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이 사태가 더이상 페미니즘이냐 아니냐를 넘어서
웹툰 작가들의 오만한 작태까지 까발리고 있네요.
그들의 고압적인 태도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어요.
어떻게 예술을 하는 사람이,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 당신같은 독자 필요 없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거죠??
 
스무살에 아마추어 연극판에서 취미로 시작해
지금은 연극을 통해서 밥을 벌어먹고 있습니다. (배우는 아닙니다 ㅎㅎ)
아마추어 연극을 하면서 돈 한푼 안 받아도 관객들이 즐거워해주면 그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지인분도 아닌데 와주셔서 공연 봐주시고 배우에게 사진 같이 찍어달라고 하셨던 그 관객분은 영원히 잊지 못할겁니다.
지금도 관객분이 공연 잘봤어요~ 한마디 해주시면 일주일이 힘이 납니다.
반대로 공연에 실망해서, 다른 관객땜에 컴플레인이 오면 관객분께 즐거운 기억으로 남지 못한 공연이라는 생각에 너무나 맘이 아픕니다.

 연극 제가 연출하거나 손으로 쓰거나 출연하는 것도 아닌데
작품이 이렇게 제 자식같습니다.
내 자식 예쁘게 봐주시면 행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죄송하고 속상합니다.

그런데 이 작가들은 어떻게 팬을 자청하며 작가한테 직언해주는 소중한 팬들을 그따위로 내칠 수 있는 건가요?
공짜로 보면서 말이 많다느니 너같은 팬은 필요 없다느니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이 작가라는 이름을 달고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밥을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것은 독자들 덕분입니다.
독자들 주머니에서 직접 자기 주머니로 꽂히지 않아서 우리가 프리라이더로 보이시나본데,
이 인터넷 공간에서 돈이 되는건 트래픽입니다.
트래픽을 올려주는데 여러분의 창작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포탈에서 돈을 주는거에요.
우리의 마우스 딸깍질이 공짜로만 보이세요??

 창작자가 존재하려면 수요자가 있어야 합니다
혼자 열심히 그림그리고 노래부르고 시나리오 써봐야 관객없으면 그냥 놀이에 지나지 않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웹툰 불매와 동시에 웹툰 연재 포탈, 웹툰으로 홍보하는 모든 것들의 불매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정말 말도 안될만큼 대체재가 많아요 ㅋㅋ
거의 반년 넘게 웹툰 근처도 안갔는데 그런게 존재라도 했냐는 듯 인생을 잘 흘러가더이다.
 당신들의 잘난 만화가 수요자 없으면 그냥 낙서일 뿐이라는 걸 깨달으시길. 부디. 간절히. 빕니다.

올해 연극계에서는 한 연극제작사 대표가 
연극뮤지컬 매니아 여성들을 '가벼운 공연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묘사해 판이 들썩들썩 했던 일이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이 일이 참 오버랩 되더라구요..
 (참고기사 : http://mtvdaily.asiae.co.kr/article.php?aid=14592060001094466019)

 누군가 내 창작물을 좋아해준다고, 팬이 있다고 작가가 신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요층 위에 앉아서 원하는 수요층하고만 둥기둥기하는 환상을 품으려거든 대중예술은 그만 두셔야 합니다. 

폰으로 작성하느라 두서없이 쏟아낸 글인데,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창작자는 작품을 보고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당연히 감사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사람들은 내 창작물을 봐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인데 봐주는거에요 정말로ㅋㅋㅋㅋㅋㅋ
귀한 시간을 들여서 거기에 때로는 돈까지 들여가며...
오늘도 공연을 보면서 웃고 울어주시는 관객분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져서 글 남깁니다.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런지 정말 알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