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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 01: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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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iOS가 시장 점유율 1위 노리고 나온 물건이 아닐텐데요...
애플이 OSX나 iOS시리즈를 자사 하드웨어에만 폐쇄적으로 고집하는 이유는 애당초 이 시스템으로 OS시장 점유율 1등 해보겠다는 생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하드웨어 종류들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나오는 안드로이드랑 OS 배포량으로 싸울 생각 없이 그보다 적게 배포되더라도 확실하게 수익을 얻어낼 수 있고 고유의 시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런 고집을 부리는 거죠.
그 대가로 iOS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간 최적화된 결합에서 이점을 안고 갈 수 있고, 그 위에 구동될 앱들에 대해 어느정도 통일된 규칙과 제약을 정해줌으로써 앱스토어 시장을 제어할 수가 있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폐쇄적 제약과 제한의 대가로 안드로이드 진영에 비해 훨씬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기구요. 애플 앱스토어 이용자의 경우 어플을 구입해 사용할 때 자신의 아이폰 버전, iOS버전 등 최소한의 몇가지만 체크하면 해당 어플의 사용가능 여부를 파악하기 쉽게 되어있죠. 애플 앱스토어에 대해 애플사가 고집하는 독자적 결제시스템도 여기저기 기사에서 많이들 떠들어대지만 그건 컨텐츠 제작자/유통업자와 애플간의 문제이지 최종 소비자 입장에선 모든 결제를 하나의 동일한 루트를 통해 한다는 점이 훨씬 편리한게 사실입니다.
안드로이드OS가 가지는 '개방성'이란 막강한 장점은 반대로 하드웨어 제어가 어려워지는 난점이 있습니다. 폰 제조사에서 '모토로이'같은 못난 폰을 만들어 가뜩이나 메모리가 부족한데 이통사의 이권마저 개입해 쓰잘데기 없는 것들 기본탑재한답시고 정작 '스마트폰'을 구입한 유저가 '앱'을 다운받아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넌센스가 벌어지기도 했었더랬죠. 반대로 iOS는 폐쇄적이기에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량에 얽매이는 배포량 밖에 소화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만큼 하드웨어 제어와 최적화에 강점을 보입니다.(iOS 최근 버전들의 불안정성 등의 단기적 현상들 말고, 안드로이드와 iOS간의 하드웨어 최적화에 대한 근본적인 상대적 비교우위를 말하는 겁니다)
모바일 시장은 아직 데스크탑 시장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개방적 스마트폰OS라 하더라도 데스크탑처럼 사용자가 하드웨어 하나하나를 낱개 구매해 조립하는 수준은 아니기에, 각각의 제조사들의 하드웨어적 제약에 묶여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여러 하드웨어 시스템에 개방적 OS라고는 하지만 최종 사용자가 하드웨어를 직접 선택하지 못하고 어차피 몇몇 제조사들에 의해 강제적 패키지화된 완성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쩌면 차라리 OS제조사가 직접 하드웨어까지 설계한 것이 가장 나은 물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그러기에 안드로이드 진영도 구글 공인 레퍼런스 폰인 넥서스 시리즈가 '스펙과는 별개로' 좀 더 가산점을 깔고 들어가는 거구요) 결국 '개방성의 안드로이드'와 '폐쇄성의 iOS'간에는 뭐가 더 낫고 뭐가 더 못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없이 서로 명확한 장단점을 가지고 보완해주는 관계라고 봐야합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입맛에 안 맞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최소한 '컴퓨터'를 어느정도 능숙하게 다루며 그것을 가지고 많은 복잡하고 '무거운' 일들을 자주 처리하며 사는 이들에게 아이패드는 태블릿'PC'라고 하기에 너무 성능도 떨어지고 OS자체적 제약도 심하며 용도도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의 시대라고는 하나 '컴퓨팅'이 모든이들에게 능숙한 일은 아닙니다. 아직까지도 키보드 타이핑보다 손글씨로 뭔가를 작성하고 낙서하고 메모하기를 더 즐기는 이들이 많으며 심지어 컴퓨터를 켜고 끄는 것 조차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컴퓨터 전원 넣고 끄는 법 정도는 배웠다 하더라도 간단한 문서작성, 웹서핑, 캐쥬얼 게임류 정도가 컴퓨팅의 전부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태블릿PC는 바로 이런 사람들을 위한 '컴퓨팅의 첫 걸음마'이자 하드 컴퓨팅을 하는 유저들에게도 어렵고 무거운 작업은 데스크탑에서 하더라도 웹서핑, 동영상 감상, 시간떼우기용 지뢰찾기 같은 것들은 침대에 누워서든 카페에 앉아서든 지하철에 앉아서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팅 작업의 세분화'의 용도로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저로서도 기본 코딩작업도 안되는 아이패드는 나에게 쓸모가 없기에 사지 않았고, 산다 하더라도 말그대로 장난감 용도 외엔 쓸모가 없겠지만 "나한테 필요없는 물건이니까 다 쓰레기"라는 논리가 옳은건 아니죠. 어쨌거나 아이패드가 발동을 건 태블릿PC 시장은 조금씩 성장해나가며 다른 많은 회사들도 뛰어들고 있으니까요.
애플의 폐쇄적 정책에는 '소비자의 자유를 제약하는 대신 그만큼 따로 신경 쓸 일을 줄여주겠다'는 철학이 숨어있습니다. 애플의 대표적 PC브랜드인 아이맥 시리즈만 봐도 그렇죠. 소비자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마음대로 하지는 못하게 철저히 막아놨습니다만, 그대신 구매해서 집에 가져온 후 박스 뜯고 전원 선만 연결하면 곧바로 스탠바이입니다. 랜선도 마우스 선도 키보드 선도 모니터 케이블 연결도 다 필요없죠. 사용자는 DVI로 연결할지 D-sub으로 연결할지 HDMI로 연결할지 선택지가 줄어들지만 그 대신 고민거리도 줄어듭니다. 모든 인풋디바이스는 블루투스로 연결됩니다. 건전지 비용보다 USB선이 몇개 더 책상위에 돌아다니는 지저분함을 감수하고싶은 경제적 유저들에게는 불만사항이겠지만 대신 정리할 필요도 연결하느라 책상 뒷구석 먼지를 흡입할 고생도 없어집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은 비단 컴퓨팅에 막 입문한 라이트 유저들 말고도, 하드 컴퓨팅의 극을 달리다 살짝 지루해진 하드 유저들에게도 신선한 편리함으로 다가옵니다. 애플이 노리는 점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애플의 '넌 그냥 내가 시키는대로 해, 대신 최대한 네 가려운 곳을 알아서 잘 긁어줄테니까'하는 전략은 iOS와 모바일 제품군, OSX와 데스크탑/랩탑 제품군 전반에 깔려있는 철학입니다. 이러한 '과도한 참견'이 때로는 기분 나쁘기도 하고, 때로는 되려 불편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편리한 기술들과 호환이 안되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기도 하지만 현재 애플의 승승장구는 그런 단점보다 '생각보다 내 가려운 곳을 꽤 잘 찾아 긁어주는 편'이란 대중의 평가 때문이겠죠.
애플의 iOS와 OSX가 만약 무너진다면 그건 '폐쇄적이다'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만은 아닐겁니다. 그 폐쇄성과 폐쇄성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얻어낼 수 있는 '알아서 맞춰주는 서비스'의 질이 불편보다 상대적으로 더 낮아진다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게 되겠죠. 요컨데 '니가 가려운 곳이 여기지!'하고 긁었는데 가렵지도 않던 곳을 긁어 피를 나게 만든다거나 하는 꼴 말이죠.(예전 애플의 과오 중 하나인 "냉각팬은 아름답지 않아서 싫다"라는 잡스의 괴상한 고집 때문에 팬 없는 PC만들었다가 과열로 펑펑 터져나가는 꼴이라던지...)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OS는 둘 다 좋은 스마트폰OS들입니다.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고, 둘이 서로 경쟁하면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관계죠. 어쩌면 둘 중 하나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버텨내지 못하고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순히 애플iOS는 폐쇄적이라서 안드로이드OS의 개방성에 비해 못난놈이라 금방 사라질거다...라는 추측은 너무 섣부른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근거가 단순히 iOS와 안드로이드 간의 시장점유율 차이라는 것도 크게 영향이 없는 이야기 같구요. 차라리 각 앱스토어간 '수익'변화가 어찌 바뀌어가는지라면 또 모를까요.
뭐, 전혀 엉뚱한 논쟁으로 흘러오기는 했지만 애플코리아의 배째라 식 A/S는 문제가 맞긴 맞습니다. 애당초 애플코리아에서 하는 일이라곤 A/S 대응 개판으로 하는 거랑 정식 수입판매하는 애플 제품군을 "환율 그대로 적용해가며" 파는 보따리 장사꾼 식 장사질 말곤 없어뵈는데 본사에서 제어를 제대로 안하다간 이미지 관리 완전 망칠것 같아 뵈네요. 한국에서 아이폰 이만큼 팔아줬으면 고맙습니다 하고 고객응대도 제대로 해줘야지, 나름 꽤 팔아준 시장인데 이건 완전 찬밥신세니 원...
애플도 나름 '한 악덕질'하는 기업인 것도 알고, 애플 A/S에 문제가 있는 것도, 특히나 애플 코리아의 무대뽀 무책임 고객응대도 큰 문제인거 확실하지만, 각각의 논란들에 대해서 다른 논제를 끌어와 초점을 잃어버리는 건 옳지 않다고 봅니다.