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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tion_305118
    작성자 : Evangelion
    추천 : 1
    조회수 : 307
    IP : 118.222.***.236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1/30 00:13:46
    http://todayhumor.com/?animation_305118 모바일
    [단편/스포] 골목길 - 사쿠라 쿄코

     마수의 찌꺼기들만이 남아 있는 골목은 조용했다. 그것들은 언제나 순수한 악이었고, 마나의 집합이었으며,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다. 나와는 달리 착하디 착한 토모에 마미는 이따금 그 마수들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지만, 아저씨와 같은 외향을 지닌 마수들에 대해 나는 아무 감정이 없었다. 감정이 있었다면, 사야카를 가져가버린 복수의 감정 뿐이었으리라. 물론 그들이 사야카를 데려간 것도, 소멸시킨것도 아니었기에, 어찌할 수 없는 대상들에 대한 복수의 감정은 일주일도 가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러한 무덤덤함은 사야카의 대한 죄책감만 키워갔다. 태풍에 대한 복수심을 느낄 수 없듯이, 그러했다. 그리프 시드가 자주 붙어 있는 뒷골목, 사야카와 내가 첫 대면을 햇던 그 뒷골목은 고요해서 싫었다. 마미와 함께 찾아가는 것조차 기피했다. 사야카를 앗아간건 마수들이 아니지만, 좀 더 따지자면 그녀 스스로임에도 나는 그 공간에 대한 추억과 기억이 싫었다.
     일부러 피했다는 것이 맞겠고, 사랑했기에 그랬다는 말은 좀 더 어울릴 것이다. 싸울 때마다 삐걱거리는 파이프, 어두운 공간은 나에게 언제나 그녀, 사야카를 연상시켰다. 활발하다면 활발한 나 스스로도 그 골목에서는 고요했고, 눈치가 없지 않은 마미는 그 근방의 마수들을 혼자 처치했다. 말은 않았지만, 고마웠다. 호무라도 알고 있는 눈치라 굳이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사야카와의 기억을 피해가고 있엇다. 피하고 도망치는 것은 언제나 나의 방식이었기에 익숙했다. 마미와 호무라 모두 추궁하지 않았고, 나는 감사히 여겼다. 그렇게 피해가는 것을 원했고, 뒷골목은 피해가면서도 사야카와 가장 가까운 공간이었다. 그녀는 없었지만, 그녀와의 첫 기억은 그곳이었고, 내가 좋든 싫든 찾을 수 밖에 없는 공간은 나에게 슬픔이었다.

    "미키 양에게 가보자" 

     그렇게 의도적인 회피를 어떻게든 해결해주고 싶었는지, 마미는 그렇게 제안했다. 호무라는 거부하는 눈치는 아니었지만, 거부한 것은 나였다. 나는 싫었다. 어랜애 같은 반응이지만, 죽은 그녀의 뼛가루에 명복을 빌게 된다면 나를 걷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반 강제적으로 마도카와 마미에게 끌려간 그녀의 묘소 앞에서 당연하다는 듯이, 나는 부끄럽게도 어마어마하게 울었다. 아버지와 여동생의 죽음 앞에서, 죽음 앞에서는 담담해졌겠거니 싶었음에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표현하는 증거 앞에서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조용한 호무라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거렸으니까. 사야카가 본다면 웃어제낄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울면서, 히끅거리며 잠시 웃었다. 골목길 너머의 사야카는 언제나 웃고 있었다. 그녀는 행복했을까. 그 남자애 대신 내가 들어갈 수는 없었을까.
     마수가 다시금 나타난 골목길은 여전히 조용했다.
    Evangelion의 꼬릿말입니다
    PKGhqQj.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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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30 00:41:11  220.116.***.152  팡써리  176866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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