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게에 글을 써놓고 몇 분이 지나 보고싶은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 <div><br></div> <div>'닭갈비 재료 사들고 가니까 손질은 내가 할게, 양념장 만들어주라.'</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응이라는 대답도 하기전에 전화가 끊기고 몇 분뒤에 우리집 치타폰이 울렸다.</span></div> <div><br></div> <div>반가운 마음에 문이 열리자 벌컥 안기여 보고싶었다 말하고, 사들고온 재료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div> <div>내가 만든 양념장이 어떤지 먹어보라 건내 준다. 맛있어라는 대답이 돌아오고선 그제서야 난 안심한다. </div> <div><br></div> <div>뒤이어 경쾌한 칼질 소리가 나고 뜨겁게 달궈진 팬에 기름향이 올라온다.</div> <div>난 옆에서 손이 손질된 닭을 새빨간색의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div> <div><br></div> <div>양배추, 감자, 당근, 파, 빨간 양념, 정갈하게 손질된 닭. </div> <div><br></div> <div>배고프다 연신 노래를 부르던 둘은 배가 부르게 점심을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div> <div>영화를 보다 어느 다른 커플들과 다를 것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곧 있으면, 이 행복도 끝이 나겠지. </div> <div>레스토랑 휴가도 끝이 날터이고, 난 다시 일을 받아 작업하다 논문을 쓰며 시간을 보내겠지. </div> <div>주일 밖에 못 볼것을 알기에, 이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 </div> <div><br></div> <div>저녁엔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었다. </div> <div>복원 미술을 하는 친구, 프러덕 디자인을 공부하는 친구, 피아노를 치는 친구, 바이올린을 켜는 친구, 성악을 하는 친구.</div> <div>오랜만에 다섯을 모두 다 만나기로 했다. </div> <div>오랜만에 쓸 다른 다른 언어라 걱정했지만, 서로 알게 된지 3년이 훨씬 지났다. </div> <div>여자들끼리라 그런지, 오랜만에 얼굴 볼 생각보단 내 옆에 누군가가 궁금해서 만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div> <div><br></div> <div>점심을 한가득 먹어두고선, 저녁도 한가득 먹었다. </div> <div>내 덕에 알게된 훠궈에 맛을 들린 친구들이 날이 추워졌다며 차이나 타운으로 가 중국식 샤브샤브를 실컷 먹었다.</div> <div>물론 청일점인 남자친구가 도마위에 올라가 열심히 매질을 당했다만, 재미있었다.</div> <div><br></div> <div>하루 종일 너무 많이 먹었다. 근래들어 고기 많는 횟수가 좀 늘었다. 줄여야겠다. </div> <div><br></div> <div>차이나 타운에서부터 집까지 걸어가자 얘기를 하고, </div> <div>추운 바람을 피해 손을 꼭 잡고 코트 속에 넣고 길을 따라 한참 걸었다. </div> <div><br></div> <div>익숙한 길들, 길에 가득 찬 겨울 냄새, 날이 습한지라 길마다 올라오는 겨울 안개.</div> <div><br></div> <div>올 여름은 많이 추웠으니 올 겨울도 많이 추울거야. </div> <div>아 집에 와인 사다둔거 있잖아, 영화 보면서 마실까?</div> <div>내친구들 어때 재미있었어? 오늘 너무 많이 먹었나봐 </div> <div>내일은 운동 더 해야겠다. 레몬 젤라또가 먹고싶어, </div> <div>내일은 뭐 해 먹을까? </div> <div>치킨 스톡만들어 놓은 치킨 살발라서 닭죽 해먹자, 왜 싫어?</div> <div>아니 나 그 영화 아직 안봤어. 아 좋다. </div> <div><br></div> <div>한참을 걷다보니 집에 오게되었다. </div> <div>한 집에 있자니 아직도 어색하다만 너무 좋다. </div> <div>샤워를 하고, 와인을 따라두고 영화를 보자며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div> <div><br></div> <div>곧 이어 시간이 좀 지나 서로 컴퓨터 앞에서 꾸벅 꾸벅 졸다 잠에 들었다. </div> <div><br></div> <div>아침에 눈을 뜨니, 옆에 있는 누군가가 아직도 어색하다만 기분이 참 좋다. </div> <div>꼭 끌어 안긴 팔을 제 몸과 가까이 올려두고, 이불을 빠져나간다. </div> <div><br></div> <div>여섯시 오십분, 운동하고 커피마시면 여덟시 반쯤 되겠거니 생각해</div> <div>항상 운동하던 내 방을 뒤로 하고, 잠이든 그를 피해 부엌으로 요가 매트를 펼친다. </div> <div>항상 입는 파란색 브라를 입고, 보라색 운동화를 고쳐신는다. </div> <div><br></div> <div>어제 하루종일 먹은 음식들 때문에, 배가 살짝 나온거같은 기분이다. </div> <div><br></div> <div>어제만큼 운동을 하고, 모카에 커피를 올리고 글을 쓰고 있다. </div> <div><br></div> <div>오늘은 어떤 하루가 일어날까, 신경쓰이는 일들이 다 해결되었으면, </div> <div>그분 뜻따라 내 삶이 이어져 나갔으면, 오늘 하루도 더 사랑하는 날이 되었으면, </div> <div>오늘은 노란색인 하루였으면 좋겠다. </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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