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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00: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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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타십 트루퍼스는 원작 소설을 쓴인 로버트 A 하인리히와 영화 제작자인 폴 버호번을 둘 다 알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인리히는 기본적으로 리버테리안 성향을 보이긴 하지만 그의 소설은 히피주의에서부터 쿠바 혁명, 반전 성향부터 군국주의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이 소설을 쓴 시점이 1950년대, 당시 미국이 지금보다 훨씬 꽉 막혀있고 남녀차별은 물론 흑인차별이 합법이던 시절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냥 '파시스트식 군국주의가 통치이념인 시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 영화에 나오는 설정 중 하나인 "전쟁에 참전한 사람만이 참정권을 갖는다" 는 고대 그리스에서 사용되었던 정책입니다.
폴 버호번은 네덜란드 출신인데 이 영화를 만들 때 어린시절 네덜란드가 나치에게 점령당한 경험을 영화에 녹여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폴 버호번은 '원작소설 읽다가 너무 지루하고 우울해서 읽다가 말고 영화를 만들었다' 라는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 영화와 소설은 완전히 노선이 다릅니다. 원작에서 묘사했던 군국주의적 사회를 완전 블랙코미디식으로 비틀어버렸고, 특유의 안티 파시즘적 연출을 가득 넣어놓았죠.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강화복 개념을 예산이 없어서 넣지 못했다는건 거의 대부분의 영화 관련 글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걸로 봐서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안티 파시즘적 연출을 위해서 일부러 보병을 투입한 건 아니라는거죠. 전 그 반대로 예산때문에 파워드 슈츠를 넣을 수 없게 되자 '기왕 이렇게 된거 땅개만 왕창 넣어서 고어 + 파시즘 + 반전의 효과를 넣자' 라고 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