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생활 12년차, 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div><br></div> <div>지난 5월 5일, 저희는 가족으로 맞이할 고양이를 찾아 동물보호단체의 분양행사에 참가했습니다.</div> <div>그리고 남편이 한눈에 반한 3살짜리 여자고양이가 이 글의 주인공인 카탈로그(=Catalog=CATalog...)입니다.</div> <div>한국어 발음으로는 카탈로그이지만, 네이티브 어메리칸 잉글리쉬 발음으로 "캐를록"이라고 불립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8791632dfe044751c4da5a03f37a2c2cc956c__mn682385__w640__h480__f70773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80" alt="IMG_4622.JPG"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 filesize="70773"></div></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첫 날은 발냄새 나는 남편의 신발장에서 나올 생각을 않았습니다.</span></div></div> <div>신발장 근처에 둔 음식과 물을 먹는 걸 보니 융통성없이 꽉막힌 성격은 아니라 다행이다 싶긴 했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8848200885736921b44ebbe3caf68fdbdce87__mn682385__w518__h640__f111232__Ym201605.jpg" width="518" height="640" alt="IMG_4682.JPG" style="border:none;" filesize="111232"></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째날도 저에게 경계를 늦추지 않길래 친해지는데 시간 좀 걸리려나했는데,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손만 대면 격렬한 그릉그릉 소리와 함께 폭풍 부비부비.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무릎에 앉혀놓고 쓰다듬어주면 힘찬 꾹꾹이가 이어집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885932756d9b5574746518f1d38574af65e37__mn682385__w2698__h1828__f1322261__Ym201605.jpg" alt="IMG_4699.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640px;height:434px;" filesize="1322261"></div><br></div> <div>사는 동네가 아주 북쪽이라 5월에도 전기장판을 켜두었는데 퍽 맘에 들었는지, 저희 침대까지 점령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89092a2f41a8117ba414f85c925d9923f3dd4__mn682385__w480__h640__f77772__Ym201605.jpg" width="480" height="640" alt="IMG_4644-1.JPG" style="border:none;" filesize="77772"></div><br></div> <div>낮이면 살짝 열어둔 창가에서 바깥구경을 하고, 밤이면 남편과 저를 오가며 쓰담쓰담이 이어졌습니다.</div> <div><br></div> <div>이렇게, 고양이와 함께하는 평화로운 생활이 시작되는가부다 생각하던 그 때 사건은 발생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카탈로그가 우리집에 온지 5일째인 5월 9일.</div> <div>이불을 널고 온 집안을 청소하느라 현관을 열어놓은 걸 깜빡했고, 저녁쯤 카탈로그가 없어진 걸 알게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뒷집 주차장에 있던 카탈로그를 발견했지만, 카탈로그는 동네 이웃집들 마당으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br></div> <div>해가 진 밤까지 카탈로그와 저희의 추격전은 계속되었고, </div> <div>마지막에는 저희집 마당에 있는 작은 창고 밑으로 숨어들어가 좀처럼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9450683a2ed4bc724940b1668da7a6f7cb64__mn682385__w640__h398__f70660__Ym201605.jpg" width="640" height="398" alt="IMG_4722.JPG" style="border:none;" filesize="70660"></div></div> <div><br></div> <div>저희가 쫓아다닌 게 오히려 카탈로그의 경계심과 흥분을 자극해서 더 숨어버린 것 같았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음날 새벽까지 창고밑에 숨어있던 카탈로그는, 아침이 되어 주변이 시끄러워지자 종적을 감추고 말았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집근처에 사는 이웃들을 찾아가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며, 혹시 보게되면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div> <div>카탈로그를 분양받았던 동물보호단체에도 연락을 했어요.</div> <div>정식입양이 끝난 게 아니라 트라이얼 중이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 물어보려구요.</div> <div><br></div> <div>동물보호단체 대표님이 직접 포획상자를 들고 와주셔서 놓아주시고, 주변도 함께 찾아봐주셨지만 카탈로그는 눈에 띄지않았습니다.</div> <div>혹시나하는 기대를 갖고 밤새 집주변에 놓아둔 2대의 포획상자에는 동네 고양이들만 잡혀있었습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틀후,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단독주택 60채와 밭들이 이어진 동네를 걸어다니며 "고양이를 찾습니다"전단지를 우체통에 넣었습니다.</span></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4309e58167394483408f89f68873c3ae1c70__mn682385__w515__h640__f101356__Ym201605.jpg" width="515" height="640" alt="IMG_4708.JPG" style="border:none;" filesize="101356"></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퇴직후 농사지으며 지내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사시는 동네라, </div> <div style="text-align:left;">텃밭에 계신 분들께는 직접 종이를 보여드리며 이런 고양이 보이면 꼭 연락주십사 부탁도 드렸구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하지만 누구하나 보셨다는 분도 없고, </div> <div style="text-align:left;">저역시 틈만나면 돌아다녔지만 온동네 고양이들 다 나와있는데 우리 카탈로그는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덕분에 이 동네 사는 고양이들이랑은 다 인사하고 다닌 것 같네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3일동안 코빼기 한 번 보지를 못하니,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마음 한 편으로는 이제 카탈로그를 찾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카탈로그가 집을 나간지 4일째인 5월 13일 아침.</div> <div style="text-align:left;">밭 하나 건너편에 사시는 오오타씨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우리집 창고에 니네집 고양이가 있어!"</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9491579fecc1df394008a9a602c427c5733c__mn682385__w640__h413__f70347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13" alt="IMG_4724.JPG" style="border:none;" filesize="70347"></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오타씨는 제 전단지를 보고 일부러 전단지속 사진을 휴대폰에 저장해두셨다고 하십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덕분에 창고에서 고양이를 발견하자마자 우리집 고양이란 걸 확인하실 수 있었구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각종 농기구가 쌓여있는 창고 안에서, 저희가 다가가자 카탈로그는 손도 잘 닿지 않는 구석으로 들어가버렸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미숙한 저희가 잡으려다 고양이가 다칠수도 있겠다 싶어서 동물보호단체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어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평일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와주신 대표님은 100엔샵의 세탁망과 시트 한 장을 꺼내셨고</div> <div style="text-align:left;">약간의 추격전 끝에 익숙한 손놀림으로 카탈로그를 무사히 포획하는데 성공하셨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당신들처럼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맡길 수 없다"고 카탈로그를 데려가버리시면 어쩌나 긴장했는데</div> <div style="text-align:left;">저희를 탓하거나 비난하시지 않고, 앞으로 고양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주의해야할 점과 활용가능한 장치 종류를 알려주셨어요.</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집으로 돌아온 카탈로그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 안정되었습니다.</span></div></div> <div>그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는지 물 한대접과 머슴밥처럼 고봉으로 쌓은 먹이를 엄청난 기세로 흡입했구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먼지구덩이 속을 헤매고 다닌걸 생각하면 샴푸로 뽀득뽀득 씻기고 싶지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혹시나 스트레스 받을까봐 해충방지약 바른 후, 드라이샴푸 파우더와 폭풍브러싱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span> </div> <div><br></div> <div>신기한 게, 저희가 카탈로그를 처음으로 입양한 날,</div> <div>동물보호단체에서 "혹시모르니 고양이 목줄은 꼭 착용시켜야한다"고 하셔서 주문해둔 목줄이 있었어요.</div> <div>제 이름과 전화번호, '이 고양이를 외부에서 보셨다면 전화주세요'라고 쓰여있는 목줄인데</div> <div>카탈로그가 우리집으로 돌아온 날 목줄이 도착했습니다.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7864337e6654d6ed434ab8de99731788609a__mn682385__w587__h640__f100093__Ym201605.jpg" width="587" height="640" alt="IMG_4711.JPG" style="border:none;" filesize="100093"></div><br></div> <div>몸단장 후, 새 목줄까지 끼우니 이제 진짜 우리 식구란 생각이 들더라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61962c81263bb65d4e328a796c5e4d01103d__mn682385__w640__h459__f117816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59" alt="IMG_4704.JPG"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order:none;" filesize="117816"></div> <div><br></div> <div>집을 나가있는동안 사람 손길이 그리웠던지 한 번 만지기 시작하면 끝을 낼 수 없을 정도로 착 달라붙어 격한 그릉그릉을 이어갑니다.</div> <div>남편이 슬슬 지쳐하는 게 사진에서도 느껴집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61965eae88b6f16e42b4920520e1cf69557c__mn682385__w640__h480__f81928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80" alt="IMG_4706.JPG" style="border:none;" filesize="81928"></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오늘 아침. 자고 일어나니 카탈로그가 우리 침대 위에 앉아있습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남편 말로는 어젯밤 내내 침대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집을 나간건 너였는데, 왜 우리가 나갈까봐 걱정하는거 같니...</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7968100df18c031844b39ac716d9e8d52851__mn682385__w640__h480__f88741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80" alt="IMG_4716.JPG" style="border:none;" filesize="88741"></div><br></div> <div style="text-align:left;">토요일 오후 1시 지금. </div> <div style="text-align:left;">카탈로그는 낮잠자는 남편 옆에서 열심히 그룽밍 중입니다.</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남편 깨고 나면 같이 오오타씨와 동네분들께 인사드리러 갈 예정입니다.</div> <div>근처에 이웃분들이 걱정도 많이 해주셨고, 다들 자기집 창고도 확인해 주시고, 일부러 다른 집 분들한테도 가서 얘기도 해주셨거든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96028f24ed47b6d94c5ba6e3308f88af1018__mn682385__w640__h438__f113495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38" alt="IMG_4702.JPG" style="border:none;" filesize="113495"></div><br></div> <div>우리 카탈로그가 숨어있던 창고 주인인 오타씨께는 고양이 구출기념 수건과 과자를 준비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996402ba312cbdbce4c908cf93b9689a09bfc__mn682385__w640__h480__f79651__Ym201605.jpg" width="640" height="480" alt="IMG_4707.JPG" style="border:none;" filesize="79651"></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이웃분들께는 고양이모양 쿠키를 준비했구요.</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 <div style="text-align:left;"><br></div>그리고 어리버리한 저희를 믿고 다시 고양이를 맡겨주신 동물보호단체에는 매년 기부금을 내는 회원으로 가입하고,</div> <div>홈페이지에 적혀있는 '필요물품'을 보낼 예정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카탈로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이 이야기도 우리에겐 평생 기억할 추억이 될 것이고, </div> <div>덕분에 주변 분들의 따뜻함도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긴 했지만, 이런 일은 두번 다시 겪고 싶지는 않습니다.</div> <div>다른 분들도 절대 안겪으셨으면 좋겠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605/14631858143fde18094f5e42aea3dc27387da272f9__mn682385__w1367__h1692__f352647__Ym201605.jpg" alt="IMG_4650.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width:640px;height:792px;" filesize="352647"></div> <div><br></div> <div>집나갔다 돌아온 우리 카탈로그, 앞으로 동게에 종종 인사올리겠습니다!!</div> <div><br></di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