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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140506
    작성자 : Steel
    추천 : 1
    조회수 : 332
    IP : 1.176.***.133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11/03 05:28:43
    http://todayhumor.com/?freeboard_1140506 모바일
    참다 참다 폭발한 우리반 부반장....(스압)
    그냥 새벽에 잠도 안 오고해서, 제가 초등학교때 알고 지내던 한 아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국민학교때 우리반에 아주 멋진 친구가 한명 있었습니다. 본인은 잘 몰랐겠지만, 제법 전교에서 여학생들 사이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친구였죠.
    공부도 반에서 1~2등을 다투고, 얼굴도 참 귀공자 같이 생겼습니다.
    키도 크고, 싸움도 잘 했어요. 당시 제가 반여국민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5학년 9반 부반장이었는데.

    한번은 5학년 8반 통이라는 놈이 그 친구한테 시비걸다가 된통 털린적이 있어요.
    당시 그 싸움을 목격한 사람은 나랑, 그 통이라는 놈이랑, 그친구 였어요. 
    맞다 그리고, 그때 당시 그 친구...80년대 인데도 유일하게 전교에서 피아노를 제대로 칠줄 아는 친구였어요.
    당시에 베토벤, 쇼팽곡을 칠줄 알았다고 하니 대단하죠?

    이 친구를 A라고 할께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제가 그 친구랑 같은 반이 되었어요.
    너무나 기분좋았거든요. 나름 친했던 친구이기도 하고, 난 그 친구가 반장이 되어서 우리반 잘 다독거려 줄줄 알았죠.

    그런데 그 친구 그때 사춘기가 왔나보더라구요.
    부모님 한테건 선생님 한테건...하긴, 그때 국민학교 생들은 잘 알겠지만, 학급에서 임원을 하거나 하면 의례 학교에 기부를 좀 해야 했어요.
    A는 그게 참 싫었나봐요...

    반장 선거 안나간다고 하는데, 거의 반 억지로 부반장이 되었어요.

    학교에서 담임이 뭔가를 자꾸 주면서 어머니 무슨무슨 행사하는데, 오라고 하느걸 줬는데.
    A가 그걸 화장실 변기에 버려버리더군요.
    정말 그런게 싫은가 보더라구요...

    여튼 그 일이 있고나서 부터는 담임한테 하나 둘 지적 당하기 시작하더군요.
    담임이 앞장서서 인간성 운운하고, 쓰레기 취급하니, 하나 둘, 자신감을 잃어가더군요.

    A의 성격이 남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성격이 아니고 진짜 싸워야 할때만 싸우는 타입이다 보니, 주변에 별것 아닌것들이 까불어도
    그냥 웃고 넘기는 착한 친구였어요.

    그런데, 참 웃긴건, 남학생들 중에서 그 친구를 시샘하던 무리들이 있었는데, 그놈들도 나서서 까기 시작하더군요.
    자기 부모들이 담임이랑 친한거 내세워서 정말 설치기 시작했었죠.
    그 놈들 학교에서 참 여학생들 주먹으로 많이 때렸어요.

    제가 다녔던 반여동은 부모님들이 철거민들이 모여서 정착한 동네다 보니, 생활수준이 엉망이었어요.
    나름 좀 산다 싶은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수준차이도 있었고, 영세한 가정이다 보니,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거나
    이혼가정도 많고, 폭력가정도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그집 자식들은 자기 아버지가 엄마 때리는거 보고
    그거 그대로 학교와서 하더군요. 알만하죠?

    여튼 그 친구A가 유일하게 그 놈들하고 맞서가면서 약한애들 괴롭히면 막아주고 말려주고 그랬는데..
    참 그놈들 어린놈들이지만, 정작 자기 편들어 주는 사람 보다는 자기를 두들겨 주는 애들 말에 더 숙이더라구요.
    그 친구들이 담임한테 A를 욕하자 그 놈들도 거들었거든요.

    안 괴롭히겠다 편들어 주겠다는 말에...같이 동조한거에요.
    뭐, 어린마음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더군다나 A는 당시에 나름 있는집 아이들만 다니는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여학생 많은 곳에 있어서 그런가는 몰라도.
    제법 여학생들에게는 매너있게 대했어요. 솜씨도 학원에서 가장 좋다 그러고, 콩쿨나가서 대상인가 특상인가를 받고 그랬나 보더라구요..

    초등학교 6학년 소년에게도 사랑이 있는지, A는 한학년 아래에 있는 여학생 B를 좋아했구요. 그 여학생과 고백하고 사귀는 사이였어요.
    착한 A의 성격 덕택에 B여학생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는데...

    그 성격좋은 A가 여학생 B를 좋아하자, 우리반 여학생들이 난리가 난겁니다. ^^;
    진짜 하루종일 괴롭히더군요. 난 그때 처음 여학생들이 한명을 집단으로 괴롭히면 어떻게 되는가를 봤어요.
    정말 집요하더군요. 옆에 있는 내가봐도 아닐정도로...
    도시락통을 버린다거나, A앞에서 B욕을 서슴없이 하질 않나, A가 조금만 부딛혀도 욕하고, 물건 집어던지고,
    A가 조금만 화내거나 공격적으로 나오면 담임한테 뛰어가서 일르고, 담임은 그거 핑게삼아서 애들 앞에서 비짜루로 A를 폭행하더군요.

    그런데도 A가 정말 잘 참더라구요. 이야~ 싶을 정도로요.

    난 그때 A한테 물었어요. 왜 그리 참냐고...
    논리가 참 단순했습니다.
    자기랑 상대안되는 것들이랑 싸워서 뭐하냐고, 그냥 있으면 되지, 진짜 내가 화나면 저 놈들 한주먹 거리지만...
    그래도 자기 보다 약한놈 때리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냐고 하더군요.

    지금 보면 참 멋있어 보이죠? 근데 전 자신감 잃은 A가 그냥 기가 죽어서 꼼짝못하는거에 대한 변명하는걸로만 보였어요.

    네...맞습니다.
    A는 지금 우리반에서 제대로 왕따 당하고 있었던 거에요.
    이유요? 만만하다는 겁니다. 그게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누가 주동하고 건드려서 가만있으니깐 점점 강도가 심해진겁니다.

    한철이라는 놈이 있었습니다. 진짜 별것 아닌 친구였는데, 꼭 강한애들 옆에서 살살 거리는 놈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말끝마다 'ㅆ'자 써가면서 A를 자극했어요. 누가봐도 A가 폭발하면 얻어맞을게 뻔했는데..
    자기 뒤에 친구 있다 이거죠...심하다 싶을 정도로 A를 자극하더군요. 말로요...

    그때가 점심시간이었는데...A가 암말 안하더군요. 밥먹고 조용히 한철이놈 따라가더니..
    쓰레기 소각장에서 거의 반죽음 상태로 패고 있더군요.
    네...분명히 A는 또래친구들에 비해서 덩치도 크고, 운동도 잘했으며, 싸움도 잘했어요.

    그런데 한철이라는 놈이 된통 걸린거죠. 당시 우리반 학생들이 소각장 주변청소를 맡고 있었는데.
    한철이가 신나게 맞을동안에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못했습니다. A가 뭔가 결심한 듯이 한철이를 패고 있었고,
    말리는 놈도 죽이겠다고 엄포를 놨거든요.

    네...A가 변한건 그때 부터였네요.

    한철이 폭행사건 이후...A를 심하게견제 하던 무리중에 만목이라는 놈이 있었습니다. 진짜 여학생들 한테 막대하고 욕 잘하던 놈이었는데.
    그 친구가 A의 타켓이었죠. 다음날 A한테 싸우면 죽여놓겠다고 시비걸다가, 또 당했습니다. A가 그놈도 노리고 있었나봐요.

    그때 부터 A는 내가 알던 A가 아니더라구요.하루걸러 한놈씩 소각장에 끌고가서 패더군요.
    알고보니 A는 울학교 전체에서 싸움제일 잘하는 친구 둘과 아주 절친이었습니다. 우리반에 그친구 둘이 매일같이 놀러왔거든요.
    A 시샘하던 놈들도 가만있었습니다. 누가 A의 타켓이 될지 몰랐거든요. 아에 건드릴 생각도 못 했죠.

    나도 그때 A가 그렇게 무서운 애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며칠뒤...
    A의 어머니가 학교에 오셨더군요. 네 쉽게 말해서 교무실 한번 들었다가 놓고 갔습니다.
    말은 안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네요.
    국회의원 집안과 연줄이 있고, 친척중에 3성장군 2성장군이 포진하고, 당시 잘나가던 실세집안 이었습니다.
    자기 집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세가 약간 기운것 뿐...그 집안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크더군요.

    그리고 친척중에 교육부에 일하시는 분들도 계셨구요.

    그 담임...사색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애 한테 돈 몇푼이나 기부금 몇푼 받아내려고 치사하게 해동하다가.
    결국 A가 폭발하고 나서야 모든게 나와버렸죠. 그때 교감선생님이 A의 어머니랑 또 같이 오신 어른한테 90도로 숙이면서 죄송하다 하는걸
    봤습니다. 제가 교무실 화장실 청소 담당이라서 큰소리가 나길래 봤는데. 그때 모습은 잊을 수가 없더군요.

    그 이후 어찌되었냐구요? A는 진짜 폭군중에 폭군으로 행동했습니다.
    물론 끝까지 친구였던 저 한테는 잘 해주고 있었죠. 그런데요. A는 독재자 폭군 그 자체였습니다.

    똑같이 막나가더군요. 여학생들 한테는 무섭게 욕하고, 마음에 안들면 발길질 하고,
    자기가 부반장이니 자기가 시킨대로 안하면 책상 엎어버리고, 나무의자 애들 한테 집어던지고 그러더군요.
    참 웃긴게요~ 그렇게나 한학기 넘게 괴롭히더니...나중되니깐, 그 여학생 무리도 설설 기더군요.

    여학생들 한테 욕도 하고 손바닥으로 툭 하면 뒤통수 치면서 욕해도. 아무도 어쩌지 못하더군요.

    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짜 더 지랄할걸 그랬네. 미친것들....'

    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그냥 참기만 하면 왕따 당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한 사례로 이야기 했지만,
    요즘은, 그냥 깝갑한 한 단면을 보는것 같더군요...

    그냥 잠도 안오고 당시에 정말 폭군같았던 내 친구 A가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지금은 뭐 하고 지내려나...그렇게 변한뒤로 제가 다른 중학교 가는 바람에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이게 A라는 친구 잘못일까요???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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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3 06:41:59  122.37.***.51  이뭔지모른다  657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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