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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4659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
    조회수 : 2230
    IP : 121.170.***.74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4/28 21:22:38
    http://todayhumor.com/?panic_14659 모바일
    브금주의]스카이 다이빙







    <embed src="http://pds21.egloos.com/pds/201103/18/32/tg.swf">










    넓고 푸른 초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뿌연 구름을 지나, 빠른속도로 지상으로 추락하고있다. 양옆에선 사람

    들이 환호를 하며 스릴를 맘껏 즐기고있다. 나또한 괴성을 질러대며 기뻐한다. 이대로 바닥에 떨어져버리

    면, 완전 죽사발이 되어버리겠지만, 나의 등에는 믿음직스러운 낙하산이있다. 항상 등뒤에 매고있는 이것

    을 의지하며 고공낙하를 시도한다. 하지만 만약에 낙하산이 없다면? 그냥 맨몸으로 이높이에서 뛰어내린다

    면? 문뜩 묘한 생각에 잠겼다. 저 푸른 초원위로 떨어진다면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머리가 다 깨지면

    서 온갖 살점들이 사방으로 튀길까? 그 넑은 바닥전체를 나의 붉은 피로 덮을수있을까? 바닥에 닿는순간 무

    슨 느낌이들까? 잡생각에 빠져들며 천천히 지상을 향해 떨어지고있다. 그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하였지만,

    나는 손버릇마냥 낙하산을 펼쳐버린다.







    스카이다이빙 동호회를 만들어, 매달 두번정도씩은 이곳을 찾아와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그렇기에 요즘들

    어 실력이 꽤나 늘은것만같다. 처음엔 위험하다며 반대하시던 부모님들도, 매번 무사히 집에 도착하는 나

    를 보더니, 마음을 푹 놓으신거같다. 평상시로 돌아오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매일매일을 상사에게 뜯겨가

    며 살아가고있다.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모두다 스카이다이빙으로 풀어버린다. 처음엔 몇달에 한번씩

    하던 스카이다이빙을, 요즘들어 스트레스가 쌓이는 양이 늘어가다보니, 어느새 한달에 두번정도는 기본으

    로 하게되었다. 푸른 하늘과 하나가되어 날아다니는 기분은 최고의 쾌락감을 안겨준다. 나이가 되는데까지

    는 스카이다이빙을 계속해서 할것이다.







    어느덧 2주가 지나, 나는 또다시 이곳을 찾아왔다. 향긋한 꽃내음이 나의 코를 마구 간지르고있다. 푸른 초

    원을 한눈에 바라보니, 또다시 기억속에 숨어있던 그것이 떠올랐다. 저곳에 낙하산없이 떨어지면 어떻게될

    까? 정말이지 말도안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궁금증은 더더욱 증폭되어만간다.







    큼직한 낙하산을 등에 매었다. 요란한 소리를 내고있는 헬리콥터에 몸을 싣는다. 천천히 푸른 하늘속으로

    빨려가는 헬리콥터는 어느덧 지상에 있는 인간들이 발톱에 때보다도 작게보이는 높이까지 올라왔다. 자그마

    치 8000피트 상공. 하지만 나와 함께 여러번 뛰어봤던 사람들은 여유만만한 표정이다. 다같이 출구로 몸을

    이동시켰다. 그리고는 푸른 하늘 바다로 몸을 다이빙 시킨다. 온몸이 푸른 바다에 젖어버린것만같다. 쎄찬

    맞바람이 나의 뺨을 계속해서 후려친다. 이번에도 역시 특유에 괴성을 질러대며 지상으로 떨어지고있다. 문

    뜩 또다시 그런 생각이떠오른다. 푸른 초원에 그대로 추락하는 느낌. 어떨까? 어떨까? 어떨까? 어떨까?







    "야! 뭐해?!!!"

    "아앗!!"


    - 퓌융


    깜빡하면 목숨을 잃을뻔했다. 이상한 호기심에 사로잡힌 나는 멍한상태로 바닥을향해 떨어지고있었다. 아슬

    아슬한 순간에 낙하산을 펼쳐 망정이지, 하마터면 나의 생각대로 저 푸른 초원바닥을 나의 피로 뒤덮을뻔

    하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스카이다이빙에 대한 나의 열정이 날로가며 더해가고있다. 그 횟수를 점차 늘려가며, 어느덧 일주일에 한번

    씩은 이곳에 들린다. 그것을 하며 느끼는 쾌락은 단순한 쾌락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느 이쁜여자가 나와 몸

    을 나누더라도 그만한 쾌락을 느낄수는 없을것이다. 점점 날이갈수록 스카이다이빙에 중독이 되어만간다.

    가끔 빨래를 널려고, 옥상에라도 올라갔다 싶으면 뛰어내리고 싶은 욕망마저 생긴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나는 하늘을 날고있다. 아니, 바닥을 향해 몸뚱아리를 내리꽂고있다. 양옆에 사람들은 마구 즐거워하고있지

    만, 나는 지금 그들이 느끼고있는 쾌락과는 다른 쾌락을 즐기고있다. 요즘들어 나를 계속해서 괴롭히던 호

    기심. 그것을 오늘이야말로 풀고말것이다.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원을 그렸지만, 그 한공간에는 텅빈자리만

    이 있다. 나는 그들과 멀찌감치 떨어져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어느덧 발톱에 때보다던 작던 인간들이 벌

    레수준으로 커져있다. 이 넘쳐흐르고있는 호기심을 좀더 빨리 풀고싶어진다. 마음이 설랜다. 마치 짝사랑

    을 하던 사춘기시절 같기도하다. 그녀에 봉긋한 가슴을 만지던 기쁨, 그녀를 범하던 기쁨. 그것보다도 더

    욱 설래인다. 이제 곧, 나의 몸뚱아리는 산산조각이 나서, 저 푸른 초원에 거름이 되리라.


    - 쿵!!!







    툰탁한소리가 났다. 그리고는 뼈가 분질러지는 고통이 온몸을 조여왔다. 마치 거인의 손에 잡혀 아귀에 힘

    으로 몸이 짓눌리는 느낌이난다. 그리고는 나의 몸이 다시금 하늘로 떠오른다. 아니, 푸른 하늘로 추락을하

    고있다. 온세상이 뒤집혀 땅에서 하늘로 추락을 하고있었다.


    - 쿵!!!


    다시 툰탁한 소리가 났다. 나의 몸은 우주밖으로 나가지를 못하고 하늘에있는 어느 경계선에 몸을 강하게

    부딪쳤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수없는 고통이였다. 몸속에있는 뼈들이 몽땅 가루가 되어버리는것같다. 그리

    고는 세상이 다시한번 뒤집혀버린다. 뭐가 잘못되었다. 나는 목숨을 잃지않고, 계속해서 추락을 반복한다.

    마치 모래시계를 뒤집어 놓은것처럼 세상이 계속해서 뒤집힌다. 그리고는 추락이라는 고통을 나에게 안겨주

    고있다.







    나는 스카이다이빙을 참으로 좋아한다. 처음엔 거세게 반대하시던 부모님들도 이제 나를 나무라지않으신

    다. 왜냐하면 이미 시체가 되어버렸기때문이다. 집으로 들어서면 썩은내가 진동하는 부모님 시체가 나를 반

    긴다. 그들은 무사히 집에도착하는 나의 모습에 안도하는것만같다.







    샐러리맨인 나의 월급은 쥐꼬리와도 같다. 하지만 계속해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미 돈을 구할수있는거라면 모든것을 다했다. 사채도쓰고, 심지어 장기도 팔았다. 지금 나에게 남

    은거라곤 쥐꼬리를 주는 일자리와 어마어마한 빚더미 뿐이다. 더이상은 이세상을 살아가는게 싫다. 이렇게

    된바엔, 차라리 저 푸른 초원에 낙하산없이 떨어져볼까?







    다시금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나의 눈에는 바닥에 처량하게 쓰러져있는 나의 시체가보였다. 이미 얼

    굴은 산산조각이 나서 알아볼순없었지만, 입고있던 옷들을 보면, 내가 확실하다. 나는 분명히 죽어있다. 하

    지만 이 고통은 끝이없다.


    - 쿵!!!


    또다시 세상이 뒤집힌다. 언제까지 이고통을 나에게 안겨줄것인가?










    이세상은 한낱 호기심으로인해, 자살을 택한 나를 용서하지 않을 모양이다.



























    출처


    웃대 - 와이구야昨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4/28 23:25:50  121.152.***.7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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