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로는 메이지 시대의 해군 제독이다. 러일전쟁 때 쓰시마해전에서 발틱함대를 격파해 승전의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던 인물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BR><BR>우리나라에서는 러일전쟁의 영웅이라는 것보다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을 존경하고 극찬했던 인물로 오히려 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고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을 존경했다는 이야기에는 근거가 없다. 도고가 그런 말을 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예화는 대개 이런 식이다. <BR><IMG border=0 name=zb_target_resize src="http://www.sunjang.com/bbs/data/mystry_tradition/57497_20070726_110958_01.jpg"><BR><BR><BR>--도고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을 존경했다는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 --<BR><BR>도고가 러일전쟁 전승 기념 파티에서 한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영국의 넬슨과 비교한다면 자신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어보자 도고는 ''넬슨은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비슷한 수준의 함대를 가지고 싸워서 이겼다. 그러나 우리 함대는 러시아 발틱 함대의 3분에 1 정도의 규모에 불과한데도 이겼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BR><BR>이어서 기자가 ''그러면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383"><U><FONT color=#0000ff>조선</FONT></U></A>의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도오고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이 군신이라면 나는 하사관에 불과하다“며 자신을 ”넬슨과는 몰라도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과 비교하는 것은 너무나 황공스러운 일이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BR><BR>우리 입맛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이기는 한데, 근거가 없다. 당시의 기록에서는 근거를 전혀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보도를 한 신문은 물론 이 이야기를 기록한 잡지나 서적도 눈에 띠지 않는다. 당시 도고제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생각해보면 한 두권 정도는 있어 마땅하다. 또한 기자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을 알고 있었을까 하는 것도 의문이다.<BR><BR>또한 이 일화에는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연회석상에서 기자가 물었다는 버전도 있고 부하가 물었다는 것도 있다. 공개석상이 아니라 사적인 자리에서 측근에게 말했다는 버전도 있는데, 그 측근이 누구인지는 물론 모른다. 일화는 있는데 그것의 출처와 출전이 모호한 것이다. <BR><BR>--근거가 되는 첫번째 책이 수상하다 --<BR>물론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런데 그 근거란 것이 좀 수상쩍은 것이 문제이다. 64년도에 발간된 한 서적에서 갑자기 이 일화가 나온다. 책의 제목은 ‘일, 한 중, 3국 인민연대의 역사와 이론(日朝中,三国人民連帯の歴史と理論)“으로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383"><U><FONT color=#0000ff>조선</FONT></U></A>연구소(日本朝鮮研究所)에서 발간되었다(여기서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383"><U><FONT color=#0000ff>조선</FONT></U></A>은 북한을 의미한다). <BR><BR>“일중 국교회복 3천만 서명을 위하여”, “일한회담 분쇄를 위하여“, 일조우호운동의 전진을 위하여”라는 것이 이 책이 발간된 목적이라고 한다. 이 구호들은 표지에도 당당하게 인쇄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구호만 보더라도 이 책이 어떤 용도로 발간되었는지는 너무나 빤하다. 당시 진행 중이던 한일회담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발간한 책이 분명하다. <BR><BR>또한 이 책을 읽거나 이 책의 내용을 들었던 어느 아부꾼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 이 일화는 모습을 바꾸어 가며 우리 사회를 저 혼자 떠돌아 다니고 있다. <BR><BR>이처럼 도고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을 존경했다는 것에는 근거가 없으나 도고가 살았던 메이지시대의 해군이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을 존경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실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을 재발견한 것은 메이지 해군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이라는 존재를 이미 까맣게 잊고 있었다.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이 임진왜란 직후에 당시의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383"><U><FONT color=#0000ff>조선</FONT></U></A>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는지 조차도 불분명하다. <BR><BR>메이지 해군은 역사상의 유명한 해전을 모두 분석하여 거기에서 교훈을 얻으려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과 메이지 해군의 접점이 이루어진다. 메이지해군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의 뛰어난 전술과 전략에 감탄했고, 그것들을 분석하여 모든 사관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었다. 러일전쟁을 전후한 무렵의 사관들은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이라는 이름을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BR><BR>--<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에게 도와<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405"><U><FONT color=#0000ff>달</FONT></U></A>라 기도한 해군장교--<BR>쓰시마해전에서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의 혼령에게 도와<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405"><U><FONT color=#0000ff>달</FONT></U></A>라는 기도를 올린 해군 장교도 있었다. 장교의 이름은 미즈노 히로노리(水野廣德). 쓰시마해전 당시 해군 대위로서 제41호 수뢰정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수뢰정이란 어뢰를 장비한 작은 전투함으로 어뢰정이라고 보면 된다. <BR><BR>당시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해군의 쓰시마해전에서의 작전은 우선 낮에 발틱 함대에 적당한 타격을 입혀놓고 어두위지면 수뢰정으로 공격해 마무리를 짖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수뢰정은 곳곳에 정박하여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BR><BR>쓰시마의 한 만에 정박해있던 미즈노 히로노리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의 혼령에게 간절히 기도했다. 옛날에는 적이었지만, 어쨌든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이나 자기나 같은 동양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 전투에서 지면 나라는 망하고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사람은 모조리 노예 신세가 된다. 그러니 좀 도와<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405"><U><FONT color=#0000ff>달</FONT></U></A>라는 것이었다. <BR>아무래도 같은 동양인이니 러시아보다는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을 도와<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405"><U><FONT color=#0000ff>달</FONT></U></A>라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기도에서 큰 전투를 앞둔 미즈노리의 심정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300년전의 적장을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BR><BR>이 일화는 저명한 역사소설가인 시바료타로에 의하여 잘 알려져있다. 시바는 70년대부터 수차례에 걸쳐 이 이야기를 해왔고 1997년에 발간된 "메이지라는 국가(明治という國家)"라는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다.<BR><BR><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 장군이 도와준 덕인지 모르겠지만 메이지해군은 쓰시마 해전에서 대승리를 거둔다. 38척의 러시아 전함 가운데 19척이 침몰되고, 5척이 포획되었다. 병원선 2척은 억류되고 12척이 도주했을 뿐이다. 이 마저도 추격하여 로제스트벤스키 사령관 이하 6천여명을 포로로 잡는다. 여기에 비해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 측의 피해는 수뢰정 3척을 잃었을 뿐이다. <BR><BR><BR>--1차대전의 참상을 목격하고 반전주의자로 대변신--<BR><BR><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에게 기도했던 미즈노는 참 대단한 인물이다. 미즈노는 훗날 쓰시마 해전에서의 경험을 쓴 “此一戰(고노잇센; 이 일전)”이라는 책이 1911년 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필명을 휘날리게 된다. 이 책으로 들어온 인세로 미즈노는 유럽여행에 나선다. 구미 각국, 특히 독일에서의 1차대전의 참상을 마주하곤 생각을 180도 바꾼다. 반전 평화론자로 대변신을 이룬 것이다. <BR><BR>1921년 대령으로 군대를 떠난 미즈노는 평론가로 변신하여 날카로운 필봉을 휘둘렀다. 태평양전쟁이 일어나기 18년전인 1921년에 이미 일미비전론을 주장했다.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이 미국과 붙으면 반드시 패배할 터이니 아예 싸울 생각조차 말라는 것이었다. 미즈노는 이러한 주장들 때문에 정부로부터 좌익사상의 소지자로 감시를 받기도 했다. <BR><BR>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도고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는 누군가의 창작일 가능성이 높다. 심증은 가는 쪽이 있지만 확증이 없다. 또한 미즈노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5"><U><FONT color=#0000ff>일본</FONT></U></A> 해군의 <a target="_blank" href="http://www.sunjang.com/bbs/dic_view.php?id=dictionary&no=80"><U><FONT color=#0000ff>이순신</FONT></U></A>장군에 대한 평가는 대단히 높았다. 그리고 그러한 것이 해군의 전통이 되기도 했다. <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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