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새벽에 잠도 안 오고해서, 제가 초등학교때 알고 지내던 한 아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div><br></div> <div>제가 국민학교때 우리반에 아주 멋진 친구가 한명 있었습니다. 본인은 잘 몰랐겠지만, 제법 전교에서 여학생들 사이에 이름이 오르내리던 친구였죠.</div> <div>공부도 반에서 1~2등을 다투고, 얼굴도 참 귀공자 같이 생겼습니다.</div> <div>키도 크고, 싸움도 잘 했어요. 당시 제가 반여국민학교 다니고 있었는데, 그 친구가 5학년 9반 부반장이었는데.</div> <div><br></div> <div>한번은 5학년 8반 통이라는 놈이 그 친구한테 시비걸다가 된통 털린적이 있어요.</div> <div>당시 그 싸움을 목격한 사람은 나랑, 그 통이라는 놈이랑, 그친구 였어요. </div> <div>맞다 그리고, 그때 당시 그 친구...80년대 인데도 유일하게 전교에서 피아노를 제대로 칠줄 아는 친구였어요.</div> <div>당시에 베토벤, 쇼팽곡을 칠줄 알았다고 하니 대단하죠?</div> <div><br></div> <div>이 친구를 A라고 할께요...</div> <div><br></div> <div>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 제가 그 친구랑 같은 반이 되었어요.</div> <div>너무나 기분좋았거든요. 나름 친했던 친구이기도 하고, 난 그 친구가 반장이 되어서 우리반 잘 다독거려 줄줄 알았죠.</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친구 그때 사춘기가 왔나보더라구요.</div> <div>부모님 한테건 선생님 한테건...하긴, 그때 국민학교 생들은 잘 알겠지만, 학급에서 임원을 하거나 하면 의례 학교에 기부를 좀 해야 했어요.</div> <div>A는 그게 참 싫었나봐요...</div> <div><br></div> <div>반장 선거 안나간다고 하는데, 거의 반 억지로 부반장이 되었어요.</div> <div><br></div> <div>학교에서 담임이 뭔가를 자꾸 주면서 어머니 무슨무슨 행사하는데, 오라고 하느걸 줬는데.</div> <div>A가 그걸 화장실 변기에 버려버리더군요.</div> <div>정말 그런게 싫은가 보더라구요...</div> <div><br></div> <div>여튼 그 일이 있고나서 부터는 담임한테 하나 둘 지적 당하기 시작하더군요.</div> <div>담임이 앞장서서 인간성 운운하고, 쓰레기 취급하니, 하나 둘, 자신감을 잃어가더군요.</div> <div><br></div> <div>A의 성격이 남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성격이 아니고 진짜 싸워야 할때만 싸우는 타입이다 보니, 주변에 별것 아닌것들이 까불어도</div> <div>그냥 웃고 넘기는 착한 친구였어요.</div> <div><br></div> <div>그런데, 참 웃긴건, 남학생들 중에서 그 친구를 시샘하던 무리들이 있었는데, 그놈들도 나서서 까기 시작하더군요.</div> <div>자기 부모들이 담임이랑 친한거 내세워서 정말 설치기 시작했었죠.</div> <div>그 놈들 학교에서 참 여학생들 주먹으로 많이 때렸어요.</div> <div><br></div> <div>제가 다녔던 반여동은 부모님들이 철거민들이 모여서 정착한 동네다 보니, 생활수준이 엉망이었어요.</div> <div>나름 좀 산다 싶은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수준차이도 있었고, 영세한 가정이다 보니, 부모님들이 자식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거나</div> <div>이혼가정도 많고, 폭력가정도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그집 자식들은 자기 아버지가 엄마 때리는거 보고</div> <div>그거 그대로 학교와서 하더군요. 알만하죠?</div> <div><br></div> <div>여튼 그 친구A가 유일하게 그 놈들하고 맞서가면서 약한애들 괴롭히면 막아주고 말려주고 그랬는데..</div> <div>참 그놈들 어린놈들이지만, 정작 자기 편들어 주는 사람 보다는 자기를 두들겨 주는 애들 말에 더 숙이더라구요.</div> <div>그 친구들이 담임한테 A를 욕하자 그 놈들도 거들었거든요.</div> <div><br></div> <div>안 괴롭히겠다 편들어 주겠다는 말에...같이 동조한거에요.</div> <div>뭐, 어린마음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div> <div><br></div> <div>더군다나 A는 당시에 나름 있는집 아이들만 다니는 피아노 학원을 다녔는데. 여학생 많은 곳에 있어서 그런가는 몰라도.</div> <div>제법 여학생들에게는 매너있게 대했어요. 솜씨도 학원에서 가장 좋다 그러고, 콩쿨나가서 대상인가 특상인가를 받고 그랬나 보더라구요..</div> <div><br></div> <div>초등학교 6학년 소년에게도 사랑이 있는지, A는 한학년 아래에 있는 여학생 B를 좋아했구요. 그 여학생과 고백하고 사귀는 사이였어요.</div> <div>착한 A의 성격 덕택에 B여학생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는데...</div> <div><br></div> <div>그 성격좋은 A가 여학생 B를 좋아하자, 우리반 여학생들이 난리가 난겁니다. ^^;</div> <div>진짜 하루종일 괴롭히더군요. 난 그때 처음 여학생들이 한명을 집단으로 괴롭히면 어떻게 되는가를 봤어요.</div> <div>정말 집요하더군요. 옆에 있는 내가봐도 아닐정도로...</div> <div>도시락통을 버린다거나, A앞에서 B욕을 서슴없이 하질 않나, A가 조금만 부딛혀도 욕하고, 물건 집어던지고,</div> <div>A가 조금만 화내거나 공격적으로 나오면 담임한테 뛰어가서 일르고, 담임은 그거 핑게삼아서 애들 앞에서 비짜루로 A를 폭행하더군요.</div> <div><br></div> <div>그런데도 A가 정말 잘 참더라구요. 이야~ 싶을 정도로요.</div> <div><br></div> <div>난 그때 A한테 물었어요. 왜 그리 참냐고...</div> <div>논리가 참 단순했습니다.</div> <div>자기랑 상대안되는 것들이랑 싸워서 뭐하냐고, 그냥 있으면 되지, 진짜 내가 화나면 저 놈들 한주먹 거리지만...</div> <div>그래도 자기 보다 약한놈 때리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냐고 하더군요.</div> <div><br></div> <div>지금 보면 참 멋있어 보이죠? 근데 전 자신감 잃은 A가 그냥 기가 죽어서 꼼짝못하는거에 대한 변명하는걸로만 보였어요.</div> <div><br></div> <div>네...맞습니다.</div> <div>A는 지금 우리반에서 제대로 왕따 당하고 있었던 거에요.</div> <div>이유요? 만만하다는 겁니다. 그게 강하고 약하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누가 주동하고 건드려서 가만있으니깐 점점 강도가 심해진겁니다.</div> <div><br></div> <div>한철이라는 놈이 있었습니다. 진짜 별것 아닌 친구였는데, 꼭 강한애들 옆에서 살살 거리는 놈이 있었어요.</div> <div>그 친구가 말끝마다 'ㅆ'자 써가면서 A를 자극했어요. 누가봐도 A가 폭발하면 얻어맞을게 뻔했는데..</div> <div>자기 뒤에 친구 있다 이거죠...심하다 싶을 정도로 A를 자극하더군요. 말로요...</div> <div><br></div> <div>그때가 점심시간이었는데...A가 암말 안하더군요. 밥먹고 조용히 한철이놈 따라가더니..</div> <div>쓰레기 소각장에서 거의 반죽음 상태로 패고 있더군요.</div> <div>네...분명히 A는 또래친구들에 비해서 덩치도 크고, 운동도 잘했으며, 싸움도 잘했어요.</div> <div><br></div> <div>그런데 한철이라는 놈이 된통 걸린거죠. 당시 우리반 학생들이 소각장 주변청소를 맡고 있었는데.</div> <div>한철이가 신나게 맞을동안에 아무도 나서서 말리지 못했습니다. A가 뭔가 결심한 듯이 한철이를 패고 있었고,</div> <div>말리는 놈도 죽이겠다고 엄포를 놨거든요.</div> <div><br></div> <div>네...A가 변한건 그때 부터였네요.</div> <div><br></div> <div>한철이 폭행사건 이후...A를 심하게견제 하던 무리중에 만목이라는 놈이 있었습니다. 진짜 여학생들 한테 막대하고 욕 잘하던 놈이었는데.</div> <div>그 친구가 A의 타켓이었죠. 다음날 A한테 싸우면 죽여놓겠다고 시비걸다가, 또 당했습니다. A가 그놈도 노리고 있었나봐요.</div> <div><br></div> <div>그때 부터 A는 내가 알던 A가 아니더라구요.하루걸러 한놈씩 소각장에 끌고가서 패더군요.</div> <div>알고보니 A는 울학교 전체에서 싸움제일 잘하는 친구 둘과 아주 절친이었습니다. 우리반에 그친구 둘이 매일같이 놀러왔거든요.</div> <div>A 시샘하던 놈들도 가만있었습니다. 누가 A의 타켓이 될지 몰랐거든요. 아에 건드릴 생각도 못 했죠.</div> <div><br></div> <div>나도 그때 A가 그렇게 무서운 애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그리고 며칠뒤...</div> <div>A의 어머니가 학교에 오셨더군요. 네 쉽게 말해서 교무실 한번 들었다가 놓고 갔습니다.</div> <div>말은 안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네요.</div> <div>국회의원 집안과 연줄이 있고, 친척중에 3성장군 2성장군이 포진하고, 당시 잘나가던 실세집안 이었습니다.</div> <div>자기 집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가세가 약간 기운것 뿐...그 집안의 아들이라는 타이틀이 크더군요.</div> <div><br></div> <div>그리고 친척중에 교육부에 일하시는 분들도 계셨구요.</div> <div><br></div> <div>그 담임...사색이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애 한테 돈 몇푼이나 기부금 몇푼 받아내려고 치사하게 해동하다가.</div> <div>결국 A가 폭발하고 나서야 모든게 나와버렸죠. 그때 교감선생님이 A의 어머니랑 또 같이 오신 어른한테 90도로 숙이면서 죄송하다 하는걸</div> <div>봤습니다. 제가 교무실 화장실 청소 담당이라서 큰소리가 나길래 봤는데. 그때 모습은 잊을 수가 없더군요.</div> <div><br></div> <div>그 이후 어찌되었냐구요? A는 진짜 폭군중에 폭군으로 행동했습니다.</div> <div>물론 끝까지 친구였던 저 한테는 잘 해주고 있었죠. 그런데요. A는 독재자 폭군 그 자체였습니다.</div> <div><br></div> <div>똑같이 막나가더군요. 여학생들 한테는 무섭게 욕하고, 마음에 안들면 발길질 하고,</div> <div>자기가 부반장이니 자기가 시킨대로 안하면 책상 엎어버리고, 나무의자 애들 한테 집어던지고 그러더군요.</div> <div>참 웃긴게요~ 그렇게나 한학기 넘게 괴롭히더니...나중되니깐, 그 여학생 무리도 설설 기더군요.</div> <div><br></div> <div>여학생들 한테 욕도 하고 손바닥으로 툭 하면 뒤통수 치면서 욕해도. 아무도 어쩌지 못하더군요.</div> <div><br></div> <div>그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진짜 더 지랄할걸 그랬네. 미친것들....'</div> <div><br></div> <div>예전에는 이 이야기를 그냥 참기만 하면 왕따 당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한 사례로 이야기 했지만,</div> <div>요즘은, 그냥 깝갑한 한 단면을 보는것 같더군요...</div> <div><br></div> <div>그냥 잠도 안오고 당시에 정말 폭군같았던 내 친구 A가 생각나서 써봤습니다.</div> <div>지금은 뭐 하고 지내려나...그렇게 변한뒤로 제가 다른 중학교 가는 바람에 만나지는 못했습니다.</div> <div>이게 A라는 친구 잘못일까요??? 그냥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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