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뱀! 입니다.
그것도 독사!!! 독사하면 방울뱀!!! 올해는 뱀의 해!!!
산책 나갔다가 만난, 아마도 불법 애완용으로 길러지다가 버려져서 얼어 죽은 방울뱀짜응과 장독대 밑에 또아리 틀고 동면 준비하다가 친구네 부모님께 맞아 죽은, 동면 위치 선정하려다가 묏자리 선정한 살모사짜응을 기리며 글을 씁니다.
1. 방울뱀의 방울에는 방울이 들어있지 않아요.
방울뱀의 방울소리 아닌 방울소리를 잘 들어보면 '딸랑딸랑'하는 방울소리가 아닌 '촤르르르르르르륵' 하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방울뱀의 방울 아닌 방울을 자세히 살펴보시면(은 드립 방울뱀 방울 자세히 살펴보지 마세요. 잘못하면 주금) 껍데기 안에 방울이 있는 방울 형태가 아닌 체인 형태의 방울이 아닌 방울들이 차례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로 방울뱀의 방울은 방울이 아닌 방울인 것입니다.
(본격방울셉션)
방울뱀은 방울... 음... 편이를 위해 그냥 방울이라고 합시다. 어쨌건 방울뱀은 짝퉁 방울을 달고 태어납니다.
Pre-button 이라고 부르며 아직은 아무런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몰캉몰캉하다고 합니다(개인적으로 참 만져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허물을 벗으면 이 끝에 있던 부드러운 방울 형태의 조직이 딱딱하게 교체됩니다(이 방울 부분은 우리의 손톱이나 발톱과 비슷한 종류입니다.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진 것이죠). 하지만, 여전히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허물을 벗으면 이제 방울이 두 개가 되면서 '촤락 촤락' 하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두 개 밖에 없기 때문에 성체의 포스 있는 '촤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랄라라락' 하는 멋진 소리는 내지 못합니다. 이 방울은 허물을 벗을 때마다 하나씩 추가 됩니다.
한 때 방울뱀의 방울을 세어보면 나이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그 해의 날씨나 영양상태에 따라 허물 벗는 주기가 다르고 종종 끝이 떨어지기 때문에 방울을 세도 나이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수컷의 방울이 더 두껍고 길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보는 방울소리 내는 법 슬로우 모션!! (짱짱 멋져요 꼭 보세요)
방울과 비슷한 소리를 내 보고 싶으시다면, 손톱을 기른 후 양손 손톱을 마주하고 손톱끼리 빠르게 비비시면, 비슷한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2. 대부분의 뱀들(블랙맘바 같이 길가다가 눈 마주치면 “ㅅㅂ 덤벼라 닝겐!!!!!” 하면서 시속 20 km로 쫒아 오는 애들 말고...)은 부끄럼쟁이에 겁쟁이들입니다.
방울뱀이 사람을 만났을 때, 꼬리 소리를 내는 것이나 뱀이 몸을 부풀리면서 쉭쉭(이거슨 입에서 나는 소리가 맞어) 소리를 내는 것은
"널 죽여버리게따!!!" 가 아니라
"어...음..ㅇ..오....오지 마 thㅔ요!!!!! 나 독이 씀!!! 이것 봐!! 내 꼬리에서 무서운 소리도 난다!!! 오면 물꺼야... 흐헝헝... 도망칠 타이밍을 노쳤어... 엉엉... 이쪽으로 오지마 흐헝헝헝헝." 입니다.
무섭다는 거죠. 귀찮게 하면 확 물어 버릴 거라는 거죠. 뱀한테 물리는 경우는 보통 거기 뱀이 있는 줄 모르고 밟거나, 뱀인지 모르고 손으로 쥐었다가 물리거나, 가만 있는 뱀한테 시비 걸다가 역관광 당하는 경우입니다.
무서우니까 꺼지라고!!!! 으헝!!! 하면서 뭅니다.
콱!
참고로 이 뱀은 독이 없는 카펫 파이톤이라는 뱀으로
호주의 어떤 남자가 지붕에 있는 애를 치우려다가 물렸다네요... 아저씨는 무사합니다
3. 방울뱀은 한 종류가 아니에요. 32종 + 65~70의 아종이 있습니다.
제가 만났던 뱀은 'Eastern Diamondback rattlesnake'라고 미국 동부에 살아야 되었을 뱀이었습니다만, 춥디 추운 야산에 눈이 쌓인 채로 죽어 있었습... 으흑...ㅠ
무늬가 아주 예쁘죵?
4. 방울뱀은 난태생입니다.
뱃속에서는 알이지만, 태어나기 전에 뱃속에서 부화합니다. 그리고 엄마 뱀이 "흡!"하고 힘줘서 낳습니다.
약 500원짜리 만한 아가 방울뱀
엄마랑 찰칵!
난태생이라고 백상아리처럼 뱃속에서 배틀로얄이 벌어지진 않습니다만, 단지 새끼 때는 아주 작고 독 샘이 거의 발달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잡아 먹힙니ㄷ... ㅠㅜ으헝...
매: 크면 무섭지만, 지금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5. 뱀들은 복사열을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눈에 Rod-cell이 사람보다 훨씬 많이 분포해서 복사열을 눈으로 볼 수 있다네요. 아마 요런 느낌으로?
게임 화면 같아 보시이신다면, 착각이에요
색깔도 약간은 구별할 수 있지만, 정확한 윤곽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사람이 다가오면 붉게 빛나는 거대한 것이 점점 다가오니 얼마나 무섭겠어요.
빛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콧구멍 옆에 있는 Pit-organ을 통해서 열기를 느낀다고 합니다. 신기하죵?
이렇게 아주 어두운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열기가 있는 물체를 분간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전 활용
6. 뱀은 귓구멍이 막혀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안 보이지만, 비늘 밑, 피부 밑에 잘 숨겨져 있습니다
열 감지 하고 냄새 맡고 바이브 타는데 올빵했기 때문에 귀는 있지만 귓구멍이 막혀 있습니다.
뱀한테 아무리 “꺼져!! 꺼지라고 으아아아아아!!!!” 하고 소리질러도 뱀은
"오, 저 벌건 게 점점 더 빨게 진다. 킁킁, 아드레날린 냄새 난다. 뭐라고 하는 듯? 무섭다. 어쩌지...무..물자!"
콱
뱀이 보이면 소리지르고 흥분하지 말고 조용히 피합시다.
7. 뱀독은 크게 신경독과 세포독으로 나뉘며 종류가 여러 가지입니다.
신경독은 보통 마비증상을 일으켜서 호흡곤란이나 심정지로 죽게 만들고 세포독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파괴하거나, 주변세포를 괴멸시키거나, 심장세포를 멈추거나 합니다.
독사마다 독의 종류와 특성이 다릅니다. 혹여 물린다면 뱀에게서 멀리 피하고, 어떤 모양/색깔인지 잘 기억했다가 의료진에게 꼭 알립시다. 그래야 올바른 혈청 사용으로 생명연장의 꿈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포독으로 혈액을 응고 시키는 장면, 선지국이 먹고 시프다
8. 보통 뱀은 자기 몸에 1/3에서 1/2정도 점프할 수 있습니다.
뱀 머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고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또아리를 틀고 있지 않아도 멀리까지 머리를 투척 할 수 있기 때문에 뱀을 발견하면 주변에 알리고 멀리 떨어지는 것이 좋아요. 웅성웅성 하고 멀찍이서 땅 쿵쿵 울리고 봉산 탈춤 추면 뱀도 놀라서 기회를 엿보다가 도망갈 거에요. 괜히 잡겠다고 다가서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위 입니다. 뱀은 궁지에 몰렸다 싶으면 쩜프!! 하고
콱
9. 뱀독은 절대로, 결코, 네이년, 입으로 뽑아내서는 안됩니다.
혈청이 없었던 시대에 일단 뭔가 주입 되었으니 '빨아내면 되겠지!' 하는 마인드로 빨고 복불복으로 살면, '빨아내서 살았다!!!' 하던 시절이 있었으나, 독이 주입되고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빨아내는 행위 자체가 아무런 효과가 없고, 입 안에 상주하는 수많은 세균과 박테리아 때문에 상처에 이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적혈구가 몸 안을 전부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60초 입니다. 혈관으로 주입된 독이 비슷한 속도로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입으로 빤다고 따라잡을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에요. 또한 입안에 상처나 충치가 있을 경우 환자를 구하려다가 환자가 되는 신기를 부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119 구조원 분들도 바쁘고 힘든 일 하시는데 굳이 환자를 한 명 더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한 명도 힘든데 두 명을 들쳐 엎고 산을 뛰어 내려 가는 하는 상황을 상상을 해보세요.
그러니 절대로! naver 빨면 안됩니다. 아니라구요?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2002년도에 연구 발표한 Barry S. Gold, M.D.(의학 박사), Richard C. Dart, M.D., Ph.D.(의학 박사/겸 독극물 박사) Robert A. Barish, M.D.(의학 박사)랑 이거 피어 리뷰한 의사/박사들이랑 싸우세요.
화이팅!
그럼 물리면 어케야 하냐고요?
안알랴줌.
10.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것은 위협행위가 아닙니다.
뱀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동물들에게는 Jacobson's organ(야곱슨기관, 서비기관, 혹은 보습코기관)이 있습니다.그 중 파충류들이 이 기관을 많이 사용하죠. 야곱슨기관은 입 천장에 존재하는 기관으로 공기 중에 뿌려지는 화학물의 냄새를 맡습니다. 그리고 뱀을 비롯한 많은 파충류들이 이 기관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혀를 이용해서 공기를 이 기관으로 보냅니다.
요로케요.
킁킁(두려움의 냄새가 나는군 낄낄)
귀가 잘 안 들리고 눈이 상을 명확하게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 기관을 이용해서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먹이를 쫓아 가는 것입니다. 보통 독사들이 먹이를 사냥할 때 사냥감이 반격의 여지가 있으면 문 상태에서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물어서 독을 주입 시킨 뒤 사냥감이 도망가면 야곱슨기관을 이용해 여유롭게 쫓아 갑니다. 그리고 죽었거나, 죽기 직전의 먹이를 여유롭게 시식하죠.
만일 뱀이 당신 앞에 나타나서 혀를 날름거린다면 그것은 위협행위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거대한 것이 무엇인가,나에게서 뭘 원하는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여긴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뱀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현실적이고 철학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냥 멀찍이 피해주면 앞으로도 알아서 잘 살아갈 겁니다.
참고로 사람도 이 기관이 있습니다!!! 두둥!! 하지만, 태아 때만 존재하고 점점 비강이 자라 덮기 때문에 딱히 사람이 느낄 만큼의 사용은 없다고 생각했으나 요즘 새로운 연구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여자들이 같은 곳에서 생활할 때 생리 주기가 비슷해 지거나, 남자가 배란기 여자를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거나 여자가 테스토스테론을 많이 함유한 남자의 땀 냄새를 더 매력적으로 느낀다거나... 등등) 하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누가 당신을 보고 혀를 날름거린다면 그거슨 바로 당신의 체취를 맛보... 죄송... 제가 오늘 커피를 좀 많이 마셨더니.
뱀은 참 신기하고 무섭죠? 계속 무서워하세요!!!(뱀들도 당신을 무서워한답니다. 그리고 그게 서로에게 좋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괜히 야산에서 만난 뱀을 죽이거나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아! 뱀이다! 여기 뱀이 있어요!" 하고 피하고 갈길 가시면 됩니다.
공포의 대상이 될 필요도 없고, 척결의 대상도 아닙니다. 그냥 요론 삶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동물이에요. :)
본문과는 관계 없지만, 긔요미 레드콘스네이크로 마무리
PS. 뱀에게 물리면...
1. 뱀에게서 멀리 떨어집니다.
2. 뱀의 생김새와 특징을 가능한 상세하게 기억합니다.(뱀마다 독의 종류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혈청 사용을 위해 뱀의 생김새를 기억해 뒀다가 의료진에게 알려 줘야 합니다. 필요하고 수단이 된다면, 뱀을 죽여서라도 환자와 동행 시킵니다... 뱀짱 미안... 근데 니가 먼저 물었잖아...ㅠ)
3. 환자를 진정시킵니다. (패닉 중이면 뺨따귀를 갈기세요)
4. 본인도 진정합니다. (진정이 안되면 셀프 싸다귀를 시전합니다)
5. 119에 연락하거나 연락이 안 된다면 병원으로 신속한 이동을 시작합니다. (중간지점을 정하고 구조팀과 만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6. 환부를 심장보다 낮게 위치 시킵니다.
7. 병원이 한 시간 이상 걸린다면 밸트 등의 압박 가능한 줄로 환부 위쪽, 심장 쪽을 묶습니다. (겨드랑이 쪽, 사타구니 쪽을 묶습니다. 하지만, 최후의 수단임으로 함부로 지혈/압박대를 대지 맙시다.)
8. 환자를 진정시킵니다. (아직도 패닉 중이면 싸다구를 또 갈깁니다)
참고자료
http://www.omg-facts.com/Animals/You-Cant-Suck-The-Venom-Out-Of-A-Snakebi/30436
http://www.piedmontwebdev.org/piedmontbraintumorcenter/?p=537
http://terms.naver.com/entry.nhn?cid=359&docId=427229&mobile&categoryId=359
http://chemistry.about.com/cs/medical/a/aa051601a.htm
http://terms.naver.com/entry.nhn?cid=200000000&docId=1123998&mobile&categoryId=200000475
http://www.documentingreality.com/forum/f241/snake-bites-mans-face-17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