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리뷰는 포켓몬스터 XY, XY&Z의 ‘일부’ 내용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 다 쓰면 저 죽어요

* 현재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진행 중이라 의도적으로 고유명사를 일어명으로 써놓았습니다검색 덜 걸리라구요

* 각 리뷰들마다 약간씩 텀을 두고 올릴 거라 마지막 리뷰는 11월 10일(최종화 방영분) 전후로 올릴 예정입니다.

(1)편 - 메인 파티(사토시, 세레나, 시트론, 유리카)

(2)편 - 서브 파티(아란, 마논), 쇼타, 사토시겟코우가 &지가르데

(3), (4)편 - 원작 게임의 설정을 이어받아 등장한 '게임 연동 캐릭터'들

(5), (6)편 -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캐릭터들과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설정들

번외편 - ???

BGM : 키라키라 시트론 Ver.

4편에선 3편에 이어서 게임 원작이면서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한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판지와 플라타느박사, 그리고 파키라와 세레나의 어머니 사키에 대한 리뷰입니다.

5) 보미카를 잇고, 이후 지가르데가 이어가는 포지션에 위치한 판지

판지는 베스트위시 때 보시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스트위시와 XY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포켓몬으로는 호우호우로, 사람으로는 보미카로 선행공개를 시도해본 제작진이 아예 대놓고 다음 세대에 이런 사람이 나옵니다 하고 게임 발매 6개월 전부터 내놓은 게 판지였죠. 그녀가 나오면서 에리키테루과 고고트, 온반도 선행공개가 되었으며 동시에 판지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사토시가 다음 시리즈(XY)에도 주인공을 하겠구나 하는 것까지 예고한 셈입니다.

<베스트위시 데코로라 시즌에 처음 등장한 팬지. 그녀는 이후 XY 첫 화에서까지 사토시와 동행하게 됩니다>

판지는 게임 내에서 중요한 캐릭터가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사토시를 다음 지방으로 이끄는 사람이면서 이후에도 본인의 직업 상 메인 파티와 자주 만나게 되는 캐릭터 중 하나인데요. 유감스럽게도 이런 캐릭터가 XY&Z로 오면서 등장하질 못합니다. 등장할 건덕지가 한 두개가 아니었는데도요. 미아레시티의 괴현상에 주목해 사건진행을 순차적으로 리포트하는 걸로는 르포라이터라는 직업 상 제일 자연스러웠을 캐릭터인데 엑스트라 캐릭터가 그렇게 많이 나온 편이 아닌 이 시리즈에서 판지가 좀 더 가져갈 수 있던 비중이 애석하게도 떨어진 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판지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다양한 곳에서 사토시 일행과 만납니다. 

화석연구소에서도 만나고, 동생 비올라가 있는 하쿠단체육관에서도 만나고, 본인이 일하는 미아레시티에서도 만나죠>

여하튼 보미카와 판지로 ‘포켓몬 세계의 사람 캐릭터’로 테스트해본 제작진이 이후 과감하게 ‘포켓몬 세계의 또 다른 생명체인 포켓몬’인 지가르데를 이용해 7세대의 홍보를 시도하게 되었으니, 판지는 조연인 캐릭터이면서도 OLM의 새로운 시도를 위해 필요했던 캐릭터임은 분명합니다.

6) 훌륭한 조력자, 플라타느박사

오버액션 미남 프랑스인. 스기모리 켄씨가 플라타느박사를 디자인하면서 묘사한 특징입니다. 그에 충실하게 애니에서도 미남으로 등장한 것도 물론이고, 오버액션인 것도 자주 등장했죠. 이 사람 박사 맞아? 싶은 수준으로 보일 정도로 허당스러운 면모가 자주 보였던, 제일 친근하게 묘사된 박사라 생각합니다.

<이런 액션은 본인이 잘생겼다는 걸 알고 있을 때 시도가 가능합니다. 즉, 플라타느박사는 자기가 잘생겼다는 걸 잘 알고 있다는 거죠 무섭다 이 박사님....>

연령대로는 그간 등장했던 박사들 중 주박사와 공박사와 함께 어린 축을 담당하는 박사인지라 아무래도 어린 아이들이 보고, 또 어린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격의없는 묘사가 자주 나왔었는데, 사토시 일행과 엮이면서 매번 연구소 어디가 박살나는 꼴을 당하면서도 다음에 다시 오라는 마음씨 넓은 어른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죠. 사토시와 함께 절대 선의 위치에 존재하는 캐릭터가 플라타느박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호구처럼 당하고만 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마논을 플레어단에게서 구한 사람이 다름아닌 이 사람이기도 했으니까요.

<가브리아스 내보낸다고 밸런스 파괴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만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무서운 사람 같으니...>

아란이 이 사람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의 포지션을 몇 번이나 바꾸었을 정도로 마농과 함께 중요한 인물로 언급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아란이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란의 존재 자체가 ‘사토시가 존재하는 시리즈의 존속’을 위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부여된 속성이지만, 가브리아스는 아시다시피 메가진화를 안한다 해도 원작 게임 내에서 사용하기 편하면서 또한 강한 포켓몬에 속하기 때문이죠. 이미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신오지방 챔피언 시로나의 에이스 포켓몬으로 묘사된 적도 있어서 그 강함은 애니에서도 똑같았습니다.

사토시의 존속을 위해 아란이 만들어지면서, 그의 은연 중에 자신보다 약하다라는 설정을 깔아버려서 연쇄적으로 어색한 전개가 이어진 거 같습니다. 그저 트레이너로써 한 발짝 물러나 연구를 주로 삼는 박사가 된 것일 뿐, 플라타느박사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닙니다. 강하면 모를까.

7) 칼로스지방 사천왕 중 유일한 비중을 챙겨간 그녀, 파키라

이번 시리즈만큼 사천왕의 비중이 이렇게나 처참한 시리즈가 있을까요. 즈미는 최강 메가진화에서 한 번 등장하고, 드라세나는 아예 등장하지 못하고, 간피는 극장판에서 아주 살짝 등장한 것만 빼면 파키라만큼 몇 화씩이나 얼굴을 비추며 등장한 사천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치 파키라의 비중 때문에 나머지 사천왕들이 등장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채 그대로 공기화가 되어버린 것 같더군요.

<유독 아란과 충돌하는 점이 많았던 파키라, 하지만 그 속내는...?>

원작에서 홀로캐스터의 아나운서로 나오는 파키라는, 여기서 위치를 살짝 바꿔 아나운서와 리포터를 겸직하는 캐릭터로 등장하게 됩니다. 원작과 같이 플레어단과 관련이 있는 캐릭터로 등장했지만 파키라의 위치는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캐릭터 아란과 게임에서 등장한 플레어단의 관계를 잇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 파키라 본인은 게임에서 등장했는데 정작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캐릭터와 연관이 깊게 된다는 것도 특이점입니다. 다이고도 아란과 충돌하거나 같이 다니거나 하는 정도로 연관이 되지만, 아란을 ‘갖고 노는’ 의미로는 플라드리와 함께 유이한 캐릭터죠.

파키라의 애니메이션에서의 역할은 아무래도 후반부에 등장한 캐릭터다보니 그녀 또한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만,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어른으로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원작이 파키라와 관련된 부분에서 자세히 파고들면 어른들의 묵직한 사정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얼핏 이해하기 힘들 수 있는 부분인데, 연령대를 낮추면서 파키라의 포지션을 바꾼 것이 개연성도 살리고 새로운 역할도 부여했다는 점에서 괜찮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에서 경찰과 뒷거래를 한 듯한 그 무거운 묘사보다야 이쪽이 훨씬 낫죠>

8) 세레나의 엄마, 사키

<이 험한 걸로 먹고 사시다가 원작인 게임에서 본인의 남편을 사이혼으로 치셨다(!)죠. 설마 그래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본편에 미등장한 건가...?>

왕년에 사이혼 레이서로 이름 좀 날리신 세레나의 엄마. 게임에서는 이사온 첫 날에 딸(세레나) or 아들(칼름)을 모험을 보내는 강단을 보여주시더니만, 애니메이션에도 얄짤없이 딸을 사이혼 레이서로 훈련시키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세레나가 진심을 다해 하고 싶은 일인지 알고 싶었던 사키. 탑승자의 마음을 읽는다는 메이클 레이스로 세레나와 시합을 하게 됩니다>

단순히 세레나의 엄마인 것, 그리고 딸인 세레나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이 하던 일을 물려주려고 했던 태도는 그렇게 좋아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사키가 이런 태도를 세레나에게 고수했기 때문에 자연히 사이혼 레이스 연습을 싫어하는 와중에 사토시가 칼로스지방에 온 것을 알고난 후 집을 떠날 수 있던 계기가 되었죠. 후에는 세레나가 진심으로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고 트라이 포카론 데뷔 첫 무대의 의상을 보내주기도 하고, 직접 응원도 옵니다.

게임에서는 그저 전직 사이혼 레이서, 그리고 이사온 날에 자식을 내보내는(?!) 정도의 역할만 맡았던 캐릭터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설정이 붙으면서 ‘딸이 하고픈 것을 진정으로 응원해주는 엄마’로 묘사되게 됩니다.

생각보다 많이 길어져서 한 테마를 두 편으로 분할했던 3, 4편은 이걸로 끝입니다. 5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오리지널 캐릭터들과 오리지널 설정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