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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30분
집에 가는 길이다.
그녀에게 안기면서.
안긴다는 건, 뭐랄까. 포근하고 따뜻했다.
엄마가 아닌 타인한테 처음으로 안겨서 그런가.
아까의 황홀감과 비슷한 감정이었다.
어쨌든 좋았다.
그녀가 물어보았다.
“이름이 뭐야?”
“냥? 이름?”
“친구, 됐잖아...”
아, 맞다. 우리 친구였지.
그렇고보니 처음으로 친구라는게 생겼다.
“진성이라고 한다냥, 이진성”
“? 인간 이름이 있었네.”
그녀는 신기하다는 듯이 물어보았다.
고양이한테 인간이름이 있다니, 신기할만도 하지.
“당연하지, 원래는 인간이었다 냥.”
“후에--?”
그녀는 조금 나를 들어올리면서
나에게 눈을 모으면서 (조금 가까웠다.)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니까 조금 부끄러웠달까.
“이, 일어나고 보니까 갑자기 고양이가 되었다냥.”
역시 똑바로 쳐다보기는 힘든 것 같다.
사람의 얼굴을 가까이서 쳐다보는 것이 이 느낌이었나.
(내가 왜 이러지.)
“참, 너는 이름이 뭐냥?”
나는 그녀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며 이야기 했다.
“한.지.은. 이야.”
그녀는 자기 이름을 국어책 읽듯이 또박또박 읽었다.
한.지.은.
뭐, 이름은 좋네.
“근데 고양아.”
“이.진.성. 이다냥!”
나도 그녀처럼 국어책으로 읽었다.
어쨌든 고양이라고 불리는건 조금 싫다.
왜냐하면 이름이 있는데 이름이 아니라 ‘별명’으로 불린다면 기분이 나쁘듯이.
나도 이름으로 불려줬으면 좋겠다. 약간 존중감이랄까.
(그런데 동물한테 그게 필요할까.)
“아, 미안*2 이게 습관이 됐나봐 헤헷.”
두 번 밖에 안불렀는데 어째서 습관이 되냐!!!!
“그럼, 진성아.”
“냥?”
“너 아까 ‘닝겐’ 어쩌구 라고 하지 않았어?”
?!?
“무, 무슨소리냥? 그런거 한적 없는데.”
아차. 실수했다. 자진해서 거짓말을 한 것 같았다.
조금 뜨끔했다.
원래 인간이었다고 말하기 전에는
‘나는 어둠의 고양이다!!!’라고 말하고는 싶었지만,
‘나는... 차원술사다!!’
아까 그 녀석과 같은 중2병같은건 하기싫다.
(그런말을 한다면 조금... 뻘줌하다.)
“용서해줄게. 그 대신!!”
그녀는 또다시 나한테 초점을 맞추고 말했다.
역시 가까웠다.
그것 보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얘는 무슨 감정으로 한방쳐버리는 녀석 같거든.
(당황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주인님~~ 이라고 해주면...”
??!주인님?
주인님이라니, 꼭 그런걸 해야하나.
친구사이인데 그런말을 해야하냐고...
특히나 이 녀석한테.
치욕스럽고도 치욕스럽잖아.
“거절한다냥.”
“힝~~ 왜에~~??”
“내가 그걸 왜 해줘야 하는거냥?”
“그래도오~~~ 안돼?”
그녀가 애교를 부렸다.
역시 귀엽다. (반한건 아니다.)
쯥...어쩔 수 없지...
“대신 조건이 있다냥. 나를 이름으로 불러준다면”
“이진성. 됐지?”
그렇게 말고!!!!
......
“하... 주인님...”
“왜, 고양아?”
“이.진.성.이라고오오오오!!!!!!!!!!!냐아아앙!!!!!!”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흠... 그래도 진성이라고 하는건 왠지 조금 딱딱하지 않아?
애칭이좋지, 애칭”
“나는 따로 이름이 있다냥, 진성이라는 이름이!”
“알았어, 고양아.”
하... 말을말자, 말을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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