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림칙한 공기를 뒤로 하고 밤공기를 들여 마셔본다. <div>속이 뚫리는듯하게 차가워진 공기는 코끝에서 시큰거리며 재채기를 부른다.</div> <div>"에...."</div> <div>재채기를 마중갔던 감은눈은 이내 실망하고, 코를 손으로 부비며 간질거림을 잡아본다.</div> <div>저벅거리며 걷는 발자국이 무겁게도 내리 쉬는 한숨으로 연기를 그리며 가로등 불빛 사이를 가른다.</div> <div>"툭...딸그락..."</div> <div>무거웟던 발끝에 채였던 한숨의 끝자리에 뭔가 모를 물건이 지나간다.</div> <div>휴대폰...</div> <div>'에? 내꺼?'</div> <div>급하게 허벅지를 움켜쥐어 보지만 애석하게도 손안에 있던 녀석이 저만치 가 있는듯 하다.</div> <div>'하.....'</div> <div>땅을 향하던 한숨이 하늘을 찌를 듯이 그림을 그리며 풍겨져 나오고 있었다.</div> <div>저벅이며 주으러 가는길이 마냥 기분 좋지는 않다.</div> <div>주워든 녀석을 매만져 주지만 이미 생겨버린 상처가 쉬 나을 생각을 하지않는다.</div> <div>다행하게도 액정에 주름이 지는 것으로 끝인듯하다.</div> <div>정류장으로 건너가는길에 편의점에 쉬고 있는 캔커피중에 따뜻한 녀석을 꺼내 찬공기를 쐬어준다.</div> <div>"얼마에요 사장님?"</div> <div>"1000원이요"</div> <div>이내 천원짜리 한장을 건네 받은 사장님은 피곤한듯 내려앉은 목소리로 화답한다.</div> <div>정류장 인근에 사람들이 없기에 버스를 기다리며 물어든 담배가 아침보다 눈초리가 덜하다.</div> <div>10여분 정도 남은 시간을 달래줄 커피에 몸을 맡기며 움츠러든 어깨와 손을 펴본다.</div> <div>나지막한 불을 비추며 오는 버스를 반갑게 맞으며 찬바람에 울음지었던 눈초리를 매만진다.</div> <div>따스한 버스 안에 띄엄띄엄 앉은 머리들이 여간 피곤해 보인다.</div> <div>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렇게 보이겠지.</div> <div>"웅...웅...웅..."</div> <div>별안간 휴대폰이 허벅지를 울린다. 잔잔하던 버스의 정적이 깨졋다.</div> <div>'무한동력'</div> <div>업무를 마친 시점에서 이 이름을 본다는것은 꿈에서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그것은 현실이었다.</div> <div>내리 깔리 한숨 위로 전화를 받아본다.</div> <div>"네...김준원입니다 파트장님..."</div> <div>"준원씨...오늘 업무 실적 자료 나한테 보내 줬어? 메일에 안들어 와있네?"</div> <div>집에는 일을 하지 말고 쉬어라. 너만 일하고 다른 사람은 일을 시키지마 제발.</div> <div>"아니요 사내 메일로 보내드렸습니다."</div> <div>"그럴리가? 내가 외부로 돌려놓은게 있는데 거기로 안들어 와있어...확인 한번 해볼레?"</div> <div>그러니까 너만 일을 하고 일을 시키지 마라고 제발... 이 기계같은 놈아...</div> <div>"보낸 내용을 확인은 하겠습니다만 지금은 힘들듯 합니다. 내일 확인 해드리겠습니다."</div> <div>"사내 메일 휴대폰에 연동 안해놨어? 준원씨 안되겠네 일을 그렇게 하면 무슨 일이 되겠어..."</div> <div>내 돈 주고 내가 산 휴대폰에 그런 잡스러운걸 받기가 싫어서 그래...</div> <div>"얼마전에 개인적으로 구매한 기계라 보안이나 등록이 안되서 그렇습니다. 내일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div> <div>"내일 꼭 확인해주고 퇴근전에 항상 보내고 가도록 해요."</div> <div>"알겠습니다. 들어가십시요."</div> <div>끊어 받은 검은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은 참으로 초라한 모습이었다.</div> <div>차마 욕이 혀끝에서 맴돌았지만...소리죽여 한숨이 되어 나왔다.</div> <div>씁쓸하게 더 이상 주름지게 만들기 싫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우겨 넣으며 </div> <div>차가운 공기를 다시 마주하는 정류장에서는 한산한 가로등 불빛이 나를 비추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br></div>
출처 |
해야할일이 태산 같은데 일하기 싫은 내 머리... |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