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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08: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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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생각나는대로 적어놓다가 한군데로 모아놓겠습니다.
테러방지법 통과가 불가능한 이유
테러방지? 제목은 좋습니다. 아무 죄없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인 테러는 막아야죠.
하지만, 이걸 위한 테러방지법을 만든다고 하는데, 과연 이게 테러방지법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무엇보다 현재 국정원이 초헌법적 조직으로 재탄생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과거 중정, 과거 안기부가 되겠다는겁니다.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되지 않겠냐구요? 지금은 그 안전장치가 없어서 대선에 개입했습니까?
테러방지법에 의하면 국가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들은 누구든 테러대상자가 되어서 처벌받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게 '국가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이 '국가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들' 이 테러분자도 될 수 있겠지만,
가장 무서운건 정부와 여당이 생각하는 모든 사람이 '국가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싣는 언론, 정부 시책에 반대하는 정당, 심지어 이런 곳에 댓글을 다는 바로 우리까지
국가에 혼란을 줄 수 우려가 있는 테러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논리는 간단하다. '국가에 불만이 많다.' -> '국가에 테러를 할 위협이 있다.' -> '정부에 반대하며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도 테러의 일종이다.'
이 얼마나 쉬운가요?
또한 정부는 이 테러방지법의 목표 대상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처음 대통령이 나와서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는 'IS'가 목표라고 했습니다.
근데 어느새인가 테러방지법 대상이 북한이라고 하네요?
그러면서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사람은 북한에서 내려온 빨갱이인 듯 하고 있습니다.
자기 말 안듣는 사람은 모두 종북으로 모는 거... 50년이나 써먹었으면 좀 그만 써먹을 때도 된 것 같습니다.
현재 정부가 테러방지법을 하려고 하는 이유와 현재 테러에 대한 인식을 볼까요?
2015년 11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제1차 민중총궐기'에 대해 "복면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IS도 얼굴 감추고 그렇게 한다."
라고 얘기합니다.
한마디로 복면 -> IS -> 복면쓰고 시위 -> 테러 라는 생각인 겁니다.
(여기서 그날 박근혜 대통령이 한 발언 전체를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 시위한 사람들을 말 한마디로 테러분자로 만드셨네요.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계속해서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주장합니다.
국회 테러방지법 통과가 지연되니 걱정이 태산같다느니, IS가 테러방지법 없다는것 알아버렸다느니,
심지어 지난번 한국사람이 아래아한글에서 쓴 아랍어 문구로 공항에 유사폭팔물 설치한거 가지고도
이러니까 테러방지법을 통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말만 들으면 테러방지법이 없으면 한반도가 테러의 천국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그럼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테러방지 관련 대처법이 하나도 없었습니까? 나라 법이 그렇게 엉성했나요?
그럼 우리나라에 있는 국가테러대책회의는 뭔가요? 황교안 총리는 자기가 의장인지도 모르더군요.
1982년 공표된 '국가대테러활동지침'에는 국무총리가 국가테러대책회의 의장을 맡게 되어 있습니다.
황교안 의장은 대테러대책기구와 관련해서 '상시적인 기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에는 테러 방지를 위한 기본법 체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근데말입니다. 국가테러대책회의는 정기회와 임시회를 두고, 정기회는 반기 1회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소속 하에 있는 국가테러대책회의 구성원은 국무총리, 외교부장관, 국방부장관, 국가정보원장,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국가안보 관련 정부 수장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테러대책상임위원회와 테러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컨트롤타워인 테러정보통합센터도 갖추고 있습니다.
심지어 경비지도사 공부를 할 때도 이 '국가대테러활동지침' 내용이 나옵니다.
근데,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를 했을 때 왜 이 국가테러대책회의가 열리지 않나요?
작년에 IS가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갔을 때 왜 이 회의를 열지 않았나요?
법이 없어서 테러를 못막는다고 말하면서 남 탓을 하기 전에, 있는 시스템도 제대로 활용 못하고,
아니 그런게 있는지도 모르는 자신들의 무지를 반성해야 하는게 먼저 아닐까요?
국회의장이 자기가 의장인 회의에 대해서도 모르고, 대통령이 자기 직속인 회의에 대해서도 모르는건
심각한 "직무유기" 아닙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 테러방지법이 과연 누구를 위한 법입니까?
테러방지법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대테러업무를 국정원 산하 '대테러센터'에 집중
-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인물에 대해 출입국 규제 요청
- 국가중요시설 보호를 위한 군 병력 지원 결의
이런 강력한 권한을 국정원이 가지게 됩니다.
이게 현실이 되면 국정원은 앞으로 대테러센터를 명목으로 국방부, 행자부, 그리고 법무부를 모두 다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한마디로 삼권분립따위는 무기한 초법적 기관이 탄생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테러방지법이 통과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정원의 의심만으로 영장 발부 없이 시민들에 대한 합법적 사찰이 가능하게 됩니다.
"테러가 의심된다." 라는 이유 하나면 가능하니까요.
근데, 국정원이 안기부이던 시절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얼마나 많은 간첩조작사건을 일으켰는지 다들 기억하실껍니다.
최양준씨 사건, 김양기씨 사건, 강희철씨 사건, 형제 간첩 조작 사건, 인혁당 사건, 동백림 사건, 오송회 사건, 문인간첩단 조작,
납북 어민 서창덕씨 사건, 이수근 사건 조작, 김기삼 간첩 누명, 재일동포 유학생 김정사씨 사건, 고 최종길 서울대 교수 사건,
모자 간첩 증거 조작, 민청학련 사건, 납북 이상철씨 간첩조작, 신귀영 일가 간첩혐의, 재일교포 이헌치씨 사건,
김복재씨 고문 간첩 피해 사건, 차풍길씨 부죄 사건 등등...
국정원의 간첩사건조작은 21세기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국정원은 2013년 1월,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를 간첩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국정원은 동생 유가려씨를 6개월동안 구금하고 허위자백을 받아낸 다음
중국 공문을 위조하는 등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증거를 조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유우성씨는 무죄판결을 받고, 국정원 직원 및 협조자를 기소하게 됩니다.
근데 유우성씨가 무죄판결을 받기가지 걸린 날이 무려 1,024일입니다.
국정원이 과연 테러방지법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 단체입니까?
국정원이 과연 테러방지법을 운영할 자격이 있는 단체입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테러방지를 위한 법은 정말 많습니다.
제가 위에서 설명한 국가테러대책위원회 뿐만 아니라, 통합방위법, 비상대비자원관리법, 대테러특공대, 국가사이버안정규정,
미래부 사이버 안전센터 등... 이미 테러에 대응하는 법과 조직은 많습니다. 현재 정부에서 밀어붙이는 대테러방지법은 아무 쓸모 없는 법입니다.
그럼 실제 테러의 위협이 되고 있는 외국 사례는 어떨까요?
얼마 전에 프랑스 파리가 테러의 위협을 당했죠? 근데 프랑스에서 작년에 개최된 국가테러대책회의 개최건수는 0건입니다.
미국은 9.11 이후 테러방지법인 애국자법이 제정되었지만, 비효율성, 인권침해 부작용 등으로 인해서 2006년 대폭 개정된 이후
2015년 6월에 결국 폐기되었습니다. 일부 내용만 미국자유법으로 대체되었죠.
정부와 대통령은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단체를 대한민국에 위협을 주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있죠.
쉽게 말해서 종북 빨갱이라는 얘기죠.
그럼 미국이 테러에 협조하는 종북 단체들입니까?
그리고 애초에 이 법이 직권상정으로 올라온 것도 요건에 안됩니다.
국회법 85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기준은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는 경우"
에 한합니다.
근데 지금이 천재지변입니까?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였습니까?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입니까?
모두 해당이 안됩니다. 즉, 원천무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