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편(?)에 이어서,
오늘도 시간이 좀 남아 별로 영양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또 본인 이야기를 합니다.
자랑은 자랑이겠지만-_-;
어릴 때부터 못하는 운동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다르게,
운동 자체가 놀이였으니까요.
(학교만 끝나면 운동하면서 노니까, 못하는 게 이상했겠죠 -_-;)
많은 나이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90년대만 하더라도 학교 운동장에 많은 학생들이 있었잖아요.
지금이야,
학원 가느라, 아니면 PC 게임 하느라, 바쁘겠지만...
암튼, 달리기 이야기를 하겠는데,
제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보면,
우습게도 달리기의 경우 잘하기도 했지만, 또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라고 하실 분도 있으실텐데...
정확히 말하자면 단거리는 정말 잘했습니다.
그런데 장거리는 정말 못했죠.
100m는 공식대회 나가서 트랙에서 뛰어서 12.2 까지 찍었습니다.
물론, 육상부가 없는 학교라 제가 나가서 당시에 꼴찌를 하긴 했지만 ㅋㅋ
체육대회에서 항상 반 대표 선수였고,
심지어 군대에서는 병장 때 90kg의 체중에도 대대 체육대회에 나가서 전체 3위를
할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200미터가 넘어가면 급속도록 퍼지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창시절에 1.5km 달리기를 했잖아요.
체력장 같은....
한 번도 완주를 뛰어서 한 적이 없습니다.
2바퀴 돌고 걸었다가, 마지막 한 바퀴 억지로 뛰어서 들어왔죠.
주위 친구들도 신기해 했습니다.
단거리 달리기는 엄청 잘하는 녀석이 200미터만 넘어가면 뒤로 쳐지니까요.
이게 군대까지 이어집니다.
훈련소 들어가서 첫 주에 체력 측정을 하더라고요.
지금도 기억하지만 소대 36명 중에서 뒤에서 2등 했습니다.
기록이 지금도 기억 나는데요.
9분 58초.
그 뒤로 훈련 끝나면 매일 같이,
단독 군장 구보, 완전 군장 구보, 막 이런걸 시키더라고요.
항상 소대에서 뒤에서 2번째였고,
심지어 완전 군장 구보를 할 때에는 아예 이탈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장거리를 못했죠.
그런데 그렇게 6주간(당시에 설 연휴가 겹쳐서)
훈련소에서 구르고, 마지막 주에 또 체력측정을 했습니다.
놀랍게도 7분 30초라는 기록으로 들어왔습니다.
분명 중간에 걷기도 했는데 말이죠.
훈련소에서 유일하게 기쁨을 느꼈던 적이 그때였던 것 같습니다.
'아 나도 되구나!!'
엄청 좋은 기록은 아니었지만,
6주만에 무려 2분 30초 가량 줄인 거니까요.
그리고 자대로 갑니다.
여기서는 좀 지옥이었어요.
제가 있던 자대에서는 아침 구보를 끝내면, 하루 일과의 절반이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 신병들이 오면,
대다수는 구보 대열을 이탈하고, 그 중 또 일부는 구토를 하거든요.
아침에 3km 알통구보를 하는데, 그 무거운 전투화 신고 뛰니까,
3km를 달리는 게 아니죠.
(여자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모래주머니 1kg 짜리 양쪽에 차고 달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심지어 속도도 빠릅니다.
기록을 재면 15분 안에 들어오니까요.
그냥 달려도 숨차 죽을 것 같은데, 군가 불러야지, 소리 질러야지, 열 맞춰야지,
옆에 고참 눈치 봐야지(목소리 작으면 갈굼 받으니...)
그렇게 장거리 못하는 제가 여기서 강제로 장거리 달리기 연습을
매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딱 한 달 정도 지나니까 할 만 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전역할때까지,
정말 잘 달렸어요.
심지어 병장때는 일과 끝나고 10km씩 달리기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유일하게 군대에서 배운 게, 달리기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20살 초반까지,
장거리 달리기를 정말 최하위권으로 못했는데,
군대에서 본의 아니게 그게 해결이 되더군요.
지금 생각해도 유일하게 군대에서 배워 온 점이 바로 달리기입니다. -_-;;
사회에 나와서도 한 때 달리기를 꾸준히 해왔죠.
그 후로 다른 운동 하면서, 달리기를 소홀히 했다가,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했는데요.
달리기는 정말 힘든 운동이면서도, 또 쉬울 수도 있어요.
고난도 동작을 요구하지 않으니 쉬울 수도 있지만, 또 반대로 장거리를 달리려면,
또 그만큼 힘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과거 떠올리면,
달리기를 잘하려면,
(다이어트를 하려면 장거리를 잘해야겠죠?)
처음부터 누구나 잘할 수 없으니,
달리는 거리를 차차 늘려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제가 최근에 500미터 달리기를 하듯이...
기록을 재는 이유는,
500미터를 달리더라도, 단 1초라도 빠르게, 즉 강도있게 뛰는 게 중요해요.
그만큼 다이어트 효과도 좋고,
나중에 1km를 그렇게 뛰어버리면 당연히 후반에 퍼져버리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학습의 동물이잖아요.
세트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또 1km 최단 시간(본인의 한계선에서)에
달리면서, 페이스 조절을 하게 됩니다.
그때에 다시 1.5km로 거리를 늘리고, 이것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몇 개월 안 가서 10km도 완주가 되죠.
10km 긴 거리 같지만, 잘 달리는 사람들은 40분이면 충분하니까요.
짧은 시간 내에서도 강도 높은 유산소로 다이어트에 큰 효과를 볼 수도 있어요.
다시 말하지만 최근에 인터벌로 500미터 달리기를 하는데,
물론, 평소에 웨이트도 꾸준히 하지만,
달리기를 얼마한지 안 되는데, 체중이 좀 줄어들기 시작하네요.
막상 하루에 순수하게 뛰는 시간은 10분이 채 안 되고 그랬는데 말이죠.
뭐,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 할까요 ㅎ
달리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꾸준히 달리시고,
달리기를 하실 분들은 '힘들다, 안 된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하루에 10분이라도
강도 있게 달려보세요.
같은 시간을 달려도 더 많이 달릴 수 있으면, 점점 실력은 향상 됩니다.
어플로 측정하는 재미도 있고요.
암튼, 즐거운 달리기 하시길....-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