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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83188
    작성자 : 준레옹
    추천 : 12
    조회수 : 564
    IP : 222.112.***.14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7/06/19 17:21:46
    http://todayhumor.com/?animal_183188 모바일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네요..
    날아라 박스!를 즐겨했던 초코입니다.

    앞발을 주욱 빼고 누워있길 참 좋아하던 녀석.

    길에서 태어나 1달만에 엄마한테 버림받고 형제들도 하나 둘 죽어가다 저한테 구조되어 온 아이.

    2년동안 잘 지내다 지난 현충일에 갑자기 별이 되었습니다.

    처음엔 충격. 그리고 그다음엔 어이없음. 그리고 다음엔 비통함.

    별이된 당일에는 가족들의 슬픔을 달래주고, 키우던 녀석이니 제대로 보내주려고 장례식장가서 잘 화장하고, 그리고 스톤도 만들어줬습니다.

    그때까지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정말 행복해야 해.. 하고 잘 보내줬다고 그리고 장례식장에 적혀있던 문구대로 가슴에 고이고이 잘 묻었다고 여겼습니다.

    그렇게 일을 다 끝내고,

    돌이 되어 박스안에 고이 담아져서 돌아온 아이를 들고 돌아오면서,

    심신이 피로해지고 허기도 져서 평소 좋아하던 칼국수 집에 들러서,

    칼국수를 먹는데 참 맛있더군요... 오랜만에 먹는데... 그렇게 먹다가

    갑자기 터지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으니까 이번엔 오열을 하게 되고...

    창피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휴...

    그렇게 먹는둥 마는둥 절반은 남기고 나와서 잘 참고 운전해 집에 도착 후에...

    이정도 마음을 털어냈으니 홀가분해질거 같았는데...

    남아있는 로미와 모카 아이들을 쓰다듬는데, 집안이 너무나 적막하고 텅 비어 보이고...

    갑자기 또 올라오는 느낌에 얼굴 가리면서 방에 혼자들어와 미친듯이 울었네요...

    미안하다고, 이렇게 보내다니 너무 미안하다고.. 소리없이 흐느끼면서 한 100번쯤은 미안하다 초코야 라고..

    원없이 울고 옷갈아입고, 눈 퉁퉁 부운거 가리려고 괜히 웃통 벗으면서,

    샤워하는척 화장실로 가면서 찬물로 세수하고 하니까 좀 가라앉더군요...

    박스를 열고 돌이된 초코를 보고 이쁘다 이쁘다 되뇌이는데, 왜 넌 야옹하고 대답하지 않는거니 하면서 또 울컥...

    가만이 앉아서 멍하니 맥주한캔 따고 TV를 켜서 보는데 왜 자막을 가리지 않는거냐면서 울컥...

    울컥울컥하는거도 너무 많이 하니까 지쳐서 힘들다고 이젠 더이상 그럴일 없겠지 하고,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 화장실 치워주는데,

    평소보다 절반도 안되는 감자랑 맛동산 보면서 뭐 이리 양이 작냐고 또 울컥.

    아 진짜 힘들었습니다. 나이들어서 울음 터지면 진짜 고생입니다.....

    그렇게 2일정도 보내니까, 마음이 좀 가라앉더군요...

    스톤을 열어 봐도 눈물이 나진 않습니다.

    대신에,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초코 얼굴이네요...

    아직도 하루에 두어번은, 선명하게 떠오르지만, 이젠 마음의 정리를 해야 할거 같습니다.

    남은 아이들에게 잘 해줘야죠..

    잘가라, 잘 가 있겠지 지금이면? 거기선 이상한거 먹지말고, 살도 좀 빼고..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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