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오유 바로가기
http://m.todayhumor.co.kr
분류 게시판
베스트
  • 베스트오브베스트
  • 베스트
  • 오늘의베스트
  • 유머
  • 유머자료
  • 유머글
  • 이야기
  • 자유
  • 고민
  • 연애
  • 결혼생활
  • 좋은글
  • 자랑
  • 공포
  • 멘붕
  • 사이다
  • 군대
  • 밀리터리
  • 미스터리
  • 술한잔
  • 오늘있잖아요
  • 투표인증
  • 새해
  • 이슈
  • 시사
  • 시사아카이브
  • 사회면
  • 사건사고
  • 생활
  • 패션
  • 패션착샷
  • 아동패션착샷
  • 뷰티
  • 인테리어
  • DIY
  • 요리
  • 커피&차
  • 육아
  • 법률
  • 동물
  • 지식
  • 취업정보
  • 식물
  • 다이어트
  • 의료
  • 영어
  • 맛집
  • 추천사이트
  • 해외직구
  • 취미
  • 사진
  • 사진강좌
  • 카메라
  • 만화
  • 애니메이션
  • 포니
  • 자전거
  • 자동차
  • 여행
  • 바이크
  • 민물낚시
  • 바다낚시
  • 장난감
  • 그림판
  • 학술
  • 경제
  • 역사
  • 예술
  • 과학
  • 철학
  • 심리학
  • 방송연예
  • 연예
  • 음악
  • 음악찾기
  • 악기
  • 음향기기
  • 영화
  • 다큐멘터리
  • 국내드라마
  • 해외드라마
  • 예능
  • 팟케스트
  • 방송프로그램
  • 무한도전
  • 더지니어스
  • 개그콘서트
  • 런닝맨
  • 나가수
  • 디지털
  • 컴퓨터
  • 프로그래머
  • IT
  • 안티바이러스
  • 애플
  • 안드로이드
  • 스마트폰
  • 윈도우폰
  • 심비안
  • 스포츠
  • 스포츠
  • 축구
  • 야구
  • 농구
  • 바둑
  • 야구팀
  • 삼성
  • 두산
  • NC
  • 넥센
  • 한화
  • SK
  • 기아
  • 롯데
  • LG
  • KT
  • 메이저리그
  • 일본프로야구리그
  • 게임1
  • 플래시게임
  • 게임토론방
  • 엑스박스
  • 플레이스테이션
  • 닌텐도
  • 모바일게임
  • 게임2
  • 던전앤파이터
  • 마비노기
  • 마비노기영웅전
  • 하스스톤
  • 히어로즈오브더스톰
  • gta5
  • 디아블로
  • 디아블로2
  • 피파온라인2
  • 피파온라인3
  • 워크래프트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 밀리언아서
  • 월드오브탱크
  • 블레이드앤소울
  • 검은사막
  • 스타크래프트
  • 스타크래프트2
  • 베틀필드3
  • 마인크래프트
  • 데이즈
  • 문명
  • 서든어택
  • 테라
  • 아이온
  • 심시티5
  • 프리스타일풋볼
  • 스페셜포스
  • 사이퍼즈
  • 도타2
  • 메이플스토리1
  • 메이플스토리2
  • 오버워치
  • 오버워치그룹모집
  • 포켓몬고
  • 파이널판타지14
  • 배틀그라운드
  • 기타
  • 종교
  • 단어장
  • 자료창고
  • 운영
  • 공지사항
  • 오유운영
  • 게시판신청
  • 보류
  • 임시게시판
  • 메르스
  • 세월호
  • 원전사고
  • 2016리오올림픽
  • 2018평창올림픽
  • 코로나19
  • 2020도쿄올림픽
  • 게시판찾기
  • 오유인페이지
    개인차단 상태
    호오올리이쓑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가입 : 10-09-27
    방문 : 2634회
    닉네임변경 이력
    회원차단
    회원차단해제
    게시물ID : panic_14553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7
    조회수 : 2574
    IP : 121.170.***.74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04/26 21:57:26
    http://todayhumor.com/?panic_14553 모바일
    브금주의]환상 속의 환각





    <embed src=http://pds20.egloos.com/pds/201101/06/97/ss_main.swf>









    환상 속의 환각



    단언컨데 척추측만증은 정말 끔찍한 병이다. 척추가 어느 정도 휘면 키가 잘 크지 않고, 나같은 경우에는 키가 오히려 준다.

    난 집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이런 몸뚱아리를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싫거니와,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지는 허리 때문에도 싫다.

    그래도 거울은 매일 본다. 혹시나 나아졌나, 이건 꿈이 아닌가 그래서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침 일찍 거울을 본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한껏 기대에 부푼 채, 전신 거울 앞에 섰다. 등에서 고통은 느껴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거울을 보았다.

    여성스러운 면모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머리는 가위로 틈틈히 자른다지만, 이미 엉덩이에 올 정도로 길어져 있었고, 이리저리 헝크러져 있었다.

    더욱이 허리는 꼽추의 그것처럼 구부정했다.

    거울을 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혐오감'이었다. 단순히 구부정한 등에 대한 혐오감 뿐만이 아니라, 나에 대한 혐오감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매일 아침 이런 한심한 짓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어느새 나는 꽤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다.

    한달에 한번 우편함을 확인하기 위해 어두운 밤에만 밖으로 나가고, 줄곧 집에만 박혀 있는 내가 왜 유명인사가 되었는지는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알 수 있었다.


    난 매일 음식을 시켜먹었다. 세끼 모두 다른 음식이었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우동 점심에는 피자 저녁에는 초밥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매일 음식 배달부를 만나게 되고, 뜻하지 않게 단골이 되어 버렸다.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아마 배달부들이 나의 히키코모리적 성향과 구부정한 허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다 퍼뜨려서 유명인사가 된 것 같았다.




    그 날이다. 한달에 한번 우편함을 확인하는 날 말이다.

    모두가 자고 있을 시간인 새벽 1시에 난 내가 살고 있는 작은 단독주택 밖으로 나왔다.

    출입문을 지나 벽면에 붙어있는 우편물에는 여김없이 남동생이 보낸 생활비가 들어있다. 동생 덕에 나는 한달에 한번만 밖으로 나가고 살 수 있는 것이다.



    동생을 만나지 못한지 5년이 다 되어간다. 척추측만증이 심해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대기업의 잘나가는 여성 간부였다.

    연봉이 일억 이상이었으니, 부르주아 계층에 속했다고도 할 수 있었다. 나는 그 당시만 해도 운동을 하는 동생에게 온갖 지원과 생활비를 줬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심한 척추측만증이 생기지 나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강남의 집과 벤츠를 모두 팔았다.

    사표를 쓴 것은 이런 꼴사나운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않기 위함이었고, 집과 차를 판 것은 척추측만 증세를 치료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척추측만증은 고치지 못했고, 나는 남은 돈으로 지금 살고 있는 단독 주택을 사고,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현금으로 바꾸었다.

    동생은 나에게 누나 갑자기 무슨 일 있냐고 수없이 전화했지만 쉬고 싶다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현금은 집안에 모두 쌓여있었다. 은행으로 나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기 위함이었다.


    4년 정도가 흐르자, 돈은 모두 다 떨어졌고 난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한달에 백만원 씩만 보내달라고 하였다.

    동생은 잘 나가는 운동선수가 되었기에 하는 부탁이었다. 예전의 나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운동 선수가 되었으니 말이다.

    동생은 갑작스런 나의 연락에 크게 당황했지만, 내가 간곡히 요청하자 결국에는 내 손을 들어주었다.

    남동생은 왜 그러냐고 도대체 무슨 일 이냐고 계속해서 물었지만 묻지 말라는 말라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가끔씩 동생에게 전화가 올 때도 있었지만 난 그것을 애써 무시했다. 더이상 나의 존재를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밖으로 나가자 차가운 한기가 느껴진다. 오늘이 몇월인지, 계절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쌀쌀한 것을 봐선 겨울인 것 같았다.

    새하얀 입김이 나오고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추워서 그런지 온몸의 신경이 곤두 선다.

    다른 외출 날과 마찬가지로 난 우편함을 뒤적거려 동생이 보낸 우편물을 받을 수 있었다. 두꺼운 우편 봉투를 살짝 뜯어보니 여김없이 백만원과 안부의 편지가 있었다.


    "꺄악." 비명소리가 들렸다. 하이톤으로 봐서는 여성인 것이 분명했다. 무슨 일이지 하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빌라 앞에는 자전거 하나. 그리고 항상 그렇듯 어두운 담벼락과 그 위에서 빛을 밝혀주는 가로등 하나가 있었다.

    아무것도 없구나 하고 시선을 다시 돌리는 순간, 아뿔싸!

    평소와 다름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에 한 여성이 쓰러져 있었다.

    눈이 크게 떠졌다.

    아닌게 아니라, 바닥에 쓰러진 여성의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 사이로 시커먼 피가 쉴새없이 뿜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한눈에 봐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희열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자는 빨간 액체가 뚝뚝 떨어지는 망치를 왼손으로 꽉 잡고 있었다.

    난데없이 살인사건을 목격해 떨고 있을 무렵, 남자가 갑자기 크게 웃었다.

    남자의 웃음소리는 고요한 밤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커다랬다.

    "키키키키! 죽었어, 죽었어!" 남자가 뱀처럼 쉬이거리며 천천히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본능이 도망가라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몸은 따라주질 않았다. 그저 살인사건을 목격한 그 자세 그대로, 유일하게 움직이는 눈만 남자를 쫓고 있었다.

    혹시나 해서 비명도 질러봤다. 그러나 들리는 것은 어버버 거리는 작은 혀꼬임 소리 뿐이었다.

    "죽여버렸어, 죽여버렸어. 내가 죽였어, 내가!"

    남자가 또 소리쳤다. 난 그 소리에 움찔했지만 여전히 몸은 굳어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죽였어, 죽였어. 키키.." 그가 말을 마치자 밤거리의 침묵은 다시 찾아왔다.

    그는 서서히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다리가 떨리고, 심장이 요동쳤다.

    혹시나 날 본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쪽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그 예감은 빗나갔고, 남자는 주택 앞에 있던 자전거를 잡았다. 아마 자전거를 타고 이곳에서 도주하려는 것 같았다.

    그가 자전거를 막 탈 무렵, 갑자기 남자는 고개를 뒤로 돌려 나와 눈을 마주했다.

    "너도 죽일거야." 착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남자의 눈이 한순간 붉게 빛나는 것 같았다.


    나는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으며 움직이지 않는 몸을 애써 움직였다.

    몸 마디마디에서 비명을 질렀지만, 그런 비명소리를 일일이 받아줄 수 없었다.

    집안으로 달려가는 도중 발에 힘이 없어 넘어지려고도 했지만 있는 힘을 다해 중심을 잡았다

    겨우 집안으로 들어온 나는 문에 달려 있는 모든 잠금 장치를 걸었다.

    잠금 장치를 모두 걸자마자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뜬 눈으로 하루를 보냈다.

    경찰에 신고하려는 생각도 해봤지만, 진술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자 그 생각을 접어버렸다.

    창문의 커튼을 잠시 열어 재꼈다. 그러자 정말로 오랜만에 보는 햇살과 거리의 풍경들이 보였다.


    유달리 조용한 우리 동네가 소란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살인사건이 벌어졌는데 조용할 리가 없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중에는 경찰차도 있었고, 구급차도 있었다. 삐뽀삐뽀 거리는 사이렌 소리가 귓가를 멤돈다.

    나도 어제 그 여자처럼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남자는 내가 이 살인 사건의 목격자인 것을 안다. 게다가 내가 이곳에 사는 것까지 알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밖으로 뛰쳐나가 어디론가로 도망가고 싶지만 척추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이놈의 구부정한 등은 암보다 더 고약한 것 같다. 이놈 때문에 대인관계도 박살나버렸다. 내 명예도, 인생도 모두 말이다.


    아주 오랜만에 아침을 걸러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

    두려운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었지만 애써 그 마음을 억누르며 자장면을 배달시켰다.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리고, 나는 혹시나 그 남자는 아닐지 하는 마음에 인터폰을 통해 밖을 확인했다.

    자장면 배달부인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나는 문의 모든 잠금 장치를 풀었다.

    "3500원입니다."

    "여기요." 내가 천원짜리 지폐 세 장과 500짜리 동전 하나를 건네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저기요…." 자장면 배달부가 막 밖으로 나가려 할때 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예?"

    "다름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 시끄럽던데…. 사이렌 소리도 울리고요. 경찰차하고 구급차도 왔다갔다하고. 왜 그러는지 아세요?"

    난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물었다.

    "아, 그거요. 사망사건이 있었어요. 여자가 죽었다나 뭐래나. 다행히 살인사건은 아니고, 그냥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죽은 거라네요.

    하긴 이런 촌구석에 무슨 살인 사건이 발생하겠어요. 하하."

    그가 어색한 웃음을 덧붙이고는 철가방을 들고 문밖으로 나갔다.


    배달부의 말을 듣고서 나는 더욱 공포에 질렸다.

    그 남자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몰라도 살인을 저지러놓고 증거를 모두 없애버릴 정도로 똑똑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지 2일이 흘렀다. 살인을 목격하고 나서 내게 생긴 습관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창밖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었다.

    혹시나 남자가 집 앞에서 어슬렁거리지는 않을지 하는 마음에 그런 것이었다.


    커튼을 살짝 걷어 밖을 보았다.

    한적한 골목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초췌한 눈동자로 내가 살고 있는 주택의 입구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놈이 틀림없었다. 날 죽이러 온 것이 틀림없다.

    막상 생각이 거기까지 치닫자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정말로 날 죽일 셈이다.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남자는 뭔가 날카로운 것을 들고 있었다.



    그 날 밤, 나는 잠을 자지 못했다. 아닌게 아니라 누군가가 쉬지 않고 문을 똑똑똑 두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했지만 선명한 소리에 나는 새벽 내내 공포에 떨었다.

    몇 번이나 전화기에 손이 갔지만, 이런 몸뚱아리로 밖을 나돌아 다니고 살인 사건에 대한 진술을 할 바에는 차라리 죽는게 나았다.

    노크소리와 함께 가끔씩 문 틈으로 들리는 조용한 웃음 소리에 오한이 서렸다.

    TV라도 켜서 이런 공포심을 달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었다.

    이 집에 아무도 살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면 남자도 어느 순간 포기할 것이다.




    "뭐라고요?!" 의사에게 소리쳤다. 분노에 겨워 참을 수가 없었다.

    "휜 척추 좀 고쳐달라는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요!"

    "아니… 그게 이영미씨의 척추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정상인과 똑같아요."

    "그럼 이건 뭔데요!" 구부정한 내 등을 만지며 말했다.

    "이해를 잘 못하겠군요."

    "이해를 못해요? 제 구부러진 제 등이 안 보이세요? 휘었잖아요. 꼬부랑 할머니처럼 휘어 버렸다고요!"

    "물론 등에 혹이 있긴 있으시지만 그리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심각하지 않다고요? 이렇게 꼬부라졌는데? 어? 심각하지 않아?!" 나는 어느새 반말을 하고 있었다.

    너무나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다. 다른 병원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전혀 심각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나 80도나 휜 허리가 심각하지 않으니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진정하십시오."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됐어. 이딴 쓰레기 같은 병원에서 치료 안 받아!" 나는 병원 밖으로 뛰쳐 나왔다.


    온 몸이 땀에 젖어 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 햇살이 내 눈을 찌른다.

    어제 공포에 떨던 중에 잠이 들었나 보다. 그 남자는 갔는지 밖이 조용하다.


    기분이 나쁘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 사건이 꿈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금 생각해봐도 의문이다. 이렇게 허리가 휘어있는데, 꼽추처럼 휘어있는데 어째서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까.




    나에게는 강박 관념이 있다. 허리는 꽂꽂히 펴고 살아야 하는 것. 그것이 내 강박 관념이다.

    어렸을 때, 아빠가 사고로 허리를 다쳐서 꼽추가 되어 버렸다. 허리를 펼 수도 없었고 땅을 기어다니다 싶이 걸어다니셨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나를 병신의 자식이라고 놀려댔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싫다며 엄마에게 울고불고 매달렸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참아야 한다 라고 말했다.

    아빠가 사고로 꼽추가 된 지 몇 년 후에 엄마는 도망갔다. 무책임하게도 어린 나와 동생 그리고 아픈 아빠를 남겨두고 도망갔다.

    하긴 엄마는 무척이나 예뻤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니, 어느 남자가 안 넘어갈까.


    엄마가 도망가자 아빠는 우리의 학비를 벌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돈을 벌었다.

    무슨 일을 했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일하는 도중에 죽었으니 험한 일이 틀림없었다.

    아빠가 죽고 우리는 큰아빠네 집에 맡겨졌다. 큰아빠는 처음에는 우리를 좋게 대해주셨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 우리의 학비에 큰아빠는 우리를 점점 신경질적으로 대하기 시작했다.

    어느날은 심하게 맞은 적도 있었다. 버러지의 자식, 병신 새끼의 자식 이라고 소리치며 주먹과 발로 나와 동생을 때렸다.

    머리가 찢어지고 눈이 퉁퉁 부어 병원에 갔는데 의사에게 하는 말이라곤 고작 '둘이 싸우다가 이렇게 됐습니다. 치료나 해주십쇼.' 한마디였다.


    나는 이런 끔찍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결국 난 서울대학교에 입학했고, 4년 동안 장학금을 받아 학교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 나는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 동생에게 집도 사주고 큰아빠와 떨어진 생활을 했다.

    그리고 어렸을 때의 경험으로 허리에 대한 강박 관념이 생겨 항상 허리를 꽂꽂히 했다.

    그런데… 나도 꼽추가 되어 버렸다. 나도 빌어먹을 꼽추가 되어 버렸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지 일주일 째.

    그동안 그 남자는 밤마다 매일 우리집 앞을 찾아왔다. 이대로 가다간 노이로제에 걸릴 판이었다. 잠도 겨우 하루에 한두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쿵쿵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무릎을 가슴에 붙이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도 대응을 해야 했다.


    밤이 되었다.

    "쿵쿵쿵." 오늘도 역시나였다. 조용하지만 선명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난 미리 준비한 식칼을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한 것도 있었지만, 주된 목적은 놈을 위협하기 위함이었다.

    인터폰으로 놈을 살펴보았다. 놈은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문을 두르리고 있었다.

    저런 끔찍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칼을 들고 있음에도 녀석이 무서워졌다.

    심호흡을 한 번 했다.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자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문을 확 열어재꼈다.

    "이 자식아!"

    소리지르고 난 다음에 내 눈은 크게 떠졌다. 이럴 수가. 아무도 없다.

    분명 인터폰에 달린 카메라로 확인까지 했는데… 아무도 없다.

    그리고 그 무서웠던 노크 소리도 없다. 고요한 정적이다.

    난 아무말 없이 집으로 다시 들어와 문의 잠금 장치를 모두 잠가버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의문 투성이다.

    "쿵쿵쿵." 노크소리가 다시 시작되었다.

    나는 저항할 힘도 잃어버렸다.

    오늘도 양 손으로 귀를 막으며 공포의 밤을 보냈다.




    쾅쾅쾅. 성난 발자국 소리가 경찰서를 가득 메운다. 발소리의 주인은 다름아닌 나다. 살인사건을 목격한지 한달 동안이나 그 놈은 계속 내 집을 찾아왔다.

    참다 못한 나는 꼽추의 등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경찰서의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로 시선이 고정됐다.


    실컷 보라지. 이 공포만 벗어날 수 있다면 실컷 봐!


    난 경찰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살인 사건을 신고하려고 왔어요. 협박죄하고 살인 미수죄도요."

    나의 당당한 말에 경찰은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살인 사건이요? 어떤 건데요?"

    "한달 전에 xx동 xx주택 앞에서 한 여성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죽은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거 살인 사건이예요. 제가 제 두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그런 사건이 있었던가……."

    경찰은 사건을 적어놓은 목록서를 살펴보더니 말을 덧붙였다.

    "아 여기 있네요. 하지만 정말로 술에 취해 죽었는데요?"

    "네? 뭐라고요? 아니예요. 혹시 머리에 둔기에 맞은 상처는 없었나요? 피는?"

    "상처도 없었고, 피도 없는데요. 혹시 뭐 잘못보신거 아닌가요?"

    아니야. 그럴리가 없다. 난 실제로 밤마다 협박까지 당했지 않는가. 그…그래. 이 모든건 꿈일거야.

    볼을 꼬집었다. 아프다. 이건 꿈이 아니다. 정말이다.

    "잠깐 그것 좀 보여주세요!" 나는 경찰이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죄송합니다.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줘 보라니까요!" 내가 경찰의 조사 목록서를 빼앗으려고 하자 다른 경찰들이 내 양 손을 잡아 나를 저지했다.

    "이거 놔! 꼭 봐야돼! 봐야된다고!"

    "이 아가씨 왜 이래! 아가씨, 진정하세요, 진정!"

    "이거 놓으라고!"

    나는 힘껏 발악했지만 그것은 전혀 부질없는 짓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눈물부터 흘렸다.

    원통하고 두려웠다.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에 원통했고 또 그 일을 겪에 될까 두려웠다.


    거울 앞에 섰다. 눈이 퉁퉁 부은 내가 보였다. 징그러운 년이란 생각이 들었다.

    등을 보았다.

    맙소사!

    등을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다.

    혹시나 잘못 본게 아닐까 싶어 거울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눈도 비벼보았지만 정말이었다.

    난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일수가 없었다.

    거울 속의 나는 등이 꽂꽂히 펴져 있었다.





    아빠는 왼손잡이, 엄마는 긴 생머리. 그리고 죽음.

    어느 순간부터 나는 환상 속에 빠져 환각을 보고 있었다.




























    출처



    웃대 - MID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04/26 22:11:53  112.160.***.219  포르테
    [2] 2011/04/26 22:13:27  121.128.***.124  손으로
    [3] 2011/04/26 22:20:51  211.216.***.213  괴마
    [4] 2011/04/26 22:50:59  112.170.***.188  어흥냥
    [5] 2011/04/27 02:55:47  112.144.***.171  
    [6] 2011/04/28 00:23:00  112.146.***.104  
    [7] 2011/04/28 02:44:04  222.112.***.120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단,비공감수가 추천수의 1/3 초과시 해당없음)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39
    브금주의]렉 계피가좋아 11/04/30 16:36 181 0
    438
    브금주의]외계인 [1] 계피가좋아 11/04/30 16:28 263 1
    437
    브금주의]오해 [2] 계피가좋아 11/04/30 16:18 222 1
    436
    브금주의]동전 모으기. [2] 계피가좋아 11/04/28 23:56 370 0
    435
    브금주의]관심 [1] 계피가좋아 11/04/28 23:44 269 0
    434
    브금주의]어머니의 표정 계피가좋아 11/04/28 23:32 358 0
    433
    브금주의]행복 계피가좋아 11/04/28 21:27 302 0
    432
    브금주의]스카이 다이빙 계피가좋아 11/04/28 21:22 302 0
    431
    브금주의]마귀 [1] 계피가좋아 11/04/28 21:14 294 3
    430
    브금주의]제가 안 그랬거든요? 계피가좋아 11/04/28 21:00 235 0
    429
    브금주의]찍혔어!!! 계피가좋아 11/04/28 20:55 275 1
    428
    브금주의]먹이 계피가좋아 11/04/28 20:48 201 3
    427
    브금주의]목걸이 [2] 계피가좋아 11/04/28 20:40 196 1
    426
    브금]인간만이 할 수 있는것이 무엇일까요 [7] 계피가좋아 11/04/28 17:24 74 0
    425
    브금주의]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어요 계피가좋아 11/04/27 21:08 253 0
    424
    브금주의]별 계피가좋아 11/04/27 21:03 168 0
    423
    브금주의]우정 계피가좋아 11/04/27 20:58 156 0
    422
    브금주의]꿈 계피가좋아 11/04/27 20:55 124 0
    421
    브금주의]Merry Christmas 계피가좋아 11/04/27 20:52 126 1
    420
    브금주의]지우개 계피가좋아 11/04/27 20:47 165 1
    419
    브금주의]조개 [2] 계피가좋아 11/04/26 22:33 533 2
    418
    브금주의]천사와 악마 계피가좋아 11/04/26 22:16 350 2
    417
    브금주의]시간. [2] 계피가좋아 11/04/26 22:07 265 2
    416
    브금주의]앨범 [3] 계피가좋아 11/04/26 22:03 225 3
    브금주의]환상 속의 환각 [1] 계피가좋아 11/04/26 21:57 235 4
    414
    브금주의]목사 [1] 계피가좋아 11/04/26 21:49 214 4
    413
    브금주의]자살. [4] 계피가좋아 11/04/26 21:46 292 4
    412
    브금주의]신 계피가좋아 11/04/26 21:42 192 4
    411
    브금주의]죽고 난 후 [1] 계피가좋아 11/04/26 21:37 220 3
    410
    브금주의]당구 [4] 계피가좋아 11/04/26 21:33 245 4
    [◀이전10개]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다음10개▶]
    단축키 운영진에게 바란다(삭제요청/제안) 운영게 게시판신청 자료창고 보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모바일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