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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diet_82233
    작성자 : 허숭숭
    추천 : 3
    조회수 : 435
    IP : 87.8.***.74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11/05 17:30:48
    http://todayhumor.com/?diet_82233 모바일
    시월 사일오일 일기
    아침에 눈을 떠 옆에 누워있는 사람을 한참을 바라보다, 스트레칭을하고 커피를 끓이러 갔다. <div>뒤이어 분주한 소리가 났다.</div> <div><br></div> <div>아 꿰스뚜라 오늘이네, </div> <div>빨리가 미친놈아. </div> <div><br></div> <div>체류증에 관한 서류를 받으러 경찰서에 가는 날을 시월 오일로 알고있었던 멍청이는</div> <div>부랴부랴 준비해서 집을 떠났다.</div> <div><br></div> <div>모카포트에서 커피향과 음악소리가 빈집을 채워주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발코니에 나가, 한켠에 모아둔 쓰레기를 정리하고, </div> <div>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을떄 이상한 움직임이 있었다. </div> <div><br></div> <div>그 움직임들은 바닥 한켠에 가득 했다.</div> <div><br></div> <div>음식물 쓰레기통 뒤에 작은 공간에서 구더기가 한가득 있었다.</div> <div><br></div> <div>쓰레기도 자주버리는데, 왜 있을까. </div> <div>왜 난 미쳐 알지 못했을까. </div> <div><br></div> <div>벌레도 죽이지 못한다.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div> <div><br></div> <div>내가 그들이 숨고 있던 음식물 쓰레기통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div> <div>그들은 볕이 닿지않는 곳으로 어디론가 바삐 움직이기 바빴다. </div> <div><br></div> <div>한참을 움직이더니, 이내 볕이 닿지 않는 곳에저 그네들끼리 함께 같이 있더라. </div> <div><br></div> <div>계속 바라보았다. 무엇을 그리 바삐 움직이는지, </div> <div>팔다리도 없는 몸으로 어찌 그리 열심히 움직이는지, </div> <div><br></div> <div>순간 내집을 관리하지 못한 내 자신에 역겨움이 났다.</div> <div><br></div> <div>어찌 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굴리다 뒤이어 전화벨이 울린다.</div> <div><br></div> <div>'나 경찰서 잘못왔나봐, 지금 택시타고 다른데로 가고있어.'</div> <div><br></div> <div>에비뉴의 이름이 같은 지역이 한둘이 아니다, 내가 확인하고 가라고 일렀거들</div> <div>기이어 사고를 쳤다.</div> <div><br></div> <div>베란다에 생긴 그 생명체들을 뒤로 하고선, 방으로 돌아와 </div> <div>영화를 틀어놨다.  저들을 죽여야하나 생각에</div> <div>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스포츠 브라로 옷을 갈아 입고서도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div> <div>요가 매트위에 올라가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침대에 올라가 잠깐 눕자고 했던것이 잠이 들었다. </div> <div><br></div> <div>핸드폰이 울렸다.</div> <div>아버지라고 부르는 중학교 담임선생님 한분이 계시는데, 그분에게서 화상통화가 왔다.</div> <div><br></div> <div>어, 아부지!! 잘 지내셨어요?, 살이 왜이렇게 빠지셨어</div> <div>아부지 나 암만봐도 이쁘지요, 나 원래 아부지 며느리 할려고 했잖아</div> <div>시우오빠 동의없이, 근데 요즘에 연애하느라고 그 약속 못지킬거 같은 생각이 드는거 있지</div> <div>근데 아부지 !! </div> <div><br></div> <div>쉴새 없이 재잘재잘거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니가 다 커서 아버지라고 하는데ㅣ 왜 이렇게 눈물이 날려고 그러냐</div> <div>하고싶은거, 하려는거 다 하고 돌아와 </div> <div><br></div> <div>기분 좋은 통화가 끝났다.</div> <div><br></div> <div>초인종이 울리더니 그가 돌아왔다.</div> <div><br></div> <div>'꿰스뚜라 갔다와도, 임시체류증같은건 안주나봐, </div> <div>아 레스토랑 옮기려고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겠네' </div> <div><br></div> <div>'오빠 발코니에 구더기 있어.'</div> <div><br></div> <div>반가운 마음 반, 그가 얼마나 서운하고 섭섭할지에 대한 마음 반</div> <div>한껏 꼭 끌어안고, 발코니의 새 생명들을 보여주었다.</div> <div><br></div> <div>그것들을 본 그는 부엌에서 소금을 꺼내더니 그들 위에 힘껏 뿌렸다.</div> <div>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다.</div> <div>식초를 위에 뿌렸다. 그들의 움직임이 조금 바빠졌다 뿐이지 계속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창문을 닦는 용액을 그들 위에 뿌려보았다.</div> <div>그들의 움직임이 끊기지 않았다. </div> <div>아세톤을 뿌려보았다. </div> <div>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았다. </div> <div><br></div> <div>발코니는 어느새, 소금덩어리들과 식초냄새 아세톤의 냄새는 금방 사라졌다만, 알수없는 화학냄새로 가득 했다.</div> <div>한국에서 대학 다닐때 생각이 났다.</div> <div><br></div> <div>'아 아세톤에 아파할리가 없지, 나 바본가봐, 단백질을 녹일 수가 없는데, </div> <div>변기 막힐때 쓰는 용액을 뿌려볼까?'</div> <div><br></div> <div>뒤이어 화장실 한켠에 두고있던, 수챗구멍을 뚫어주는 용액을 들고 왔다.</div> <div><br></div> <div>그들 위에 한껏 뿌려본다. </div> <div><br></div> <div>움직임이 둔해졌다, 몸을 동그랗게 말기 시작하더니 뒤이어 그 용액이 닿지않는 곳을 찾아 계속해 움직여 갔다. </div> <div>이내 굳은 소금 산 위로 도망가는 이들도 있었고, 얇게 뿌려진 소금들 위로 줄을 그으며 자기들의 움직임이 어디로 향하는지</div> <div>알려주는 이들도 있었다. </div> <div><br></div> <div>'오늘 점심은 안먹을래, 오빠 배고프면 알아서 해 먹어, 방에 갈래'</div> <div><br></div> <div>방에 들어와 있는 나를 뒤따라 그가 왔다. </div> <div>오늘 그 사람도 많이 섭할 텐데, 정신을 차리고 그를 위해</div> <div>이래저래 변호사 사무실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지어 한인회보에 나와있는 변호사들에게도 걸어보고 </div> <div>이러 곳에 전화를 걸어 그의 상황을 알리고 어떻게든 조금이나마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div> <div><br></div> <div>잠시나마 발코니에 있는 그들의 생각이 둔해 졌을쯤에</div> <div>다시 발코니로 나갔다.</div> <div><br></div> <div>동그랗게 말려 움직임이 없는이도, 어디로 향하는지 알수 없는 움직임들 사이에서 몸이 굳어버린 이도,</div> <div>이들 사이에서 살아남아 계속해 움직이는 이들이 몇 나타났다.</div> <div><br></div> <div>내 삶은 나태하다. </div> <div>이들은 어찌되었든 살려고 발버둥을 친다. </div> <div>몸으로 바닥을 기어 움직이더니, 시간이 지나 날개를 달고 바닥과 멀어지고 싶어서</div> <div>이렇게 힘겨운 싸움을 한다. </div> <div><br></div> <div>내가 이들을 죽일 만한 사람일까? </div> <div><br></div> <div>움직임이 나타난 이들이 모이면, 옆에 둔 용액을 그들 몸에 한껏 뿌렸다. </div> <div><br></div> <div>그들의 움직임이 변할때마다 재미를 느꼈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 내 모습이 역겨웠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간이 지나 한켠으로 그들을 쓸어내고, 밤이 되기까지 기다렸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물청소를 하게되면 길을 지나가는 이들에게 다 맞게 될터이니, 새벽에 이들을 정리하자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span></div> <div>은행 문제가 있어서 전 남자친구에게 이를 도와달라 부탁했다.</div> <div>집에 잠깐 들릴테니 기다리라는 답변이 온다.</div> <div>지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는 레스토랑에가 받아올 서류가 있으니 들리고 돌아온다 하였다.</div> <div><br></div> <div>빈집에 혼자 있다, 시간이 지나 치타폰이 울렸다. </div> <div>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지만, 아무런 감정이 들지않는 얼굴이 올라왔다.</div> <div>간단한 근황이야기와 같이 키우던 고양이 이야기를 듣고선, 내 은행 계좌 이야기를 꺼냈다.</div> <div>생각보다 단순한 일인것을 난 왜 혼자 하려하지 않았을까. </div> <div>나의 용건이 끝나고나서, 오랜만에 한식을 해달라는 부탁이 뒤이어 왔다.</div> <div>그를 위해 음식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div> <div>계란말이를 해줘야지, 계란을 풀어 채에 곱게 한번 걸러내었다.</div> <div>이에 치킨 스톡과 간장 약간의 양념을 하고 </div> <div>기름에 달궈진 팬에 곱게 뿌린다. </div> <div><br></div> <div>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내가 좋아하는 이가 나타났다.</div> <div>그가 떠나기 전에 미리 말을 해둔 상황인지라, 당황한 기색 보다는 아 이친구야?라는 표정이 나타났다.</div> <div>또한 그의 표정도 한결 가벼워 보였다.</div> <div><br></div> <div>'어떻게 됐어?'</div> <div>'내일부터 출근할거같아, 쉐프랑 얘기 잘 풀렸어.'</div> <div><br></div> <div>곧이여 부엌에 앉아있던 이를 보더니, 우리가 말하던 언어와는 다른 언어로 그에게 인사를 전한다. </div> <div>서로 다른 언어로 계속해 이야기가 나간다. </div> <div>영어가 편한 나와, 이탈리안이 편한 그와, 한국어가 편한 그와 나. </div> <div><br></div> <div>식탁에 그는 덩그러니 남아, 이야기를 꺼내며 계란말이를 먹고 있다. </div> <div><br></div> <div>상황이 어색한지, 자리를 피한 그를 뒤로하고 저녁 교리수업을 가려 준비를 하고 있다.</div> <div><br></div> <div>'내가 더 잘생겼네,'</div> <div>'말이라고해, 난 쟤보다 쟤 엄마랑 우리 보보가 더 좋아.'</div> <div><br></div> <div>사제관까지 따라 걷다, 신부님께 전화를 드리고 집으로 올라가도 되냐는 허락을 받고선</div> <div>신부님에게 주려고 챙겨온 작은 머핀을 전해드리고 짧은 인사를 했다. </div> <div><br></div> <div>곧이어 같이 수업을 들을 언니도 찾아왔다. </div> <div><br></div> <div>'신부님 저 둘 연애한데요, 다른 자매,형제님들은 다 아는데 왜 신부님만 눈치가 이렇게 없어요?'</div> <div>'뭐? 연애?? 둘이 안지 얼마나 됐다고 연애야, 나참'</div> <div><br></div> <div>교리 수업은 연애와 결혼 사랑이야기로 시작하게 되었다. </div> <div>항상 재미있는 시간이다. 그를 조금이나마 더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더 닮고 싶고, 더 사랑하고 싶은 분이다. </div> <div><br></div> <div>시간이 지나고 뜨람을 타고, 볼일을 보러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div> <div>이상하게 꼰뜨롤로들이 뜨람에 올라 내가 교통카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일할 것만 같은 기분이였다. </div> <div>충전을 하지 못한 교통카드를 뒤로하고, 타바끼에서 티켓 한장을 사들고 뜨람에 올라탄 나는 그의 손을 잡고</div> <div>우리가 가는 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div> <div>아니나 다를까 내 촉은 틀린 적이 없다. </div> <div>컨트롤로가 나타나, 내가 티켓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하였다. </div> <div>방금 산 내 티켓은 서류 처리가 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연신 말을 해도</div> <div>그들은 '마담'이란 단어만 격존칭이지 날 무시하는 어투로, 나도 이게 왜 안되는지 모른다.</div> <div>서류를 보여달라 돈을 내라 연신 같은 말만 반복한다.</div> <div><br></div> <div>이게 왜 안되는지 모르겠다, 내가 방금 샀는데 안될리가 없다 말을 해보지만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div> <div>돈을 낼터이니 이게 왜 안되는지 설명해달라 말하지만, 계속 같은 말만 한다. </div> <div>36유로가 날라갔다. 이틀치 장을 볼수 있는 돈이 공중에서 날아갔다. </div> <div>그들이 떠나고, 티켓을 다시 돌려받고 내가 확인해보니 다시 잘 되었다. </div> <div><br></div> <div>화가 났다. </div> <div>달리고 싶었다.</div> <div><br></div> <div>치마를 입고 나와 달리기가 어려웠다. 너무 뛰고 싶었다. </div> <div><br></div> <div>'아 집까지 뛰어갈래'</div> <div>라는 말을 끝내고 치마를 한껏 짧게 올려 고쳐입고 연신 달렸다. </div> <div>땀이 난다 호흡이 가쁘다. </div> <div>뒤이어 날 뒤따라오는 소리가 난다. </div> <div><br></div> <div>너무 웃겼다. </div> <div><br></div> <div>길가에 주저 누워 한참을 웃었다. </div> <div>'왜 넌 달려오는데, 뒤에서 소리나니까 웃기잖아'</div> <div>'그럼 뭐 난 너 달리는거 보고있냐, 내가 너보다 더 잘 달릴껄'</div> <div>'기다려 치마좀 고쳐입고 한번 더 간다 !! '</div> <div><br></div> <div>한참을 또 달리다 나를 어느순간 앞질러버린 그를 보고 한참을 웃어버렸다. </div> <div>날라간 돈에 대한 생각이 좀 덜해졌다. </div> <div><br></div> <div>거친훔을 고르게 정리하다, 내가 다시 달리니 그 또한 달렸다. </div> <div>대문앞까지 달려온 우리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div> <div>3층까지 한숨에 뛰어 올라왔다. 내 집 문앞에서 숨은 끝까지 차 올랐다. </div> <div>얼굴도 한껏 상기 되어있다. 어째 그는 힘든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숨만 조금 거칠뿐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div> <div><br></div> <div>문을 열고 방으로 곧장 들어가 침대위에 누웠다. </div> <div><br></div> <div>내가 36유로 잊게 해줄까?라는 야릇한 말이 끝나고서 </div> <div>우리가 달려온 시간보다 더 숨가쁜 움직임들이 이어저 나갔다. </div> <div><br></div> <div>한껏 뜨거워진 몸을 끌어안고서 그 시간을 즐기다. </div> <div>밥 먹자라는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부엌으로 곧장 달려갔다. </div> <div><br></div> <div>곡물 파스타로 만든 토마토 스파게티를 먹고선, 발코니의 그 치열했던 그들의 움직임을 정리한다. </div> <div><br></div> <div>하루가 끝났다. </div> <div>내일이면 그는 이집에 더이상 머물지를 못한다. </div> <div>이젠 주일 전날에나 그를 볼 수 있을것이다. 그 생각에 그의 품에 안기어 잠에 들었다. </div> <div>가지 말지를, 이라는 못된 생각도 잠깐 하고선 잠에 들었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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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5/11/05 18:57:16  1.240.***.76  한여름밤의꿀  56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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