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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멀테라피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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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89061
    작성자 : 애니멀테라피
    추천 : 12
    조회수 : 745
    IP : 118.223.***.25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7/10/14 09:55:03
    http://todayhumor.com/?animal_189061 모바일
    임보중인 아깽이 그냥 창고에 내다놓을지 고민이네요
     
    추석 전에 집 앞 상가 사장님이 임보하시던 아깽이를 급하게 제가 데려왔었어요.
     
    원래는 분유먹는 형제 아깽이 두마리랑 같이 지내던 아이였어요. 그런데 분유먹던 아깽이 두마리가 한 집에 입양가고 혼자 남은 뒤로 얘가 책상 서랍에만 콕 들어가서 하루종일 안나오고
     
    사람만 보면 구석에 숨어요. 사료 먹을 시기인데도 캔을 줘도 안먹고 사료도 안먹고 밤에 혼자 있을땐 뭐라도 먹겠지해도 아침에 보면 사료나 캔이나 먹은 흔적이 없어요. 물만 먹고.
     
    죽겠다 싶어서 젖병으로 분유를 억지로 먹이면 거품물고 다 토해내고 설사를 하니까 가게에 아무도없는 연휴동안 혼자두면 안될거같아 제가 데려왔는데 신기하게도
     
    제가 키우는 냥이 두마리 보더니 바로 사료를 우걱우걱 먹더라구요. 아깽이가 그렇게 사료 먹는건 그 때 처음봤어요. 우유 15cc도 한시간동안 억지로 겨우 먹던 애가 사료를 우걱우걱 씹어요.
     
    제가 키우는 냥이 두마리가 번갈아가며 아깽이를 앞발로 툭툭 때리고 하악질해도 아깽이는 가만히 아무소리 안하고 맞기만하더니 이젠 셋이 같이 자고 같이 뛰어다니고 놀아요.
     
    처음엔 저 보면 놀라서 숨었는데 제 배 위에 올라와서 자고 저 보면 냥냥거리면서 뭐라뭐라 말하고 제가 침대에 누워있으면 올라와서 제 얼굴 막 들여다보고 그래요.
     
    애가 진짜 너무너무 순해요. 고양이 이렇게 순한 것도 오랜만에 봤어요. 그러나 현재 임보인 상황이고 저는 월급도 적고 월세살이라 고양이 두마리 키우는데도 벅찬 상황이에요.
     
    그런와중에 아깽이 아니라도 고양이 한 마리를 더 키워야 할 상황이라 머리 터질 것 같아요.
     
    임보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아깽이가 제 집에서 보내는 날이 늘어날 수록 입양도 더 힘들어지겠죠. 아깽이때도 입양이 잘 안되는데 성묘가되면 입양이 더 힘들어지잖아요.
     
    제가 사는 집 건너편엔 상가 사장님이 계시고 옆옆엔 2층 주택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창고에서 키우는 분이 계시거든요. 원래는 고양이를 집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외출냥이로 키우고있었는데 주인분이 털 알레르기인가 뭔가 생겨서 고양이를 완전 밖에서만 키운다고해요.
     
    그 집 고양이들은 잠깐 잘 때나 집에 들어오고 거의 밖에 있는 것 같더라구요. 밥도 밖에 길고양이 먹으라고 길에 부어놓은 사료 먹고 다닌다고ㅋㅋ..
     
    사장님이 그 집에 고양이 두 마리를 보냈고 다들 잘 지내고있으니 지금 임보중인 아깽이를 그 집에 보내자고하는데 창고도 좁고 그냥 완전 밖이나 다름없어요.
     
    아깽이 성격이 너무 순하고 집에서 잘 노는걸 보니까 따뜻한 집에 보내고싶은 욕심이 생겨서 당장은 못보냈어요. 그렇게 계속 미루다가 어제 저녁에 보내려고 고양이 짐을 다 옮겨놓고 마지막으로 아깽이를 데려다놨는데 애가 겁에 질려하는거 보니까 저도 그렇고 사장님도 그렇고 다들 마음이 약해지는거에요..
     
    사장님이랑 다른 주민분이랑 가게에 둘러앉아서 한참을 얘기했어요.
    사장님은 아깽이가 어차피 길냥이니까 가게에 풀어놓고 키우려고 했는데 아깽이가 그동안 밥도 못먹으며 가게에 적응을 못했었으니 그건 안될 것 같다해요. 애 병 생길 것 같다고.
    그래서 2층집 창고에 보내서 풀어놓고 키우게 하려했는데 아깽이가 따뜻한 제 집에서 잘 지내던게 계속 생각나고 가게에서도 적응 못했는데 창고에 혼자 둬도 될지 고민이라고..
     
    그래서 밤 늦게까지 얘기하다가 결국은 일단 키워줄 사람을 찾는데까지 더 찾아보자 하고 제가 다시 데려왔어요.
     
    그래도 아직 고민돼요. 냉정하게 딱 잘라내서 애를 창고로 내보내는게 맞는거 아닌가 하구요. 떼어놓으려면 빨리 떼어놔야 하니까요.
     
    애초에 고양이를 괜히 데려왔나싶어요. 키우는 것 보다 임보가 더 힘들어요 진짜. 2주 사이에 정 붙어서 떨어뜨려 놓는 것도 힘들고 좋은 주인 찾아주는 것도 힘들어요.
     
    고양이 두마리 임보하다가 정때문에 다른데 못보내서 키우고 있거든요. 저는 임보하면 안되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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