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일상생활서 이성적으로 해결 되지 못하는 사건을 만나게 되면 사람이라서 쉽게 흥분을 할 수 있습니다. 분이 나고 억울해도 차분하고 진득하게 이성적으로 사태에 대응해 나가는게 장기적으로 이롭다는 것 또한 거의 본능적인 단계에서 '자각'은 있죠.</p><p><br></p><p>예를 들어서 말이죠. 현대 법치체계에서 '감정'에 기반한 사적인 복수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에서만 그런것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감정적', '감수적' 이란 단어의 가치가 특별한 효용이 있는 '예술계'를 제외하면 거의 부정의 뉘앙스가 폴폴 나고 있죠.</p><p><br></p><p>역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979년에 출간된 환단고기처럼 민족주의를 리비도 수준에서 건드리는 뽠타지 역사가 정통역사라는 탈을 뒤집어 쓰고 돌아 다니는건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 맞습니다.</p><p><br></p><p>올바른 역사를 후대에 남겨서 판단의 여지를 충분히 주는 것은 역사학자의 당연한 사명이 아닐까 그리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p><p><br></p><p>그럼 역사 학자가 아니면 어떨까요?</p><p><br></p><p>대한민국 거주 일반 시민 A로서 역사는 어떤 의미나 가치가 있어야 할까요?</p><p><br></p><p>저도 8x년대생으로 국사공부는 단지 연대표만 쭈욱 외워서 시험 나오면 머릿속에 든 연대표를 게워내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서 또 재밌는게 하나 더 있네요. </p><p><br></p><p>국사는 그럼 암기과목일까요? 아닐까요?</p><p><br></p><p>역사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살아온 역사를 말하는 겁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는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굵직한 사건들 건국,개혁,전쟁과 같은 큰 이벤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1500년대에 한양 청계천 살던 일반 백성 김아무개도 기록에는 없더라도 '1500년대 어느 지점'에서 살다 가기는 했을 겁니다.</p><p><br></p><p>만약 1000년동안 살아 가는 돌연변이 한 사람이 있다하고 그 사람이 일기를 썼다면 어떤 모양이었을까요?</p><p><br></p><p>아마도 몇 년 부터 몇 년까지 전쟁이라 먹을 것이 없어 굶었다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가서 고기가 많이 생겨서 배가 불렀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먹을 것이 많이 없어졌다 배가 고프다 등등 굶주리고 배부르고의 반복이 될 공산이 크겠지요.</p><p><br></p><p>앞에 예시 든 판타지성을 제외하고서라도 실제 역사의 민중들의 역사는 기아, 전쟁, 학정 등 절망과 증오의 구덩이의 연속이었습니다.</p><p><br></p><p>먹을 것이 없어서 이웃집 아이와 바꿔 잡아 먹었다는 썸뜩한 기록이 한 나라에서만 일어났을까요? 근대 오기 바로 직전까지 지금으로부터 200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계에 가장 만연한 현상이었습니다.</p><p><br></p><p>심지어 아프리카 깊은 오지나 저 북한에서는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p><p><br></p><p>학자는 기록을 정리하고 그것을 읽는 저 같은 '일반인'은 판단을 해야 합니다. </p><p><br></p><p>먹을 것이 없었다. 식인행위가 만연했다. 개중에는 차마 자기 아이를 잡아 먹지 못하고 옆집 아이와 바꿔 잡아 먹었다.</p><p><br></p><p>담백한 사실의 나열이지만 저 글귀 한 구절 읽고서 아 그랬구나 라고 끝날 수 있을까요? 저는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아 나는 저런일을 안 겪어 엄청시리 운이 좋았네' 하는 이기적인 자기 위안이었습니다.</p><p><br></p><p>내가 아니니 그 다음 드는 생각은 슬픔이나 증오 분노와 같은 퀘퀘한 '감정' 들이었습니다.</p><p><br></p><p>감정적으로 선동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만 그런가 모르겠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감정이란 무언가를 해치고 나아가는데 있어 가장 직빵이라 봅니다. 때로는 이득보다 '분노', '증오'와 같은 시커먼 덩어리가 사람에게 보다 더 큰 추진력을 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방향타가 고장난다면야 로켓 같은 추진력으로 교수대로 직행하겠지만요.</p><p><br></p><p>저 때의 국사교육도 증말이지 문제 많았습니다. 그 문제 많은 국사교육도 못 받아서 버러지 새끼들이 끓어 넘친다고 생각하면 이것도 운이 좋았다 봐야 하나 라는 헛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p><p><br></p><p>저는 정말이지 그리 생각합니다. 역사란 '인간적인 감정'을 배우는 '객관적인 지표'라고요. 불행이 없으면 행복이 있을까요? 슬픔이 없으면 기쁨이 있을까요? 이성적이다라는 말이 감정적이다 라는 말의 데체재가 될 수는 없다 봅니다.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감정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합니다.</p><p><br></p><p>심지어 역사의 연속성에 있어서 우리네 인생 또한 한양 살던 김아무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100년이 지난 시점에 진주 살던 모모씨라고 기록에는 없어도 '역사'에는 여전히 우리의 '삶' 자체가 연속할 터이니 말입니다. </p>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