 시원하게 해준다고 하면서 껄껄 웃었다고 하는데...
-14일차 : 금연클리닉 2차 방문
체내 담배가스(?) 잔존여부를 검사, 없으니 잘하고 있다고 칭찬 받았습니다. 다음주는 건너뛰고 2주뒤에 오라는 말과 함께
패치14장 (패치마다 니코틴 함유량이 다른데 1주차에 받은 강한 것 7장, 약한 것 7장), 민트 3통, 인후스프레이(입안 살균소독제), 스틱 3개
를 받았습니다.
하루종일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참을만했습니다.
-15일차: 냄새를 맡을 수 있음, 근10년 가까이 누가 향수를 뿌렸다해도 심지어 길가에 은행 냄새도 코앞에 가져다 주어야 냄새를 맡을 수 있었는데
후배가 뿌린 향수 냄새를 2 미터 밖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7일차 : 짜증 및 불안 등의 스트레스 증상 완화, 대신 심각한 졸림과 이로인한 집중력저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아직까지는 잘 참고 있습니다.
신체적 변화는 냄새에 민감, 가래 안낌 정도 이며, 원래 취미가 마라톤 산악자전거 웨이트 이런거라서 특별히 더 좋아지고 이런건 없었습니다.
-금연 클리닉에 대하여
가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가족과의 약속도 약속이지만 프로그램 참여 함으로써 뭔가 책임감도 느껴지고 방문날짜에는 문자 혹은 전화도 오니
좋았습니다. 또한 시중 금연패치 등 일반 금연보조제의 비용이 부담이시라면 더욱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지자체별로 다른지는 모르겠으나 주중에 2일은 20:00 까지 운영하니 낮에 가기 어려우신 분도 시간적인 부담을덜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6개월까지라고 하던데 변동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보건 복지부 홈페이지나 금연 검색하면 잘 나올 겁니다.)
아쉬운점은 이름은 금연 클리닉인데
상담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보건소에서 금연보조제 제공해주고 사용방법, 주의사항 뭐 이정도입니다.
클리닉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흡연을 질병으로 바라보는게 맞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 부분에 있어 혹은 수면장애를 겪는
부분에 있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방안을 제시해준다면 참 좋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 이 역시 지역별로 뭐 다르겠지만요)
아무튼 주절 주절 거려봤습니다. 금연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