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 베오베 글 읽다보니까... 너무 우울해져요</div> <div> 모든 얘기가 다 제 얘기네요...</div> <div> 신랑은 해외로 출장가서 집엔 저 혼자뿐이고</div> <div> 우울해서 맥주 좀 마시니까 취기가 오르네요... 술게로 갔어야했나요ㅎㅎㅎ</div> <div> </div> <div> 저는 2012년에 결혼했어요</div> <div> 그때까지만해도 철없던 20대 부부였던 우린 애를 셋은 낳자는 말을 참 쉽게도 했었죠</div> <div> 양가 다 넉넉치 않았고 신혼집도 빚을 많이 지고 샀어요</div> <div> 한마디로 하우스푸어였죠</div> <div> 그렇게 1년 살아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div> <div> 우리가 미쳤던거구나... 너무 세상을 몰랐던거구나... 하면서요</div> <div> 그러면서 아기도 자연스레 미루게 되더라구요</div> <div> 일단 돈부터 모으자 하고 맞벌이하면서 부지런히 돈만 모았어요</div> <div> </div> <div> 중간에 남편이 직장을 두번 옮겼고, 실직기간도 몇개월 계속된 적이 있었어요</div> <div> 직장 스트레스가 심해서 부정맥끼 보여서 건강검진도 받았었죠</div> <div> 그때마다 정신 다 부여잡고 가정 지켜야한다는 절박함으로 살았어요</div> <div> 필사적으로 돈을 벌었죠</div> <div> 아이는 우리에겐 사치구나, 하는걸 그때 처음 느꼈어요</div> <div> 신랑도 더는 아이 얘길 하지 않더라구요.. 그냥 포기한 것처럼요</div> <div><br></div> <div> 시간이 흘러 신랑에게 다행히 좋은 기회가 찾아와 취직했고 잘 풀리게 됐어요</div> <div> 이제야 고생한 보람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됐어요</div> <div> 그때가 결혼 3년차 막 넘어갈때일거예요 얼마 안 된 얘기예요</div> <div> 신세가 좀 풀리니까 슬슬 아기가 갖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div> <div> 신랑에게 아이 얘길 했죠 근데 반응이 싸했어요</div> <div> 이런 세상에 아이 낳고 싶냐고 난 솔직히 두렵고 겁난다고</div> <div> 가진거 하나 없는데 지금 애를 낳으면 우린 파산이다 다 망한다고</div> <div> 그냥... 이제사 조그마한 바램 하나 얘기했을 뿐인데 그런 반응이라 너무 슬펐어요</div> <div> 그래도... 내가 아직도 너무 철이 없구나 세상물정 모르는구나... 하고 그렇게 넘겼어요</div> <div><br></div> <div> 신랑이 회사에서 인정 받고 점점 잘 풀리고</div> <div> 집도 이사했어요.. 하우스푸어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전보단 더 나은 곳으로 이사도 했죠</div> <div> 결혼 4년차가 되어가니 본격적으로 양가에서 아기 얘길 하세요</div> <div> 이젠 그만 아기 가지라고...</div> <div> 그 사이 우리 부부 둘다 30대가 되었고 나이도 있으니 얼른 하나 가지라고</div> <div><br></div> <div> 저도 신랑에게 어차피 없는 인생 지금 갖나 나중에 갖나 똑같지 않겠냐고</div> <div> 내 나이 더 들기 전에 더 고생하기 전에 하나만 갖자고 졸랐죠</div> <div> 그런데도 신랑은 요지부동, 절대 맘 변치 않았죠</div> <div> 생각해보면 이놈의 오유... 신랑이 오유 보면서 헬조선이란 단어를 알기 시작하더니</div> <div> 그때서부터 틈만 나면 이놈의 헬조선 헬조선 이러면서...</div> <div> 그 단어를 들을때마다 공감이 가면서도 한편으론 이러다 아예 딩크족 하자는 거 아닌가 불안해지고</div> <div> 제가 불안하다고 하소연하면 신랑은 지금 그럴때냐며 저를 꾸짖어요</div> <div> 저는 그러면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div> <div> 친정에 말하면 친정에선 신랑을 미워하게 될테고</div> <div> 시댁에 말하면 시댁에선 저더러 좀만 참아라, 돈 없어서 미안하다 내가 죄인이다, 이러실테고</div> <div> 친구에게 말할수도 없고... 너무 힘들었어요</div> <div><br></div> <div> 근데 더 웃긴 건... 설령 아기를 낳는다 쳐도</div> <div> 현실적으로 아기를 잘 키울 여건도 안 된다는거죠</div> <div> 저는 직장을 다니고요, 그 직장은 다행히 기혼자 비율이 높아서 워킹맘 심정을 잘 헤아려주고 이해해주긴 하지만</div> <div> 그래도 어찌됐든 직장은 직장이고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합쳐서 6개월 남짓이에요</div> <div> 이번에 육휴 끝내고 복귀한 과장님... 6개월 된 아기 떨어뜨려놓고 회사에 복직하셨어요</div> <div> 아기는 어린이집에 맡겼다 하시더라고요... 그나마 회사 근처에 산다는 걸 위안 삼아야 할까요</div> <div> 제 미래 역시 마찬가지이기에 계속 조언 구하고 정보 얻고 있고요</div> <div> 더 안타까운 건 제 주변의 워킹맘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하더라고요</div> <div> 어린이집 아니면 친정엄마 아님 베이비시터...</div> <div> 뭐든 월 100만원 이상의 보육료가 들어가고요</div> <div><br></div> <div> 저 역시 그럴테죠 일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div> <div> 핏덩이 같은 아기 떼놓고 일할 내 자신이 가끔은 죄스럽지 않을까 그 불안한 맘을 어찌 다스릴까</div> <div> 아직 아기가 없는데도, 상상만 해도 이토록 불안하고 걱정스러운데 실제로 그 상황이 닥치면 어떨까</div> <div> 신랑도 그걸 모르는 바가 아니니 더 그러는 것도 있어요</div> <div>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미루고 또 미루고</div> <div> 그러면서 나이는 계속 먹어가고 시간만 가고.....</div> <div><br></div> <div> 나이라는 강박, 결혼 연차에 대한 강박을 벗어던지고 싶은데 현실적으론 쉽지가 않네요</div> <div> 그러다 아까 야근 끝내고 퇴근길에 베오베에 올라온 글을 읽었는데</div> <div>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버스 안에서 고생 좀 했어요</div> <div> 다들 너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싫고 부정하고 싶다는 생각만 들고...</div> <div> 왜 우리는 이토록 힘들어야 하는 걸까요</div> <div><br></div> <div> 일하는 아빠와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따라 행복한건데</div> <div> 일하는 아빠부터 불행하게 만들고 일하는 엄마도 힘들게 만들고</div> <div> 그러면 아이는 행복할수가 없잖아요 당연히.....</div> <div> 그 당연한 공식조차 지켜줄수가 없는데... 아이를 바라는 내 자신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이기적인 것은 아닐지</div> <div> 그런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워서..... 아이를 포기해야할까 그런 생각마저 드네요</div> <div> 제 커리어를 포기하면.. 그래서 아이를 집에서 제 손으로 키운다면 육아에 대한 고민은 해결될 수 있겠지만...</div> <div> 그럼 당장 우리집 살림은 반토막이 될테고... 나 자신은 행복할까? 하는 그런 고민과 굴레에선 영영 벗어날 수 없을테죠</div> <div><br></div> <div> 밤이 깊어져서 그런 것 같아요 술기운도 돌고...</div> <div> 속이 상하네요... ㅎㅎ</div> <div> 사실 오늘이... 제 생일이에요</div> <div> 재작년서부터 계속 생각해요</div> <div> 혹시 내년 생일엔... 제 뱃속이든 현실 속의 아이든... 내 아이가 내 곁에 있어주지 않을까 하는......</div> <div> 그 생각을 2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네요</div> <div> 2016년 12월 8일에는 그 바람이 이루어질까요...? ㅎㅎㅎ</div> <div><br></div> <div> 아기 키우는 엄마아빠... 모두모두 힘내세요 파이팅.....^^</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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