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고양이가 없은 지 12일째.</span></div> <div>할만한 건 다 해본것 같다.</div> <div><br></div> <div><br></div> <div>고양이 탐정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멀어서 갈수가 없지만 전화로 무료 조언을 해주겠다고 했다. 개를 데리고 냄새를 따라 찾는 탐정인 것 같았는데 일주일이 넘게 지났고 비도 많이 왔으니 냄새가 쓸려내려갔을 게 뻔했다. 불러봤자였다. 그리고 한시간에 약 십만원. 세시간 거리에 있기 때문에 출장비는 하늘을 찌를 거라고 본인이 말했다.</div> <div><br></div> <div>내가 올린 고양이를 찾는다는 글이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댓글도 더이상 달리지 않고 <br><div>페이스북에 자꾸 글이 내려가는 것이 가슴이 아파 다시 글을 올렸는데, 거짓말같이 30분도 안돼서 고양이를 보았다는 댓글이 올라왔다. <div>똑같이 생기고, 노란색에 줄무늬가 있고 파란색 목줄을 한 뚱뚱한 고양이. 맞았다. 내 고양이였다.</div></div></div> <div><br></div> <div>그 사람이 알려준 길을 돌면서 한명한명 전단지를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저쪽에서 봤다 그러고, 어떤 사람은 이쪽에서 봤다 그러고, 지치는 와중에 어떤 사람이 이 근처에 똑같이 생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두 집 밑에 사는 사람이 확인사살을 했다. </div> <div><br></div> <div>내 고양이와 똑같지는 않은 줄무늬이지만 노란 뚱땡이. 걔는 초록색 목줄이었다. 그리고 주인이 있는 외출냥이였다. 나에게 제보한 사람은 고양이에게 가까이서 본 적은 없다고 했으니 파란이든 초록이든 ..이제와서 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차에 들어와 엉엉울었다. 옆에서 같이 찾아주던 엄마는 왜? 고양이가 죽었대? 죽은 걸 봤대? 라며 나를 달랬다. 나는 숨 넘어가는 걸 참아가며 말했다. 아니래.. 이 동네에 똑같은 고양이가 산대... 우리 고양이 아니야..</div> <div><br></div> <div>그 길로 고양이 찾는 걸 멈추고 집으로 돌아와 엉엉 울었다. 내가 오늘은 너를 찾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왔는데. </div> <div>절망. 좌절. 실망.... 그냥 그 감정이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바보같았고 여기가 데드엔드구나 싶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를 하는데 하수구 썩은 냄새가 났다. 어디서 나는 거지, 킁킁 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이상했다.</div> <div>머리속에서 설마.. 하고 스쳐지나간 생각이 있었지만 곧바로 지워버렸다. 에이,설마 그럴리가. 나도 말로 꺼내지 않고 있는데 가족 중 하나가 냄새를 맡고 설마 여기 어디서 죽어버린 거 아냐? 라고 입밖으로 말을 꺼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