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남자들만 있던 시절이라, 약간의 욕설이 있습니다. </div> <div>24개월 군생활 중 10개월 넘게 분대장을 달아서 간부들과 대화를 많이해서, </div> <div>간부들 특히 중대간부들과는 말을 좀 편하게 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전달하겠습니다. X소대. 1분대장, 2분대장은 지.금.즉.시. 행정반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div><br></div> <div>어느 부대나 방송에 어떤 멘트가 붙느냐에 따라서 행정반의 분위기를 전하곤 한다.</div> <div>당시 우리 중대는 분대장을 찾느냐, 상병을 찾느냐, 일병을 찾느냐가 현시각 당직사관의 관심도와 취침여부를 알리는 바로미터였고,</div> <div>지.금.즉.시.가 붙으면 3분내로. 당사자가 방송을 못들었으면 소대원들이 책임지고 중대를 헤집어내서 행정반으로 압송해내야했다.</div> <div>(가장 위험할때는 뭐니뭐니해도 간부가 직접 마이크잡았을때)</div> <div><br></div> <div>그렇게 체력단련장에서 두뇌까지 근육질로 만들려고 작정한듯 운동하던 동기와</div> <div>동기랑 맞후임이 분대장을 달며 반년만에 막내분대장놓고 넘쳐나는 자유시간을 주체하지못해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동네통반장할아버지마냥 온 중대를 싸돌아다니던 나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종 창고에서 인당 2개 나오는 쵸코파이를 나한테는 왜 3개를 줘도 되는지 보급계동기에게 열심히 설명하다가 소대원들한테 붙잡혀 행정반으로 압송당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둘다 하필 스피커 안들어가는 곳에 있어서 소환이 조금씩 늦어버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 왔냐? 뭐하다 이래 늦냐? 중대장실로 들어가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뭡니까? 우리 군장돕니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몰라. 그런것 같진 않고. 니 동기는 들어갔다."</span></div> <div>불안한 마음으로 노크하자마자 "들어온나!!!"라는 기차화통을 육회로 떠다먹은 중대장횽의 목소리가 들려온다.</div> <div><br></div> <div>들어가자, 중대장횽과 소대장들, 행보관님이랑 동기가 앉아있다.</div> <div>"니들 담배피제? 한대씩 펴라."</div> <div>동기는 아싸~양땀배~라며 낼름 입에 무는데, </div> <div>중대막내분대장 반년. 늘어난건 스트레스로 인한 식탐과 편두통. 눈치뿐인 나로서는 이 양키담배가 영 불편하다. </div> <div>이번엔 또 뭔 곤란한 걸 시킬라고, 양담배라면 치를 떠시는 행보관님 앞에서 이리 당당히 꺼내시나.</div> <div>그래도 한대 받아다가 눈치없이 한모금한모금 음미하며 피워대는 동기와 다르게 번개같이 피고 처분을 기다린다.</div> <div>내 예감이 맞다. 할말있음 우리랑 맞담배피며 뭐 시켰을건데, 우리가 담배 다 필때까지 기다린다. 더 불안하다.</div> <div><br></div> <div>"야. 니들 커피도 한잔 할래? 밖에 누구 있냐?"</div> <div>"아닙니다. 이번엔 또 무슨 미션주실려고 이러십니까?"</div> <div>"야~우리 2분대장은 아주그냥 분대장을 반년넘게하니까 그냥 눈치가 빨라. 다음 달에 우리 부대에 포스타가 오신다."</div> <div>잠시 심장이 멎었다가. 다시 뛴다. </div> <div>"저 이제 위병조장 다시는 안시킬거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나가기만 하면 껀수친다고. 아마 마지막은 원스타왔는데 그랬지말입니다.</div> <div>저같은게 감히 포스타를 어찌..."</div> <div>"뭐래는거야. 너네 소대는 위병소 안들어가잖아. 니 동기들 조장잘하는데 널 뭐하러 조장으로 보내. 너 그날 장군님이랑 같이 밥먹어라."</div> <div>"네??? 아...아니...잘못 들었습니다???"</div> <div>"너가 애들하고 있을때는 입이 걸어도, 윗사람들하고 있을때는 또 다르잖아. 이건 아예 부대장님이 너로 찍으셨어. 축하한다. 그 날 밥 맛있을거야."</div> <div>다시 심장이 멎고, 가정교육을 훌륭히 해주신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원망하였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뭔 불리할때마다 튀어나가는 피카츄여???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김병장!!! 오늘도 너로 정했다!!! 삐꺄!!!!!....아니아니...ㅆㅂ!!!!!!)</span></div> <div>"중대장님. 여기 보시면 중대장님도 같이 합석하십니다."</div> <div>"뭐??? 이리줘봐!!!......본부중대장 이 씨부랄ㅆ...우리 중대한테 짬시킨것도 열받아죽겠는데 폭탄까지 떨궈???"</div> <div>운동을 하도 마니해서 두뇌도 그뉵그뉵이 되버린 동기는 눈치없이 ㅋㅋㅋㅋㅋ웃더니 </div> <div>야. 밥 입으로 먹어라. 포스타 앞에서 긴장타고 코로 먹지말고ㅋㅋㅋㅋ라며 내 등을 토닥이며 위로랍시고 한다.</div> <div>"이거 진짜 운동만 해대더니 두뇌까지 근육이 되버렸나. 야이멍충아. 그럼 나만 불렀지 너까지 뭐하러 부르셨겠냐?"</div> <div>그제야 그 무지막지한 주먹으로 위로하는 김에 어제 뭐 먹었는지도 좀 볼 기세로 내 등을 두들기던 동기의 주먹질이 멈춘다.</div> <div>"그날, 초소방문하실거야. 너는 그때 초소근무자. 넌 목소리가 크고 씩씩하다고, 경비대장님이 추천하셨다. 브리핑 잘해라."</div> <div>"이의있습니다. 이 놈은 두뇌까지 근육이라 지금도 브리핑 버벅이지말입니다. 이거 멍청해서 브리핑가지고는 신병들한테 뭐라고 안합니다."</div> <div>나 혼자 죽고, 동기는 살리겠다고 던진 멘트였는데, 이 눈치없는 놈은 야!!나도 잘 할수 있다며 하겠다고 나서버렸다. </div> <div>야.이.멍.충.아. 말을 아무리 개떡같이 했어도, 개똥으로 알아들으면 어떡해!!!</div> <div><br></div> <div>"그리고 내일부터 너네 소대 주간초소 근무는 다른 중대에서 지원나올거야."</div> <div>"그 말은..."</div> <div>"에어리어에 초소,진지,철책 싹 갈아엎는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때는 춘계진지공사가 끝난지 갓 1주일 넘은 시점이었다.</span></div> <div><br></div> <div>"상황병아. 우리 소대 전부 내무실로 모이라고 방송 좀 해줘."</div> <div>"알겠슴다. 전달하겠습니다. X소대. X소대원은 지금 즉시 열외없이 내무실로 가주시기 바랍니다."</div> <div><br></div> <div>중대장과 행보관님께 공인받은 양키담배 한갑에서 동기랑 한대씩 나눠피고 내무실로 들어갔다. </div> <div>분대장 안달고 군생활중인 똥병장 고참들 몇명과 뭐지뭐지?하며 불안해하며 우리를 보는 일이등병들. </div> <div>그<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리고 나랑 동기의 관물대가 열려있고, 군장을 싸고 있는 막내상병들.</span></div> <div>"야. 그건 뭐냐?"</div> <div>"군장안도십니까? 군장도실까봐 미리 싸는 중이었습니다."</div> <div>그렇게 운동 중간에 불려나가서 힘이 넘치던 동기는 잠시 이성을 잃고 내무실을 한번 뒤집어엎었다.</div> <div><br></div> <div>"됐다. 고만하고 앉아. 내가 그냥 다 말한다? </div> <div>이거 소대장님이 전파해야하는데 지금 회의중이라 제가 대신 합니다.</div> <div><br></div> <div>뭐 말입니까? 작전명령서 결제 다해서 나왔는데, 뭘 이제와서 아파서 못나갑니까? </div> <div>아까 꽁 찰때 보니까 날라댕기더만. 지금 간부들 다 퇴근안했으니까 가서 쇼부보지말입니다. </div> <div>야. 그거 군장풀지마. 저 양반이 돌겠다ㅋㅋㅋㅋ 아~또 이걸로 삐집니까? 이것만 전파하고 px가지말입니다. 냉동이던 뭐든 드십쇼. </div> <div>하...돈도 없구만...저 이제 말해도 됩니까? 네네. 두개 드십쇼. 양념까지 핥아드십쇼. </div> <div><br></div> <div>먼저...내가 그래도 소대에서 얼굴은 먹어준다. 세명 거수....야ㅋㅋㅋㅋㅋ넌 양심이 있냐??? 넌 내려...하나...둘...세 명 오케이. </div> <div>나는 머리회전이 정말 빠른거 같다...이등병말고. 일병이나 상병...너가 머리 좋았냐??? 그냥 용기가 가상하니 너로 하자. 이건 머리좋고나쁘고가 아니라 간댕이가 부어야되니까...</div> <div>얼굴이 되신다는 자칭미남 세 분...분대장이 부르면 관등성명 좀 대주시죠???</div> <div>다음 달에 우리 중대로 포스타오실때 나랑 같이 포스타랑 식사인원당첨. 이제와서 못생긴척 하지마!!! 난 정면에서 먹는단 말이다!!!</div> <div><br></div> <div>진짜 온답니다. 나야 모르지. 참모총장인지 군사령관인지 연합사부사령관인지.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뭐 포스타랍니다. </div> <div><br></div> <div>통신병. 내일부터 우리 소대는 주간작전 안나가. 타중대에서 지원나올거야. </div> <div>오전 초번부터 저녁초번까지 인원 가라로 넣고...야간은 정상적으로 나가. 후반야만 오침. 그렇게 알고 있어. </div> <div><br></div> <div>내일부터 한달간 진지공사 다시 할거야. 포스타가 방문하는 초소로 우리 소대 초소가 당첨됐다. </div> <div>사수는 저 그뉵돼지고, 부사수는 아까 간덩이가...아니아니 머리 좋다는 너. 너가 나간다.</div> <div>1지대, 2지대에 풀 한포기 있으면 안되고, 철책에 흔적석 흔적선 청음깡통 청음판 순찰패 싹 다 교체할거야. 철책 녹슨데 있음 녹 다 닦아낼거고.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초소들 페인트칠이랑 다 맨들맨들하게 보수하고, 안에 비치물도 새로 싹 갈어. 안에 통신선 다 몰딩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진지도 그냥 미사일이 직격해도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다 재정비하래.</span></div> <div>이제 야간에 근무서다가 초소 밑에 소변보지마. 냄새올라온다고 주위에 흙 다 파내고 새로 흙깔거야. </div> <div>뭘 오바해!!! 거기만 겨울에도 잡초들 파릇파릇한거 보고도 그래???</div> <div>순찰로 투입로 울퉁불퉁한데 싹 복토하고 다 나락씨까서 평탄화시켜. 한달동안 삽으로 뚜들기면 평탄해질거야. 안되는게 어딨어. 그냥 되야해. </div> <div><br></div> <div>원망의 눈빛으로 보지마. 나도 진지공사 저번주에 끝났다고 말했는데 나온 지시야. </div> <div>삽질 많이 해야할 일은 무조건 굴삭기돌리고 차량이랑 장비 다 본부에서 지원해준대. 우리는 그냥 작업만 하면 돼. </div> <div>작업하는 동안 애로사항 상식적인건 다 들어주신다고 부대장님이 그러셨대. 아침밥만 중대에서 먹는다고 생각하란다. </div> <div><br></div> <div>뭐 말입니까? 포상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었지말입니다. 그리고 곧 집에 갈 사람들이 올라가서 단가질 한번 안할거면서 뭔 포상 욕심입니까?</div> <div>아마 이렇게 소대를 갈아넣는데 포상 안나오겠냐? 우리가 뭔 교육잘받고 훈련잘하고 간첩잡아서 포상나오는 부대가 아니니까, 이번에 한번 삽질 잘해서 포상노려보시던가. 머리좋으신 너님은 초소에서 목소리크면 포상나오지 않겠냐ㅋㅋㅋㅋ</div> <div><br></div> <div>질문하지마. 그냥 해. 당장 내일부터야. 후반야제외 오침없어. 그렇게 알고...흡연자들 나와. 양키담배 나눠줄께."</div> <div>(그리고 내가 양심있으면 손내리라고 했던 그 후임은, 고맙다고 px를 쐈다...얼굴도 못생기고 볼일이라면서...) </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늦봄의 태양은 강렬했다. 내가 일기장에 그날 온도까지도 적곤했는데 한달 내내 주간에 비 한방울이 안왔다. 빌어먹을 하늘.</div> <div><br></div> <div>작업장비들은 약속대로 몽땅 본부에서 A급으로 새걸로 사다가 가져다주었고, 행보관님은 흡족하게 그 삽과 곡괭이들을 보시고는 중대것과 바꾸고는,</div> <div>작업하고 흙묻어서 낡아보이는거라고 군수과장누님한테 너스레를 떠셨다. </div> <div><br></div> <div>첫날 올라오신 부대장님은 우리를 격려하시고는 </div> <div>"야. 저 진지말야 장군님 보시기에 기분이 얹짢아지게 방향이 틀어지지 않았니???"라고 하시었고,</div> <div>그 말을 듣자마자 굴삭기모는 수송부아저씨는 저번 주 진지공사때 (우리의 소중한 미미...별명이 미미진지였음)새로 지은 진지를 한번에 까부셔버렸다.</div> <div>참고로 그 진지는 저번 주에 부대장님이 올라오셔서 이게 진짜 사람 손으로 만든거냐며 잘 만들었다고 격찬하신 진지였고,</div> <div>준장(진)이 유력하신 분인지라, 장차 장군되셨을때를 대비하여 미리 장군 손가락질 한번에 강산이 요동치는걸 연습하신거라 생각하고...</div> <div>눈물을 머금으며 그 잔해에서 쓸만한 떼를 건져내느라 생고생을 해야했다. 아이고~미미야~ 내 손 아파낳은 미미야~</div> <div><br></div> <div>부대장이 대령이라, 원스타만 와도 호들갑을 떠는 부대였는데, 감히 포스타의 등장은 천지가 요동할 일이었다. </div> <div>진짜로 흙을 좀 많이 파야한다하면 수송부에서 굴삭기가 왔고, 옮길게 많다고 하면 두돈반이 몇대씩 지원나왔다. </div> <div>인원이 부족하다 싶으면 타 중대에서 인원들 그러모아다 투입도 시켜주고, </div> <div>파견나온 공병아저씨들의 정밀한 측량과 측정으로 작업만 더 늘어나기도 했다.</div> <div>(봐요. 여기 물 흐르지? 그럼 경사진거예요. 다시 까요. 이런 ㅆ...)</div> <div>늦봄에 아직 비쌀 수박을 매일 먹어댔고, 작업나가면 병장들이 돈모아서 음료수랑 주전부리사가곤 했는데 </div> <div>그럴 필요없게 매일 1호차아저씨가 부대장님 돈으로 px에서 긁어다 배달해주곤 했다. </div> <div>작업상황 점검한다고 중대랑 에어리어에 상급부대에서 대령이랑 평소같음 뵙는것만으로도 난리났을 원스타가 매일 오갔다.</div> <div>그때마다 중대에서는 중대장이, 에어리어에서는 소대장이 브리핑하느라 바빳고,</div> <div>내가 막내분대장일때는 막내라고 했던 그 분들 대응을, 이제는 선임분대장이라고 또 내가 하고 있었다. </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때 부대전술훈련이 있었는데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 소대는 전원 열외되서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작업 중간에 밥먹고 간식먹으며 상황터져 뛰어다니는 다른 부대원들을 남일처럼 구경하며 그래도 쟤네들은 작업은 안하지라며 부러워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른 아저씨들은 쟤네들은 뭔데 훈련안하고 밥처먹고 앉아있나...대항군인가???하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 2박 3일 동안 불쌍한 우리 공병들은 5차례나 공격을 받아야 한다.</span></div> <div>(빵빵빵!!!! 우하하!!!! 아저씨들 우리가 잡았어요????...빵빵빵??? </div> <div>배고프니 빵주라고 빵빵거리나??? 저것들이 북괴인가??? 왜 후방에서 쥐뢀들이여...;;;;</div> <div>그리고 여기 아군있다고 제발 상황전파 좀 해라 이것들아)</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소대가 발탁된 이유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소대장이 짬딸리고)</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 소대 경계구역이 야간에 밀어내기할때는 더럽게 빡쎄지만, 주간초소만 나갈때는 가장 널널하여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장군님 걸으시기에 무릎이 덜 아야할거라는게 이유였다.</span></div> <div><br></div> <div>그리고 소대에 분대장 두 놈. </div> <div>한놈은 두뇌포함 온몸이 그뉵그뉵하고, 작업마저도 운동이라고 즐겨하며,</div> <div>보는 사람 입에서 경이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삽질도 곡괭이질도 오함마질도 슬근글근톱질도 이빨도...타고난 십장스타일의 작업머신 내 동기였고,</div> <div>다른 한놈은 그냥 짬먹은 만큼 작업은 하는데, 작업계획수립부터 중간에 이빨을 털어 작업속도를 끌어올리고 필요한 자원은 어디서 다 끌어다오고 작업 후 마무리까지 애들을 갈궈 착착 해내는데 타고난 관리소장타입의 나. 이 둘의 존재도 크다고, </div> <div>훗날 짤린 포상휴가를 말년휴가에 붙여씀을 허락하신 행보관님의 말이 있으셨다.</div> <div>(내 이빨은 우연히 지나가다 내 욕지거리를 들은 헌병대수사관이,</div> <div>나 잡혀갈까봐 구차한 변명을 하던 소대장에게 </div> <div>"지금 저 친구는 이 상황에다가 욕을 하지, 그 누구에게도 인신공격을 안하는데요? 보세요. 다른 병력들도 웃어버리잖아요."</div> <div>라며 안 잡혀간다고 인증해주신 욕이었다.</div> <div>나는 아직도 20년지기 친구들일지라도 사람한테 욕을 하는게 좀 서툴다. 단지 주옥같은 상황에 퍼붓는 욕이 더럽게 구수하고 찰질 따름이지...)</div> <div><br></div> <div>그리고 나는 진지공사때 애들을 갈궈 작업속도를 끌어올려 마지막 3일은 에어리어 올라가서 놀고먹게한 공로로 받은 3박 4일 포상휴가를...짤렸다.</div> <div>그렇게 중대장횽과 행보관님의 의도대로 휴가가 짤린 그날. 우리 소대원들은 그 어느때보다 구수하고 찰진 나의 욕설에 삽질의 속도만 빨라졌다.</div> <div>(말년휴가에 붙여나간 휴가가 이 휴가.)</div> <div><br></div> <div>작업도 드럽게 빡쎄고, 야간에 경계작전 밀어내기로 나가는것도 몸과 마음이 빡치는데,</div> <div>내 동기는 장군님 오실때 대비, 우렁찬 경례와 브리핑을 연습한다고,</div> <div>나는 군인식판을 앞에 두고 훗날 애인생겨도 안갈것같은 레스토랑에서나 쓸 테이블매너를 배우고, </div> <div>같이 식사할때 장군님이 던지실 예상질문에 군인다우면서도 식사에 방해되지않게 대답하는 연습을 한다고 휴식시간을 다 뺏기었다. </div> <div>하지만 가장 빡치는건 어릴때 왼손잡이이던 나를 오른손으로 밥먹으라고 많이 혼내신 할머니도 뭐라 안한 내 젓가락질로 지적해대는거였다.</div> <div>군인다운 모습보여줄거면 장군님한테도 포크숟가락으로 식사하시게 하자는 나의 말은 당연히 씹혔다. </div> <div><br></div> <div>에어리어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막사 앞 화단이 더 풍성해지고, </div> <div>후반야 오침인원마저 떠난 후, 내무실에 뭔 짓을 한건지 페인트냄새에 어린이집 교실을 방불케하는 알록달록한 색지의 향연들,</div> <div>울퉁불퉁하던 취사장 앞에, 어디서 주워왔는지 꼬깔콘과 차단선이 세워지고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지뢰주의. 밟지마시오."라는 섬뜩한 경고문구가 세워진걸 볼때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중대도 작업하는구나 다른 소대 애들도 꿀빠는건 아니구나...어쩐지 행보관님이 에어리어는 안올라오시더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행보관님과 중대에 잔류 작업 VS 소대장과 함께, 종종 찾아오는 다른 간부들에게 치이며 작업을 비교해보니,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차라리 우리 처지가 더 괜찮다싶기도 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렇게 지옥같은 한달이 지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포스타 방문 D-3일전부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우리 소대는 콤푸레샤로 초소 진지에 먼지를 날리고 안쓰는 칫솔로 구석구석 먼지를 제거하는 뻘짓을 하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중대에 남은 소대는 레알 아스팔트에 구두약칠하기 직전까지 가며(다행히 이건 행보관님이 막으셨다고...)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포스타맞이쌩쑈를 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한 달 내내 주간에는 한방울 안오던 비가 하필 그날 쏟아져 </div> <div>악천 후에 헬기 못뜬다고 포스타의 방문이 취소되었고...</div> <div><br></div> <div>우리는 쉬기는 개뿔. </div> <div>비오는 날에 병사들 노는 꼴 못보는 대한육군답게 총기수입을 해야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그리고 그날 이 주옥같은 상황에 멘탈이 붕괴해버린 나의 욕설은 터져버렸고.... </div> <div>이게 간부한테 욕을 할듯할듯 하면서 상황에만 대고 욕을 구수하고 찰지게 하는 나를 말려야하나 말아야하나....소대장이 굉장히 안절부절해했다.</div> <div><br></div> <div>행정병 동기의 말이 정비실에서 내리는 비에 퍼붓는 내 욕설이 행정반까지 들리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했다 한다.</div>
출처 |
수양록과 별도로 작성하던 나의 일기장 발췌.
길고 재미없음. |
아무리 생각해도 소령(진)이던 본부중대장 다음 짬인 중대장인 우리 중대가 이런 일을 받아오는게 이해가 안됐다.
물론 평소 부대관리의 강도가 명절날 며느리 본김에 김장하는 시어머니같은 행보관님의 부대관리로 외부손님은 다 우리중대로 짬시키긴했지만...
그래서 "이게 다 행보관님때문이예욧!!!!" 이라고 흥칫핏!!!했는데...
중대장들이 서로 떠넘기니까 곤란해하신 부대장님의 제안으로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자는 주먹이라고 주먹만 낸 중대장횽의 두뇌없는 가위바위보때문임을 
예비군 5년차때에야 알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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