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없으므로 음슴체. 왜요?!! ㅠ.ㅠ
1.
운전 완전 초보때임.
일 때문에 종로에 갔다가 초행이라 네비게이션 말만 믿고 회전목마 마냥 빙글빙글 돌면서 목적지를 찾지 못해 빙글빙글 돌다가 탑골공원 근처로 차를 몰았던 모양임.
딱 길로 진입하는 순간 할아버지 할머니 어르신들밖에 눈에 안 띔. 다 어르신들 뿐.
사람도 많고 해서 살살 몰고 가는데, 앞에 어떤 어르신이 차 앞에서 천천히 걸어가고 계심.
크락션 빵!! 누르고 싶었지만.. 연세도 있으신데 크락션 눌렀다가 놀라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그냥 살살 뒤를 쫓아감.
이게 완전 실수였음 ㅠ.ㅠ
살살 쫓아간다고 쫓아간건데, 초보운전이 뭘 알아.. 거리 감을 잘 못잡아서 어르신 종아리쪽을 살짝 건드린 모양.
어르신이 뒤를 돌아보자 일단 차창 내리고 죄송하다고 하려는 찰나, 무섭게 뛰어드시더니 내 멱살을 붙들고 이놈이 날 죽이려한다~!!! 고래고래 샤우팅 시전하심 ㅠ.ㅠ
띠바;;
나중에 경찰오고 중재하고 채증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가운데 나는 계속 한결같이 죄송하다 라는 말만 앵무새마냥 되풀이;
이게 먹혔는지 결론은 그 어르신이 봐줌 ㅋ
명함 받아가면서 병원갔다가 이상있으면 전화한다고 하더니 연락없음.
많이 고마움.
2.
그로부터 1년 뒤
사무실 들어가다가 뭣모르고 좁은 길에서 불법유턴 시전. (잘못된 거임 ㅠ.ㅠ)
당연히 거리가 안나옴.
반대편 차선 끝가지 갔다가 회전반경 안나와서 후진 하는데 뒤에서 꿍!
황급히 내려서 보니 시내버스.. ㅠ.ㅠ
살펴보니 내 차 범퍼만 깨졌고 버스범퍼야 뭐.. 긁힌 자국도 없는데.. 이 기사아즈씨가 열받은 표정으로 이거 어쩔거냐고 샤우팅;
당근 나는 잘못했다고 완전 굽신모드.
그런데 정말 다행인게.. 이 기사아저씨 바빴던 모양.
5만원만 주슈.
지갑 꺼내서 보니 2만원밖에 없음.
저.. 2만원 밖에 없는데요..
하.... 그럼 그거라도 줘요.
네? 괜찮나요?
아, 언능 줘요!
그거 쥐어주고 끝.
아.. 착한 냥반 ㅠ.ㅠ
3.
이번엔 경찰에게 걸린 건.
고속도로에서 분기점 램프타고 일반도로 진입해서 바로 유턴하는 장소였음.
유턴신호가 떨어지지는 않았는데, 차가 별로 없길래 잘 살펴보지도 않고 그냥 유턴 쫙!
돌고 좀 가려는데, 아뿔싸!! 저 앞에 경찰이 부름.
x됐다.. 하면서 갔는데 경찰이 여자임. 이쁨.
뭐, 볼 것 없이 무조건 죄송하다고 하는데 면허증 받고 조회 좀 하더니
초범이니까 경고만 하고 보내준다네?
올레!
그 뒤로 불법유턴 안하고 착하게 살고 있습니다. 경찰아가씨.
4.
토요일 이삿날, 오전 일찍부터 점심지나서까지 힘을 써서 피곤한 상황에 회사에 처리할 일이 있어 쉬는날인데도 불구하고 차를 끌고 나감.
경인 상행선 타고 가는 중인데 아니나 다를까 졸림;
게다가 차도 어마무지 막히는 상황..
허벅지도 꼬집어 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고함도 질러보고 했지만 밀려오는 졸음을 쫓기에는 무리였음.
결국 나도 모르게 까무룩 눈이 감겼는데 갑자기 쾅! 하는 충격에 눈을 뜸.
차가 막혀 저속이긴 하지만 앞차를 들이받은거임..
내려서 보니 내 범퍼는 깨졌지만 앞차는 멀쩡 (SUV였음).
아저씨가 내리길래 한창 죄송하다고 인사하고 있는데 차에서 또 누가 내림.
아줌마 내리지, 애기1 내리지, 애기2 내리지..
아.. 하늘이 노랗게 보이기 시작함.
이 냥반들 하루라도 입원하게되면.. 합의금이.. 덜덜..
무조건 죄송하다고 배꼽인사하며 사과시전.
근데 아저씨가 대인배임.
뭐, 별로 세게 받은것도 아니니까 범퍼 상한 것만 보험처리 합시다.
금세 화색이 돌아서 보험사에 통화함.
보험사 상담원 조회하더니 내 정보가 없다네?
잉? 이게 뭔 소리야.
몇 번 해봐도 안되길래, 아저씨한테는 보험사 전산문제로 조회가 안되는 모양이다, 명함 교환하고 확인되면 바로 처리해 드리겠다. 라고 한 후 회사에 도착함.
회사에 도착하고 알아보니.. 아.. 자동차보험이 만료가 되었다네?
이게 뭔 소리여..
몇 군데 보험사에서 재가입하라고 권유전화가 온 기억은 나는데 바빠서 그냥 아무데도 가입 안하고 지나쳤던 모양임;
다시 피해자 아저씨한테 전화.
아저씨 죄송한데, 그냥 내 돈으로 피해보신거 처리해드릴게요. 보험으로 하려고 했더니 이번에 또 처리하면 할증이 붙는 상황이라.. 등등으로 선의의 거짓말 시전.
이 아저씨, 또 쿨하게 그럽시다!
오오..
대인배..
결론은 수리비 청구서 받고 내 돈으로 범퍼값만 50만원 가까이 물어준 후(이게 어디야.. ㅠ.ㅠ) 피해자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이 건으로 다시 문제삼지 않을 것을 다짐받고 그거 녹취하고 상황 끝냄.
진짜 4번이 가장 은혜로웠음.. ㅠ.ㅠ
어쨌든, 결론은 사고가 났으면 상황파악 해보고 자기가 잘못한게 맞으면 겸허하게 인정하고 대처하자 이거임.
괜히 자존심 상한다고 뻗대다가 호미로 막을거 가래로 막는 일 생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