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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88828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248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9/11/21 07:20:05
    http://todayhumor.com/?lovestory_88828 모바일
    [BGM] 오늘도 너를 보았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MTXHGtBHo2Q






    1.jpg

    이상윤사랑

     

     

     

    오늘도 너를 보았다

     

    날마다 그랬듯이

    파란 불이 켜진 신호등을 지나서

    너는 오고

    한 송이 꽃처럼 너는 오고

     

    먼 새벽하늘 스러지는 별처럼

    빨간 불이 깜빡일 때까지

    나는 너를 기다린다

     

    네 발걸음이 내 앞을 지날 적마다

    너를 바라보는 나의 심장이

    밤 열차처럼 쿵쿵거리고

     

    가끔씩은 너를 따라가는

    내 마음이

    기적까지 울렸지만

    너의 귀는 나를 듣지 못한다

     

    사랑이여

     

    언제나 눈 닿는 곳에 있으면서도

    차마 건너지 못하는 것이

    너의 거리인가보다

    빛처럼 환한 나의 슬픔인가보다







    2.jpg

    홍영철거기에 가면

     

     

     

    그 집이 거기 있을까

    다정했던 녹슨 대문과 낡은 지붕

    마당 가운데 오래된 연못 하나

    때가 되면 꽃밭 가득 흐드러지던

    채송화맨드라미코스모스거기에

    그 빛깔 그 향기 아직 거기에 있을까

    날벌레개미잠자리생쥐 들 거기에

    그 움직임 아직 거기에 있을까

    그때 그 넓은 하늘 거기에 있을까

    가지 않은 길 그대로 있을까

    듣고 싶은 말하고 싶은 말

    거기 가면 들을 수 있을까할 수 있을까

    그 집이 아직 거기에 있을까







    3.jpg

    신현림아름다운 폐가

     

     

     

    부드러운 저녁바람에 날아갈 듯

    폐가는 왕릉보다 아름다웠다

     

    먼 논의 하양 왜가리보다

    마당 가득 메운 콩나무

    커다란 호두나무보다 애절히

    사람의 정을 기다렸나 보다

     

    태어나 처음 보는 반딧불 세 마리

    어두워지는 땅을 파랗게 물들이며 날았다

    어두워지면 비로소 보이는 나의 죽음과

    대지의 어둠이 향기로웠다

     

    언젠가 다시 돌아와야겠다

    이 황량한 풍경과 함께 무너져야겠다

    문경 땅 모산굴 옆에

    무섭도록 아름다운 폐가에







    4.jpg

    서안나애월 혹은

     

     

     

    애월(涯月)에선 취한 밤도 문장이다

    팽나무 아래서 당신과 백 년 동안 술잔을 기울이고 싶었다

    서쪽을 보는 당신이 먼 눈 울음이라는 것 느리게 걸어 보는 것

    나는 썩은 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애월에서 사랑은 비루해진다

     

    애월이라 처음 소리 내어 부른 사람

    물가에 달을 끌어와 젖은 달빛 건져 올리고 소매가 젖었을 것이다

    그가 빛나는 이마를 대던 계절은 높고 환했으리라

    달빛과 달빛이 겹쳐지는 어금니같이 아려 오는 검은 문장애월

     

    나는 물가에 앉아 짐승처럼 달의 문장을 빠져나가는 중이다







    5.jpg

    노향림정동진역

     

     

     

    역사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다 낡은 환상만 내다놓은 나무 의자들

    공허가 주인공처럼 앉아 있다

    그 발치엔 먼 데서 온 파도의 시린 발자국들

    햇살 아래 쏟아낸 낱말들이

    실연처럼 쌓이고

    우우우 모래바람 우는 소리

    먼저 도착한 누군가 휩쓸고 갔나 보다

    바닷새들이 그들만의 기호로

    모래알마다에 발자국들 암호처럼 숨겨놓고 난다

    낯선 기호의 문장들이 일파만파 책장처럼

    파도 소리로 펄럭이면

    일몰이 연신 그 기호를 시뻘겋게 염색한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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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1/21 10:09:37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2] 2019/11/23 11:04:37  183.96.***.3  renovatiost  27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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