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거였는데, 멍석이 깔린 김에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현행 징병 체제에서 신병은 5주 간의 군사교육을 받습니다. 이후에 각 주특기 별로 후반기 교육이 있지만 기본은 5주죠. 늘려야 한다는 말도 줄여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 기간 동안 규율과 명령에 복종하는 법, 단체생활에 익숙해지고 공동책임을 지는 법 등도 배우고</div> <div><br></div> <div>소총이나 수류탄 등의 개인화기를 다루는 법, 각개전투 전술훈련 시 행동강령 등을 배우죠.</div> <div><br></div> <div>주된 일과는 체력단련이고</div> <div><br></div> <div>의외로 굉장히 중요한</div> <div><br></div> <div><br></div> <div>구급법인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 천을 이용해 삼각묶기(붕대 대용). 부상당한 사람 혼자서 혹은 둘이서 운반하기.</div> <div><br></div> <div>그것보다 더 중요한 생화학무기 대응법. 즉 방독면 제대로 쓰는 방법. 핵폭격 시 살아남기 위해 취해야 하는 자세. 대처 요령 등을 교육받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방독면 제대로 쓰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게... 입대 전에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로 해 보니까 훨씬 어렵더라구요. 가스 안 새어 들어오게 제대로 쓰는 거.</div> <div><br></div> <div>북한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생화학무기가 있습니다. 국경을 맞이하고 있는 입장인 우리에겐 핵미사일보다도 훨씬 위험한 무기입니다. 한반도를 몇 번 뒤덮을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div> <div><br></div> <div>비단 생화학무기 뿐만 아니라 화재 상황이나. 지하철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대처 요령을 미리 배웠느냐 아니냐에 따라 생사가 갈립니다. 얼마 전에 기사로도 나왔었죠. 어린이집에서 화재 시 행동요령을 잘 배운 덕에 어떤 어린아이가 큰 사고를 예방했던 경우요.</div> <div><br></div> <div><br></div> <div>사고는 없어야겠죠. 전쟁도 일어나선 안되구요. 하지만 지나친 낙관주의는 언제나 위험하죠. 비상시에 내 몸을 지키는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약간 다른 예를 들자면</div> <div><br></div> <div>모든 공교육기관에 수영 과목과 수영장이 신설되어야 합니다. 물놀이를 하다가 불행한 사고를 당하는 일이 아직도 잦아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배워야만 하는 몇 가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수영을 정규 과목으로 편성하는 것.</div> <div><br></div> <div><br></div> <div>내 몸과 가족, 그리고 재산을 내 손으로 직접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방법과 요령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지나친 비관주의도 아니고, 제가 무슨 전쟁주의자 같은 거라서도 아닙니다. 현실적으로,</div> <div><br></div> <div>우리나라 휴전국이에요.</div> <div><br></div> <div>북한은 경제적으로 몰락해서 위조 달러 만들고 별의별 더러운 짓을 나라 차원에서 하는. 거대하고 무서운 갱단이나 마찬가지인 집단입니다. 그 구성원들은 박사모보다 더한 세뇌를 당해 온 탓에, 섶을 지고 불에 뛰어들어가는 짓도 서슴지 않을 겁니다. 2003년에 북한 응원단이 내한했을 때 기억하시나요. 우리나라에서 환영의 의미로 김대중과 김정일이 악수하는 현수막을 들고 나갔는데, 장군님 사진이 비에 젖는다며 울부짖으며 항의했던 북한 응원단의 모습.</div> <div><br></div> <div>미국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지금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 걸 보세요. 여차하면 핵전쟁이라도 불사하겠다는 정신 나간 의지 표명입니다 저거.</div> <div><br></div> <div>2015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a target="_blank" href="http://book.naver.com/search/search.nhn?query=%EC%8A%A4%EB%B2%A0%ED%8B%80%EB%9D%BC%EB%82%98%20%EC%95%8C%EB%A0%89%EC%8B%9C%EC%98%88%EB%B9%84%EC%B9%98&frameFilterType=1&frameFilterValue=6000097149" target="_blank" style="font-size:9pt;color:#000000;text-decoration:none;font-family:'굴림', gulim, helvetica, sans-serif;">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a>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라는 책이 있어요. 책의 내용에 대한 논의를 잠깐만 미뤄두고 현상을 봅시다. 전쟁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에요.</div> <div><br></div> <div>전쟁은 성별을 떠나. 인간 그 자체가 몽땅 휘말리는 추악한 살육의 장입니다.</div> <div><br></div> <div>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약하고 어리고 여린 자들이 제일 먼저 목숨을 잃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이런 자각을, 신병훈련소 5주 동안 뼈와 살에 때려넣게 됩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신병 훈련소에서 듣는 정신교육은 대부분 "미국 만세, 북한 나빠"로 요약되지만, 그 멍청한 정신교육의 틈에서도 재미있는 자각 몇 개는 건져올릴 수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대부분 이런 질문을 훈련소에 가서야 처음으로 받게 되죠. "우리나라의 주적은 누구인가?"</div> <div><br></div> <div>저는 막연하게 일본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아니면 미국인가? 그 때 한창 광우병 파동으로 왈가왈부할 때였거든요.</div> <div><br></div> <div>근데 북한이라고 하더라구요. 북한? 북한은 우리보다 훨씬 못살고 인구도 엄청 적고 무기도 완전 구식이잖아. 당연히 우리가 이기는데 웬 북한?</div> <div><br></div> <div>처음엔 마냥 그렇게 생각됩니다. 사실 북한에 대해 별 관심도 없었구요. 그냥 교과서에서 찔끔, 뉴스에서 조금 떠드는 거나 들었지.</div> <div><br></div> <div><br></div> <div>북한의 무기체계니 장사정포니 우리나라보다 훠얼-씬 많은 육군/특수병과 부대니 전차니 어마어마한 양의 생화학무기니 하는 말을 들었을 때도</div> <div><br></div> <div>에이, 저거 다 신병 겁주려고 지어낸 얘기 아니야? 아니면 엄청 부풀렸거나.</div> <div><br></div> <div>싶은 생각이 먼저 듭니다만</div> <div><br></div> <div>차근차근</div> <div><br></div> <div>부풀린 얘기를 치우고 사실만 간추려도. 북한이 생각했던 것처럼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걔들은 군생활을 10년을 해요. 10년. 인구는 한국의 반도 안되는데, 육군 병력은 오히려 더 많습니다. 전쟁에 모든 것을 다 건 나라예요.</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그래서</div> <div><br></div> <div>여성의 징병에 대한 논의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div> <div><br></div> <div>먼 곳에 있는 북한에 대한 공포보다는 가까운 곳에 있는 우리나라 군대에 대한 혐오감이 더 클 것이고,</div> <div><br></div> <div>내 사정도 아니었던 군대에 대한 거부감만큼이나 갑작스레 약한 소리를 하는 남성들에 대한 거부감도 클 것 같아요.</div> <div><br></div> <div><br></div> <div>이런 얘기가 어떨지 모르겠는데</div> <div><br></div> <div>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은 의외로 남자와 여자가 동시에 참여해서 이날 이때까지 유지/발전시켜 온 겁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어... 음.</div> <div><br></div> <div>그리고 5주 동안 기름진 음식 하나도 안 먹고 술도 안 마시고 빡세게 운동만 할 일이 살면서 얼마나 있겠어요?</div> <div><br></div> <div>근육 한 번 제대로 만들어 놓으면 그 이후부터는 비교적 체중 조절이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근육의 중요성은 다게 베스트 글만 훑어보셔도 알 수 있져!</div> <div><br></div> <div>5주간의 군사훈련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될거라는 거!</div> <div><br></div> <div>(마무리가 이상하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