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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16: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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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설명]
당시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목표를 16강으로 잡고 이를 위해 세계 초일류급 감독을 영입하기로 계획함. 이 때 1순위가 프랑스의 에메 자케, 2순위가 히딩크였음. 이때 에메 자케는 더이상 감독은 안한다면서 고사했고, 히딩크는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장기 합숙 및 강팀과의 친선경기) 약속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함.
당시 히딩크는 98 월드컵 종료 후 레알 마드리드에서 7개월만에 경질되고 이어 감독직을 맡은 강등권의 레알 베티스에서도 안좋은 성적 (1승 6무 6패) 을 거두며 경질된 상황으로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초일류 감독을 원했던 한국대표팀과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 상황이 되었음. 또한 이때 대한축구협회가 히딩크에게 "이미 알려진 강팀을 이끌고 성적내는거랑, 한국팀 이끌고 성적내는거랑 엄청 큰 차이가 나지 않겠냐?" 라며 설득한 전략도 잘 먹혀들어갔다고 보면 됨.
여담으로 히딩크가 한국팀 맡을까 고민할 때 고향마을에 아는 사람 중에 6.25 참전 용사가 있어서 조언을 구했더니 맡아보라고 권유했다고 함.
하여간 한국팀을 맡은 후 대표팀은 2020년 월드컵 전까지 초장기 합숙훈련에 돌입했는데, 이는 전례가 없는 지원이었음. K리그 각 구단들이 전반기를 포기하면서까지 선수 차출에 협조했고, 월드컵 전에 실시한 컵대회는 대표팀 없이 진행하였으며, 정규리그는 월드컵 종료 후인 7월에 개막하는 기형적인 리그로 운영되었음. 이러한 차출은 당시에는 대표팀 선수들의 대부분이 K리그에서 뛰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음. (현재처럼 해외진출선수가 많으면 꿈도 못 꿀 상황임)
이렇게 장기간 합숙으로 선수들 손발을 맞춘게 왜 중요하냐면 축구라는 종목 자체가 개인개인의 능력도 중요한데 선수들끼리 전술전략을 짜는게 엄청 중요하기 때문임. 평상시에는 자기 소속 프로팀에서 뛰다가 대표팀 소집때만 모여서 손발 맞추는거랑 몇달을 내내 모여서 손발을 맞추는건 팀 전력이 하늘과 땅 차이라고 보면 됨. 현대에도 한 나라 대표팀 vs 그 나라 프로팀이 붙으면 제아무리 선수 기량이 대표팀이 뛰어나도 대표팀이 절대 쉽게 못이기고 오히려 프로팀이 압살할 확률이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