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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02857
    작성자 : 헨리죠지
    추천 : 376
    조회수 : 49654
    IP : 219.255.***.203
    댓글 : 3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4/15 16:42:21
    원글작성시간 : 2015/04/15 12:50:05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02857 모바일
    [펌] 노할머니와 담배
    <p class="바탕글"><font size="2">고등학교 때 경험담입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무서운 얘기는 아닌데 성격이 무게랑 맞는 것 같아 글 올려봅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제가 고등학생 때 살던 집은 4층짜리 건물이었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3층엔 우리 가족이, 4층엔 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함께 사셨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노할머니가 표준어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노할머니는 저희 친할머니의 생모는 아니지만 친할머니를 6.25전 때 거두어서 키워주신 분이다. 라고만 알고 있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제가 어릴 때부터 가족 모두가 모두 노할머니라고 불렀습니다. 할머니의 어머니뻘이니 나이가 굉장히 많으셨죠.</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정확한 나이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100세가 넘게 사셨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친할머니는 당뇨로 몸이 좋지 않으셔서 거의 누워 계셨고 노할머니도 연세가 너무 많으셔서 거동이 힘드셨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전 당시에 할머님들과 별로 살갑게 지내지 못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분위기상 4층에 가는 것 자체가 좀 불편하기도 했죠.. 두 분이 다 잘 일어나지도 못 하셨으니..</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당시에 우리 어머니가 두 분 수발 드느라 힘들게 지내셨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어릴 때야 할머니~할머니~ 하면서 재롱도 부리고 했지만 머리 좀 컸다고 관심사도 다른 곳에 가 있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친구들 만나랴 미술학원 다니랴 놀기 바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러던 어느 겨울날 밤이었습니다. 자정 정도였는데 어머니가 4층에서 계시다가 울상인 얼굴로 내려오셨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노할머니께서 이상하다고.. 무서우니 같이 4층에 가자고 하셨죠.</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당시에 아버지는 출가;;상태였고 누나는 독서실에서 있었고.. 집안에 남자라곤 저 혼자였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저도 어머니의 당황한 얼굴을 좀처럼 본 적이 없었기에 긴장을 하고 노할머니가 계신 4층에 있는 작은방으로 갔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4층에 올라가 방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방안에서 뭔가 좋지 않은 냄새가 났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TV 같은 데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구워먹는 오징어에서 시체 냄새가 나 싫어한다는 내용들을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종종 봤던 것 같은데 정말 그런 비슷한 냄새였습니다. 순간 직감했죠. 아 돌아가셨구나..</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노할머니는 주무시듯 옆으로 누워계셨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어머니는 거실 전화기로 병원에 연락을 하셨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저는 슬픔과 당황스러움이 섞인 복잡한 마음으로 노할머니 곁에 잠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문득 노할머니의 누워 계신 모습이 불편해 보였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바로 눕혀 드리려고 했는데 몸이 이미 굳으셔서 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살아 계실 때는 기운없고 약한 몸이셨는데..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오히려 돌아가신 지금은 장정이 된 내 힘에도 꿈쩍도 안 하시는구나.</span></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시신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근육이 경직된 느낌이 있더군요.</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 낯선 느낌에 노할머니의 죽음이 그제서야 피부에 와 닿았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잠시 후 건물앞에 응급차가 왔습니다. 응급요원은 아니고 장례일을 하시는 분 같았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런데 그분이 밤이 늦어서 그런지 혼자 온 데다가 나이가 꽤 있으셨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어쩌지 저쩌지 하다가 하는 수 없이 노할머니를 제가 4층에서 1층까지 업고 내려왔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구급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해 뭔가 정신없이 절차를 밟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어머니는 공중전화로 작은아버지들에게 연락을 돌리셨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br></span></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리곤 이제 어른들 오니까 걱정말고.. </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내일 학교가야 하니 택시타고 집에 가라고 저에게 2천원을 주셨습니다.</span></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당시까지는 좀 덤덤한 기분이었습니다. 정신이 없기도 했고 슬픈 감정이 크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아 맞다 내일 학교 가야지.. 얼른 가서 자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병원을 나오려는데 복도에 담배 자판기가 보였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주머니에 2천원 뿐.. 걸어가지 뭐. 아무 생각 없이 당시에 천원 하던 디스를 한 갑 뽑았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병원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고요하게 내리고 있더군요.</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늦은 밤이라 차도 한 대 없었고.. 적막하고 쓸쓸했지만 아름다웠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 당시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가 좀 힘드네요.</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슬펐고, 노할머니에게 무관심했던 저에게 화도 났고, 하지만 눈 앞은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눈을 맞고 집으로 터벅터벅 걷다가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리곤 아까 산 담배가 생각이 나 하나 꺼내 물었습니다. 헐 근데 생각해보니 불이 없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담배를 보니 문득 중학교 3학년 때 일이 떠오르더군요. 고입 연합고사를 보기 며칠 전이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안절부절하며 있던 제게 노할머니께서 담배를 권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긴장되면 담배 펴보라면서. ㅋ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전 눈이 똥그래져서 아휴 할머니 저 학생이에요~ 학생은 담배피면 안된다구 말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노할머니는 옛날 분이셔서 그런 개념이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 나이면 장가도 갔다고 말하시곤 하셨죠.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 때 생각에 피식 헛웃음이 났지만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입술이 씰룩거렸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혹시나 누가 볼까 싶어 고개를 숙였는데 거짓말처럼 발 밑에 라이터가 보였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눈이 소복하게 덮여 있었지만 라이터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전 사실 미신을 잘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하지만 이 정도로 기막힌 우연이라면 이건 그냥 할머니가 선물로 던져준 라이터라고 믿고 싶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당신을 업어 준 증손주가 불이 없어 담배를 못 피우는 것이 못내 안타까우셨나 보다. </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때부터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곶감을 먹기 좋게 말려 어린 저에게 주시던 모습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참빗으로 새하얀 머리를 빗으시고 비녀를 꽂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한 세기를 오롯하게 여자로 살아오신 분의 임종이 이렇게 허망하구나.</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 100년의 긴 이야기들이 함박눈에 덮여가고 있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 날 정도로 만감이 교차하고 많이 울기도 했던 순간이었습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신기하고 슬프네요</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핑계지만 이런 추억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게 하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하구요</font></p> <p class="바탕글"><br></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 </p> <p class="바탕글"></p> <p class="바탕글"><font size="2">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br></font></p> <p class="바탕글"><font size="2">출처 : 짱공유 rappler 님 (<span style="line-height:19.5px;"><a target="_blank" href="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106&page=3&no=14099">http://fun.jjang0u.com/articles/view?db=106&page=3&no=14099</a></span></font><span style="font-size:small;line-height:1.5;">)</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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